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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9 09:34

기청산식물원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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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청산식물원 방문기

                                                                                                                                                    구 자 문

필자는 도시공원과 녹지대에 관심이 커서 국내외 여행 중에도 이를 세심히 관찰하는 편이다. 도시 안의 다양한 크기와 모습의 공원과 녹지대는 도시를 아름답게 꾸며주고, 산소를 공급하고, 조류와 곤충들의 보금자리가 되고, 또한 시민들의 휴식 및 산책 장소가 된다. 또한 공원과 녹지대의 다양하거나 특징적인 식생은 시민교육의 장이 되고 지역의 홍보의 큰 주제가 되기도 한다.

 

얼마 전 포항시 교외 청하면에 위치한 ‘기청산식물원’에 다녀왔다. 몇 차례 방문한 바는 있지만 그간 많은 것이 바뀌어진 탓인지 모든 것들이 새롭게 느껴졌다. 이곳이 조성되기 시작한지 50년이 넘었다는데, 그동안 많은 것들이 더해지고 자라나서 한국에서 보기 드믄 자연형태의 식물원이 되어 있는 것이다. 쭉쭉 뻗은 삼나무군락지를 지나 사무실 앞에 꾸며진 커다란 화면 앞에 앉아 기록물들을 보고 설명을 듣다가 함께 식물원 내부를 돌아보았다.

 

무성한 초록의 들풀, 꽃, 나무들 사이로 걸어가자니 피켜스케이팅 선수 포즈를 취한 소나무 ‘연아송’, 인도보리수, 그리고 방송을 통해 잘 알려진 거대한 ‘낙우송’을 보았다. 이 나무 아래에 죽순 같이 수 없이 돋아난 것들이 있었는데 호흡 위한 뿌리들이라고 했다. 이런 낙우송을 베트남 호치민 늪가에서도 본 것 같다. 인도보리수는 베트남에서 ‘반얀트리’로 불리는데, 여러 그루가 합해져서 거대한 몸집을 지닌 것들을 베트남, 네팔, 미얀마 등지에서 본 것 같다.

 

그 옆 오솔길을 따라 대나무 숲이 우거져 있는데, 포항에서 보기 드문 왕대나무 숲이다. 대나무가 사람들 의자로 앉으라고 오솔길가에 놓아둔 자른 통나무 가운데 썩은 부분을 뚫고 자라난 것들도 있었다. 동남아 사람들은 한국에 와서 이렇게 가는 대나무도 있느냐고 신기해한다는데, 한국에서도 전라도 등 남부지역에는 꽤 굵은 대나무가 자란다. 포항에서 이런 왕대나무와 굵은 죽순을 볼 수 있는 곳은 이곳 말고는 없을 것 같다.

 

조그만 연못에 연꽃이 피어 있고 주변에 다양한 꽃들이 피어 있는데, 이 식물원에는 두세시간으로는 돌아보지 못할 정도로 식물들이 많이 키워지고 자라나고 있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둘러 본 곳은 무궁화동산이다. 다양한 무궁화가 큰 나무로 그리고 작은 나무로 화분에도 심어져 있는데, 200여 종의 다양한 무궁화가 이곳에서 자라고 있다, 이름도 다양하게 붙여져 있다. 무궁화가 우리나라의 국화이면서도 우리가 잘 키우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어릴 때도 동네 인근이나 학교 교정에 몇 그루 피어 있을 뿐이었다. 이곳에는 흰색, 분홍색, 약간 푸른 빛 나는 분홍색, 주홍색 등이 꽃을 가진 무궁화들이 있었다.

 

필자는 캘리포니아에 꽤 오래 거주했기에 그곳에 많은 하이비스커스가 피어 있는 것을 안다. 우리가 자주 들르는 자연식품을 파는 ‘트레이더 조우’라는 가게의 상징도 하이비스커스이며, 하이비스커스 꽃차를 팔기도 한다. 하와이는 이 하이비스커스가 주화이기도 하다. 이 하이비스커스가 분명 우리나라 무궁화와 같은 종류일 것이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와 하와이의 하이비스커스는 정말 화려한 분홍, 핑크 노란 색깔들이다. 그 원산지는 중동지역이라는데, 우리나라까지는 어떻게 전해져 왔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같이 간 3명의 친구들이 대학 대선배인 원장님으로부터 무궁화묘목을 선물로 받았는데, 둘이 택한 것은 ‘첫사랑’이라는 이름의 분홍색 꽃잎을 지닌 무궁화이고, 필자가 고른 것은 ‘백근잎’이라는 아사달계 무궁화로서 흰색~연분홍색 꽃잎을 지닌 것 같다. 아파트 베란다에 꽤 많은 화분을 키우고 있는 필자는 몇해 전 무궁화가지를 싹틔워 보려고 노력한 적이 있지만 실패했는데, 50cm 자란 것이니 물주고 거름주면 아파트 베란다에서도 꽃들이 곧 피어날 것 같다.

 

필자는 미국에 자주 가므로 다양한 나라별 정원이 있는 ‘헌팅턴라이브러리’에도 가보고, USC 인근의 넓은 장미원에도 가보았었다. 베트남은 아열대 지역이라서 나무들도 70-80m로 크게 자라고 프랑스식 정원들이 많은데, 아주 큰 화분에 키워내는 야자수며 꽃나무들이 인상 깊었다. 물론 네팔이며 캄보디아에 가도 앞뒷뜰의 거대한 아보카도나무에 커다란 아보카도가 주렁주렁 열리고 오렌지나무에도 작은 수박만한 오렌지들이 수 없이 열려 경이롭기도 했었다.

 

기청산식물원에서 정말 오랜만에 나무다운 나무들을 보고 꽃다운 꽃들을 본 것 같았다. 숲에 모기들이 많다고 파리채로 모기를 쫓는다는데 필자는 괜찮다며 그냥 둘러보았는데, 한 친구는 그곳에서 이미 팔다리에 큰 자국이 날 정도로 모기에 물렸었다. 필자는 ‘나는 괜찮아’ 쾌재를 불렀는데, 하루 지나 팔과 손바닥 등 7-8 군데가 가렵고 부어올랐었다.

 

포항에 이러한 식물원이 개인의 노력으로 세워졌다는 것은 도시 자체를 위해서도 시민들의 교육과 휴식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바삐 살다 보니 주위의 이러한 귀중한 자산들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요즈음 가로수로 향토수종인 이팝나무 등을 많이 심고는 있지만 도시생태계 다양화 차원에서 우리가 수목들에 대해서 좀 더 알아가고, 심어보고, 키워봄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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