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心香(심향 강상빈 박사)의 생애와 사상 28편


 
 

⑩ 희망을 찾아서 -

 

올 여름은 유난히 더웠습니다. 그래도 땡볕아래서 농사를 짓는 분들을 생각하면 덥다는 애기가 차마 나오질 않았습니다. 에어컨이 나오는 시원한 사무실에서 창밖의 작열하는 여름을 내다보며 자주 죄스러운 것은 그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생협운동이 그 분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이 더해서였을 것입니다.

2000년 8월 24일부터 5일간 충청, 전라, 경상도의 10여 유기농가를 찾아 그 분들을 만나려고 합니다. 그 분들을 격려하고, 직거래 계약을 맺고 필요하면 직거래 자금도 미리 건네려 합니다. 앞으로 조합원님들과 함께 방문 할 때를 위한 사전 협의도 겸합니다.

그러나 제 속마음은 그런 것보다, 그런 일 보다 그 분들에게 제가 위로를 받고 싶어선지 모르겠습니다. 이처럼 그 분들이 보고 싶은 것은 그 분들에게서 제가 힘을 얻고 싶어선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런 기약도 없는, 보장도 없는 그 분들을 지탱해 준 논을, 밭을 보고 싶어선지 모르겠습니다. 흙이 있는 한, 정직하게 재배한 먹거리가 싹을 틔우는 한 결코 굴하지 않으리라고 다짐한 그 분들의 눈물을 맛보고 싶어선지 모릅니다.

그 분들을 생각하면 희망이 보입니다. 아주 먼 곳에 있지만 결코 신기루가 아닌, 실재하는 희망이 보입니다. 그 희망을 제 마음에 담아 오겠습니다.

 

<찾을 곳 : 음성 농민교회, 장수 하늘밭 공동체, 김제 성림농장, 보성 강산농원, 무안 양퍄 쥬스, 광양 홍쌍리 청매실원, 여수 정심원, 신안 한우리공동체, 거제 순리원, 합천 한우농장>

 

⑪ 나는 기다릴 것이다. < 한누리 생협 제8호 2000.10.4.>

숨 쉬는 재래 항아리. 그 안에는 전북 장수군, 해발 500m의 청정지역, 계북면 농소리에 하늘밭 공동체의 전수만 목사님이 무공해 콩으로 만든 전통 된장이 들어 있다.

산야초차 및 유기농 홍매실차, 송화차, 사과식초, 전남 보성군 강산교회의 송태열 목사님이 20여 년 전 딸아이의 건강 때문에 야채효소 건강법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거듭한 끝에 개발 생산하시게 된 제품들이다. 이 제품들은 전라남도 최우수상을 획득항 이후 이제 전국 각지 생협 및 교회를 통해 직거래 되고 있다.

그리고 보기에도 탐스러운 포도, 전북 김제 성림농장의 표우철 씨가 농약 한 방울 치지 않고 만들어 낸 귀한 과실이다. 86가지나 되는 농약성분과 환경호르몬 성장촉진제가 검출되지 않아야하는 무농약 품질인증을 검사를 받기 위해 15년이나 걸렸단다.

모두 지난 달 말, 생산지 현장 방문 시 구매해 온 상품들이다. 그 물건들을 보고 있으면 그것을 만들기까지 그 오랜 인고의 세월을 견뎌온 생산자들의 마음이 가슴을 시리게 한다.

 

내 친구가 생각난다. 그 친구는 포도를 독특한 방법으로 먹었다. 무엇보다 껍질에 절대 입을 대지 않는다. 껍질을 발라내고 알맹이만 뽑아 먹는다. 어쩌나 껍질이 입에 다으면 꼭 물로 닦는다. 그 친구는 내게도 포도는 그렇게 먹어야 한다고 학교 때부터 강조해 왔다. 천안 근교에서 포도 농원을 크게 하시는 외삼촌이 가르쳐주셨다는 것이다. 포도에 치는 농약은 하도 강력하기 때문에 아무리 물로 씻어도 절대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외삼촌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강조했단다.

 

생협을 하면서 언제부턴가 그 친구 이야기를 떠올릴 때면 가슴에 눈물이 번진다. 그 친구의 외삼촌은 자기 가족만 귀했을까. 그렇게 생각 할 때의 눈물에서는 원망의 냄새가 난다. 그러나 그렇게 포도를 만들 수밖에 없었다면, 그렇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어 그렇다면, 자신의 가족에게는 껍질에 입도 대지 못하게 하는 포도를 시장에 출하하면서 얼마나 자책을 받았을까하고 생각하면 눈물이 너무 쓰라려진다.

 

가져온 물건들을 먼저 9월 초에 열린 북한어린이 돕기 사랑의 장터에 내놓았다. 좋은 물품을 좋은 뜻을 지닌 장터애 내놓을 수 있게 되었다고 얼마나 뿌듯했던 지. 그러나 장터에서는 단 하나도 팔리지 않았다. 길거리나 슈퍼보다 몇 배나 비싼 포도에, 그것도 꼭 먹지 않아도 되는 과일에 선 듯 손이 나가지 않으리란 걸 이해 못하는바 아니다. 그래도 어쩌면 단 하나도 팔리지 않을 수 있을까. 어쩌면 생산자들이 기울인 그 오랜 세월의 땀이 한 방울도 전달되지 ㅇ낳을 수 있었을까. 차라리 과일이란 걸 만들지 마시지. 하나님은 왜 갖가지 열매를 만드셨을까. 휘발유 한가지면 충분한 자동차처럼 쌀이면 쌀, 밀이면 밀 한 가지를 먹고 살도록 왜 안 만드셨을까.

 

매장에는 그때 가져온 물건들이 아직도 남아 있지만 점점 선호하는 조합원들이 늘고 있다. 그래도 우리 조합원 주부님들은 물건의 참 가치를 알아준다. 그런 조합원이 단 한명 남을 때까지 나는 생협 운동을 계속 할 것이다.

한명도 없으면? 시골로 내려가 자연농산물을 만들지. 그러면서 또 누군가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찾을 때 까지 기다리지. 그 참가치를 고마워하는 내가 찾기까지 표우철씨는 15년 송목사님은 20년을 기다리신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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