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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컨 없이 시원한 건물 가능한가?

                                                                                                                                     구 자 문 
  요즈음 한낮에 에어컨 없이 지낸다는 것은 집에서든 사무실에서든 매우 큰 고통이 되어 버렸다. 불과 30~40년전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선풍기는 몰라도 에어컨이 제대로 작동되는 곳이 많지 않았다. 문득 선풍기도 에어컨도 없던 예전 우리 선조들은 어떻게 더위를 이겨냈을까? 인터넷을 뒤져 보니 이에 관한 자연친화적이던 방법들이 적지 않게 소개되어 있었다. 그리스/로마의 저택에는 ‘중정(Atrium)’이 존재했는데, 이는 태양열을 받아들이는 역할만 했던 것이 아니고, 보통 ‘임플루비움(Impluvium)’이라는 사각형 빗물받이 겸 연못을 만들어두어 비열이 큰 물이 중정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하게 했다. 이 고대인들은 침실을 자는 용도로만 활용했고 대부분 시간을 햇볕이 들어오며 쾌적한 온도를 유지하는 중정에서 보냈다. 또 다른 개방공간인 기둥과 처마로 둘러싸인 ‘페리스타일(Peristyle)’에는 화단이나 채마밭을 두곤 했는데, 이 식물들이 적절한 습도와 온도를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했다.

 

  이 같은 방식은 남유럽을 중심으로 널리 자리 잡았고, 그 대표적인 사례가 스페인의 ‘알함브라궁전’이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중 하나로 꼽히는 이 궁전은 중간에 커다란 정원을 두고 사각형 방들이 이를 둘러싼 구조이다. 이 중정에는 큰 연못이 있고 사방으로 수로가 뻗어 나가 방 안쪽까지 물이 흘러든다. 이 물은 오아시스, 즉 생명의 물을 상징하는 한편으로 효과적인 냉각장치 역할을 했다. 이 같은 연못 정원을 두는 건축양식은 이슬람 세계에 오랫동안 장려돼 ‘지중해식 중정’으로 불린다. 한여름, 전형적인 지중해식 중정은 온도가 바깥보다 섭씨 9도 정도나 낮다고 한다.  

 

  자연냉각의 또 다른 주요소인 바람도 여러 문화권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됐다. 전통 한옥은 앞뒤로 트인 대청을 사이에 두고 텅 빈 마당을 집 앞에, 식물을 심은 후원을 집 뒤편에 둔다. 햇볕을 받으면 맨땅인 마당이 빨리 뜨거워져서 상승기류가 발생하고 식물이 심어진 후원으로부터 시원한 공기가 마당 쪽으로 흘러든다. 이 공기가 대청을 지나면서 집 전체를 시원하게 해 주는 것이다. 여기에 통째로 들어 올리는 들문을 설치해 냉각효과를 극대화했다. 한옥이 이처럼 수평적인 공기의 흐름을 이용했다면 이슬람사원은 수직적인 공기흐름을 활용했다. 16세기 오스만제국의 건축가인 시난(Mimar Sinan)은 ‘술레이마니에 사원’에 수직적인 환기시스템을 도입했다. 출입구 위의 작은 통로를 통해 내부의 후덥지근하고 지저분한 공기를 빼내고 바닥에 설치된 관을 통해 외부의 신선한 공기를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의 온도조절 및 환기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사실 공기 흐름을 이용한 냉각방법은 인간이 아닌 흰개미에게서 볼 수 있다. 흰개미의 집에는 엄청나게 많은 통로가 복잡하게 얽혀 개미탑 표면의 수많은 구멍을 통해 바깥과 연결된다. 흰개미는 곰팡이와 버섯을 키우는 장소와 주요 생활공간을 집의 아래쪽에 두는데, 여기서 나오는 열이 집 내부의 공기를 위로 밀어 올려서 개미탑의 위쪽 구멍을 통해 덥고 탁한 공기가 바깥으로 빠져나간다. 내부의 공기가 빠져나간 자리에 아래쪽 구멍을 통해 시원하고 신선한 공기가 유입된다. 흰개미는 개미탑의 구멍들을 여닫으면서 공기 흐름을 조절함으로써 집 내부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고 한다. 흰개미의 환기시스템은 외부기온이 한낮 섭씨 40도를 오르내리고 밤낮 일교차가 심한 지역에서 내부를 섭씨 29~30도로 유지할 만큼 효율적이라고 한다. 

 

  짐바브웨 출신의 건축가, ‘믹 피어스’는 수도인 하라레에 에어컨 없는 쇼핑센터를 설계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아프리카에서 에어컨시설 없는 쇼핑센터라니, 황당한 요구였다. 처음에는 막막해보였지만 그는 흰개미의 환기시스템을 모방해 대규모 자연냉방 건물인 ‘이스트게이트 쇼핑센터’를 건설했다. 그는 건물의 1층 부분을 완전히 비워 주변의 작은 연못과 식생을 통해 형성된 비교적 신선한 공기가 유입되어 건물 1층 그늘 공간에서 식혀지게 하고, 아트리움 지붕꼭대기에 더운 공기를 빼내는 수직 굴뚝을 여러 개 설치한 후, 저용량 선풍기들을 달았는데, 효과가 놀라웠다. 건물 내에서 더워진 공기가 꼭대기의 굴뚝을 통해 빠져나가고 아래쪽에서는 신선한 공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돼 에어컨 없이도 실내온도가 섭씨 24도 정도로 유지됐다고 한다. 이 시스템 덕분에 이 쇼핑센터는 동일한 규모 건물의 10%에 불과한 전력만을 사용한다고 한다.

 

  한편 패시브건축이라는 개념은 요즈음 에너지 누출을 최대한 방지하는 건축 방식으로부터 나왔다.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끌어쓰거나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최대한 막는 방식이기 때문에 '패시브(수동적)'라는 이름이 붙었다. 건물의 지붕, 벽, 바닥 등을 두꺼운 단열재로 시공하고, 유리창은 가스가 들어간 3중 겹유리로 만들어 내부와 외부 사이의 열 이동을 최대한 차단한다. 환기장치의 경우에도 신선한 바깥 공기를 내부 공기와 교차시켜 온도 차를 최소화한 뒤 환기되게 함으로써 열손실을 막는다. 이 패스브건축물은 연간 난방에너지가 건물 m²당 15KWH를 넘어서는 안 되고, 냉·난방과 온수, 전기기기 등 1차 에너지 소비량이 연간 m²당 120KWH 미만이어야 한다. 또한 문을 닫은 집에서 공기 유출 양이 50파스칼 압력에서 실내공기 부피의 60% 미만일 정도로 기밀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바깥온도가 섭씨 35도일 때 맨 위층 실내온도는 26도를 넘지 않으며, 바깥온도가 영하 10도일 때도 난방시설이 필요하지 않다고 한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지역에서는 패시브로 설계해야만 건축허가를 내준다고 하는데, 단열공사비 때문에 일반 주택보다 건축비가 15% 정도 비싸지만 겨울철 난방비는 95% 이상, 여름철 냉방비는 50% 이상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2021년 7월 30일 

  • Tony(12) 2021.07.31 00:09

    LEED 사양에 의해 건물들을 많이 집니다. 우리집도 금년에 31개나 되는 창문들을 triple pane low E glass, Solar guard, Argon gas를 주입한 창문들로 다 바꾸고 연방정부에서 주는 5,400불의 rebate도 받았습니다. central aircon.도 high efficiency SEER 19, 2 stage형으로 바꾸었고 furnace는 이미 2 stage 96% efficiency인데 법으로 최소 14 SEER, 90% 이상되는것들을 설치 해야만 됩니다. 딸네가 밴프 국립공원과 접경해 있는 Harvey hamlet이라는 곳에 헌 컷테지를 헐어내고 새집을 짓는데 Net zero energy consumption 규격으로 공사를 할겁니다. 지금 설계단계에 있는데 제가 집 너, 덧번 지어본 경험을 통해 좀 도와 주려구요. 건축경비는 얼마가 들던 상관 없다니까 한번 해볼만 합니다. 아예 smart home system도 구상중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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