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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일대해변 갈매기를 보며

                                                                                                                                                       구 자 문 
  지난 주말에 영일대해수욕장에 갔었다. 이날은 낮기온이 영하로 내려간 추운 날씨였는데, 해변에는 꽤 많은 이들이 나와 있다. 날씨가 풀리면 더욱 많은 이들이 해변을 찾겠지만 아직은 겨울이라서 산책객들은 두꺼운 재킷에 장갑을 끼고 있다. 설머리에 차를 세우고 해변을 따라 걷는데, 꽃 파는 아주머니, 악세사리 상인, 군밤장수 등 다들 나와 있었다. 얼마 전 큰 파도가 일었는지 해변에 해초들이 크게 쌓여 있고 곧 부패할 듯한 냄새를 풍긴다. 겨울날씨라서 예민한 이 아니라면 해변산책에 방해 받지는 않을 것이지만 여름이라면 문제가 클 것이다. 이걸 누가 치울 것인가? 

 

   아직은 이용 않는 수상스포츠 기구들을 쌓아 놓은 곳을 지나니 얼마 전까지 보지 못하던 커다란 ‘세계도시 이정표’가 빨간색 강철로 세워져 있다. 서울, 뉴욕, 바르셀로나... 내가 살던 LA가 없어서 아쉽다. 그곳을 지나니 해초도 사라지고 넓은 백사장이 나오는데, 크고 작은 갈매기들이 모래사장과 바다에 가득하다. 일부는 사람들을 따라 날아 오르고 있다. 먹이 주는 사람들의 손짓을 따라 경쟁적으로 날아 오르는 것인데, 장관이다. 이 많은 갈매기들이 모두 어디서 온 것이며, 어디에 둥지가 있어 밤을 지낼지 궁금하다. 사전을 찾아보며 모양들을 비교해보니 이곳에 있는 갈매기들은 대부분 괭이갈매기, 재갈매기, 흰갈매기인 것 같다. 큰 것들은 멀리서 보기에도 오리만 하고 작은 것들은 비둘기만 한데, 아마 어미와 새끼들이든지 서로 다른 종일 것 같기도 하다. 갈매기는 도요목 갈매기과에 속하는 잡식성 조류인데, 수명은 놀랍게도 20~30년이며, 전 세계에 존재하는 86종 중 한국에는 갈매기속 8종과 제비갈매기속 3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괭이갈매기는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가 원산지라고 하는데, 한반도에서 일년 내내 볼 수 있는 흔한 텃새로서 주로 동·서해안과 남해의 무인 도서에서 집단 번식한다고 하며,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노란색 부리 끝에 검은색, 붉은색 무늬가 있고, 눈 주위가 붉다. 등·어깨깃·날개 윗면은 푸른빛이 도는 짙은 회색이고 바깥쪽의 첫째 날개깃 선단은 검은색이나, 흰색의 작은 점무늬가 있는 개체도 있다. 재갈매기는 러시아 동부 추코트반도에서 서부 타이미르반도까지 폭넓게 번식하는데, 우리나라에는 9월 초순부터 도래해 월동하며 4월 하순까지 머무는 흔한 철새이다. 재갈매기 이동 경로는 대부분이 동해를 지나 북상하여 러시아 사하공화국 및 축치 자치구에 해당하는 시베리아 북동부 지역에서 번식하는데, 국내에서 기록된 20종의 갈매기류 중 월동개체수가 가장 많으며, 도래하는 재갈매기의 절반가량이 동해안에 분포한다고 한다. 포항에서도 드물게 발견되는 흰갈매기는 러시아대륙과 북미의 북극권 해안,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등지에서 번식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동해안에서 발견되는 철새라고 한다. 11월 초순부터 도래하기 시작하여 3월 하순까지 머무는 대형 갈매기인데, 몸윗면은 엷은 회색이며 날개 끝은 흰색이며, 부리는 길고 육중하다. 

 

  갈매기는 바닷가의 한가로움을 상징하는 새로 여겨져 왔고, 또한 항구를 떠나는 배와 갈매기 울음소리가 겹쳐지면서 이별과 슬픔을 상징하기도 한다는데, 1978년에 부산을 상징하는 새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전국 어느 해안에나 갈매기가 존재하며, 더구나 포항 도심해변에도 수많은 갈매기가 모여들고 시조(市鳥)로서 부산보다 더 오래전에 지정되었을 것인데, 큰 도시에게 브랜드 하나를 빼앗긴 것 같아 좀 아쉽기도 하다. 하지만 갈매기 나는 해변의 정취가 부산과 포항이 같을 수는 없는 것이니, 포항의 갈매기를 소재로 많은 글과 그림들이 멋지게 그려진다면, 포항의 시조가 갈매기가 더욱 브랜드화 될 수 있는 것이다. 영일대해변의 떼지어 날아드는 겨울 갈매기떼, 동빈내항 크루즈 탑승시 물보라 파도 위로 날아드는 갈매기떼... 이러한 모습들이 사진작품으로, 그림으로, 시와 산문으로 많이 그려졌으면 좋겠다.

 

  이 갈매기들을 보면 지금은 퇴역한 해군 항공단 일원이던 고교동창 생각이 난다. 그가 몰던 잠함 수색용 비행기가 부상하는 갈매기 같아 보이기도 하고, 파일롯이 되기 위해 힘들었을 훈련과정 모습도 함께 떠오른다. 대학시절 읽었던 미국 작가 리차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Jonathan Livingston Seagull)’도 생각난다. 이 소설 속의 갈매기는 먹이를 구하기 위해 하늘을 나는 다른 갈매기와는 달리 비행 그 자체를 사랑하는 갈매기였다. 멋지게 날기를 꿈꾸는 그는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는 자기수련을 통해 완전한 비행술을 터득하여 마침내 무한한 자유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까지 날아오르게 된다. 이러한 의인화된 스토리를 통해 작가는 인간에게 어려움을 이겨낸 자기 완성의 중요성, 무언가 꿈과 목표를 가지고 미래를 개척해 나감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고자 했단다. 이 동해안 포항해변의 재갈매기들은 그 먼 북극권의 시베리아 해변에서 이곳까지 날아와 월동하며 우리와 만나게 된 것인데, 이도 우리 인간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대단한 여정인 것이다. 포항에 머무는 이러한 갈매기들의 이동경로를 관련 기관들이 추적기를 달아 연구해봐도 좋을 것이며, 그 결과를 세계도시 이정표처럼 포항갈매기의 이동 지도와 이정표를 만들어 전시해 놓아도 좋을 것이다.   

 

2022년 3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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