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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31 05:33

여기에도 무궁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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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도 무궁화가?

                                                                                                                                                                                       구 자 문

어릴 때는 동네 이곳저곳에 무궁화나무가 제법 심어져 있었고 ‘무궁화 무궁화 우리나라꽃...’ 혹은 ‘무궁무궁 무궁화 무궁화는 우리꽃...’으로 시작되는 무궁화노래들을 많이 불렀었다. 중고교시절에는 무궁화의 학명이 ‘하이비스커스 시리아커스’임도 알아냈었다. 하지만 지금 어디에 무궁화가 피어 있는가? 정말 찾기 힘들다. 필자가 거주하는 포항 한 동네의 등산로 어귀에 낡은 집 한채가 있는데, 주인이 누구인지, 담장에는 감나무와 살구나무가 심어져 있고, 능소화가 도도하게 피어 있다. 마당밖에는 사과나무들이 심어져 있는데, 그 작은 과수원을 둘러 심어져 있는 것이 키 큰 접시꽃이다. 물론 주홍색 꽃들이 피어나고서야 접시꽃인줄 알았지만, 무수히 달린 그 꽃들이 무궁화를 빼 닮았다.

 

얼마 전 로스앤젤레스 교외도시인 라크리센터·몬트로스 인근에 머물며 여느 때처럼 ‘트레이더 조우’라는 자연농법 식품가게에 들렀는데, 진열장에 ‘하이비스커스 티’라는 것이 예쁜 상표로 포장된 드링크로 진열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무궁화로도 차를 만드는구나! 그런데 이 가게의 로고가 짙은 핑크의 하이비스커스꽃이 아닌가? 이 가게는 1967년에 세워진 꽤 역사가 깊은 곳인데, 자주 들르면서도 알아채지 못했는데, 지금 보니 매장 직원들의 재킷도 하이비스커스 꽃무늬였다.

 

저녁때 더위가 좀 가셔 집사람과 몬트로스 동네 한바퀴를 도는데, 주유소 마당 한편에 하이비스커스 여러 줄기가 큰 부피로 자라나 짙은 핑크색 꽃들을 무더기로 피어내고 있었다. 다음날도 살펴보니 고등학교 주차장 한편에도 흰색 하이비스커스가 무더기로 피어있고, 어떤 집 담장에는 많은 나무들 사이에 몇 그루 하이비스커스가 흰색 혹은 핑크색 꽃들을 피우고 있었다. 반가웠다.

 

그런데 이 하이비스커스가 이 캘리포니아에 어떻게 심어져 있는 것일까? 수 많은 나무와 꽃들 중에서 짙은 핑크 큰 송이로 활짝 피어나고, 지중해성기후임으로 일년내내 무더기로 피고 또 피는 속성 때문에 하와이 등에서 들여와 심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희거나 연분홍의 깨끗하고 소박한 한국의 무궁화와 이곳의 현란한 하이비스커스가 얼핏 다르게도 느껴진다. 하지만 잎과 줄기를 살펴보면 전혀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곳의 하이비스커스 꽃은 짙은 핑크가 주종인 것 같지만 노란꽃과 흰꽃도 많이 발견된다.

 

하이비스커스 차는 비타민C가 풍부하며, 풍부한 항산화물질을 가지고 있고, 화려한 꽃잎과 함께 붉은 색이 매혹적인, 카페인이 없기 때문에 유럽, 동남아시아, 인도 등에서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차로 알려져 있다. 이 차는 통증을 가라앉히며, 감기에 걸렸을 때나 목을 많이 사용하여 텁텁할 때 마시면 좋다고 한다. 또한 이뇨작용이 있어 숙취를 개선하는데 탁월하다고 한다.

 

무궁화의 'Hibiscus Syriacus'라는 학명은 이 나무가 '시리아 원산'임을 나타내고 있지만, 학계에서는 원산지가 시리아라는 것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인도와 중국이 원산지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하이비스커스는 유럽의 각 나라에도, 중동과 중국에도 많다. 미국, 특히 하와이에서는 주화(State Flower)로 지정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무궁화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중국의 ‘산해경(山海經)’에서 찾을 수 있는데, 이 책의 제9권 ‘해외동경(海外東經)’에 "군자의 나라가 북방에 있는데…무궁화가 아침에 피고 저녁에는 시든다"(君子之國在其北…薰花草 朝生募死)라는 구절이 있다. 또한 중국의 ‘고금주(古今注)’에는 “군자의 나라는 지방이 천리나 되는데 무궁화가 많더라(君子之國 地方千里 多木槿花)”라는 구절이 있다. 그러나 무궁화가 어떻게 국화(國花)가 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조선 말기에 윤치호 등의 발의로 애국가를 만들면서 후렴에 '무궁화 삼천리 화려 강산'이라는 구절을 넣음으로써 국화가 되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한국동란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1956년에 한 화훼연구가와 한 식물학자가 국화로서 무궁화의 부적격성을 일간지에 지적하기도 했었다. 국화는 진달래처럼 한국이 원산지이며 방방곳곳 여기저기 피어나 국민들의 삶이 곁에 있어야 하나 무궁화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찬동하지 않는 이들도 많다. 한국 고유종이라는 게 무엇이냐는 것이다. 다른 많은 꽃들처럼 무궁화도 우리나라에 충분히 길게 심어져왔고 자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의 상징이자 브랜드의 중요성 면에서, 요즈음 국화의 중요성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생각된다. 일본의 국화는 화려하게 피고 지는 벚꽃(さくら)과 황실을 상징하는 국화(菊花), 이 두 종류라고 하며 그들 국토 여기저기 수없이 무더기로 심어져 있고 많은 스토리들을 지니고 있다. 우리도 무궁화가 국화라면 좀 더 심고 가꾸어 나가야 할 것이 아닌가? 하이비스커스가 전 세계에서 화려한 색깔로 자라나지만, 우리의 무궁화는 같은 종류면서도 깨끗하고 품위 있게 그러면서도 누구나 주위에 심을 정도로 아름답고 향기롭게 개량해 나가야 할 것이 아닌가? 우리는 너무 국화인 무궁화를 잊어가고 있다. 오히려 화려한 벚꽃과 장미를 더욱 심고 가꾸고 이용하는 우리들이 되어가고 있다.

 

2018년 7월 30일

  • Tony(12) 2018.07.31 11:53

    그게 여기서는 겨울을 못 넘기기 때문에 실내에는 기를수 있는데 벌레가 하도 꼬여서 별로입니다. 요지음은 꽃을 아예 안 가꾸는데 그것으로 만든 차(tea)는 심장 건강에 좋다고 하지요. 마누리가 하는 가게에도 있는데요. 제기 알기로는 하와이나 북미에서 보는것과 우리나라에서 자라는것과는 같은 family에 속하지만 조금 다른꽃으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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