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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재로 인한 역사유산의 소실

                                                                                                                                                                        구 자 문

파리의 노트르담성당이 불길에 휩싸이고 크게 타버렸다는 뉴스를 들으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인류문화의 상징인 한 역사적 건축물이 그것도 과거 수백 수천 년 전 덜 개화된 시대이거나 큰 전쟁 중도 아닌 21세기의 평화시대에 실화로 인해 불타버렸음에 대한 아쉬움이 너무나 크다. 11년 전 우리나라 국보1호인 숭례문이 불에 탈 때도 그 아쉬움이 여러 날 계속되었고, 지금도 숭례문을 직접 보거나 떠올리게 되면 지금 잘 복원된 모습을 보고 있으면서도 아쉬움과 분노가 뒤엉킨다.

 

이러한 역사적인 유물들이 우리의 삶과 무슨 큰 관계냐고 마음속으로나마 묻는 이들도 없지 않을 것이다. 하루하루를 힘겹게 바쁘게 살아가면서 그러한 심정을 가지지 않을 수 없음이 우리 인간의 모습이라고 본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사회를 이루며 살아가고 역사와 문화 속에 존재함도 사실이라서 우리의 역사문화유산이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유산들로부터 우리의 도시며 국가에 대한 자부심을 얻고, 새로운 영감을 얻고, 미래의 발전을 다짐할 수 있는 것이다.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는 1831년에 쓴 소설 ‘노트르담 드 파리’를 이 사랑하는 건축물에 바쳤다. 이 성당은 위고, 프루스트, 프로이드, 보들레르 등 세계적 지성들에게만 아니라 프랑스인과 많은 관광객들에게 큰 영감을 주고 있었다. 이로 인한 도시이미지의 향상과 관광객 유치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도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역사유산들이 근대에 들어서도 화재만이 아니라 댐건설, 도로건설 등 다양한 사업들로 인해 알게 모르게 파괴되고 사라져 갔음도 사실일 것이다. 근래 들어 어느 나라든 歷史保全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어느 나라든 환경영향평가가 강화되고 있는데, 그 검토항목중 하나가 역사유적에 대한 것이다. 제안된 사업으로 인해 사라지거나 피해를 입을 역사유적이 없는가? 환경영향평가는 사업추진으로 인한 대기 및 수질오염, 교통혼잡, 생태계 파괴 등 다양한 요소들을 점검하지만, 이러한 역사문화적인 요소들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검토되고 보전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우리는 경제위주 개발위주의 삶에 익숙해 있었으니까. 이러한 역사유산들은 한번 피해를 받으면 회복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에 그 보존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경북의 남동해안에 위치한 포항은 과거 천년 고도인 경주와 지척인데, 아마 삼국시대나 통일신라시대에 포항도 서라벌의 일부분이었을 것이다. 특히 내륙의 흥해지역은 들 넓고 물산이 풍부해서 부유층들이 많이 살았다는데, 이곳은 분명 서라벌의 일부였다. 고구려가 지척인 청하까지 세력을 펼쳐서 마을을 방어하고자 구축한 성벽과 영역표시용 비석들이 여럿 발견되었다. 하지만 이 성벽은 5% 정도만 남아 있을 뿐이다.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에 가보면 아직도 불국사, 첨성대, 안압지 등 많은 것들이 남아 있는 듯 보여도, 실상은 그렇지 않다. 목조로 건물들을 세운 탓도 있지만 나라는 멸망했고 그 후로도 이민족들의 침입이 잦아서 대부분의 건축물들이 불에 타고 소실되었다. 그 천년 지속된 나라의 수도에 궁궐조차 남아 있지 않고 주춧돌의 크기로 그 거대함을 짐작할 뿐이다. 아마 몇 날 몇 달을 타올랐을 궁전이며 사찰들을 생각하며 아쉬움이 많다.

 

경주는 신라왕경복원이라는 거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지만 그 당시 집이며 궁궐의 모습이 기록으로 간단히 전해내려 올 뿐이라서 고증이 쉽지 않을 것이다. 오랜 시뮬레이션을 거쳐 황룡사9층탑과 월성교가 복원되어 많은 이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다. 신라왕경이 복원된다면 경주시민들은 말 할 것도 없고 우리 국민 모두에게 큰 감격을 줄 것이다. 그러나 역사적 가치를 따진다면 원래의 것들에 크게 못 미칠 수밖에 없다. 불타고 새로 지은 숭례문이 아쉬움을 주는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이웃 일본 만해도 500-1,000년된 고찰들이 많이 남아 있다. 수백 년 된 제후들의 성들이 많이 남아 있다. 필자가 자주 가는 네팔의 경우에도 수백 년 역사를 헤아리는 궁전과 사찰, 그리고 거대하면서도 섬세한 탑들이 수없이 남아 있다. 더구나 역사가 일천한 신생국가 미국의 경우에도 지은 지 100년 넘는 아브라함 링컨 시대 이전의 건물과 거리들이 많이 남아 있다. 우리 한국은 역사는 길지만 남아있는 역사물이 많지 않다. 겨우 살아남았던 것들마저 일제강점과 6.25전쟁을 통해 크게 파괴되었다. 겨우 복구된 그러한 역사물들이 누군가 화풀이로 낸 불에 소실되고, 산불에 휩싸이거나 홍수로 쓸려가고, 지진으로 파괴되고 있으니 안타까운 것이다.

 

불은 인간문명을 이루는 주동력중 하나이며 우리의 하루하루 삶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철을 뽑아내고 이를 이용한 철제기구들을 만들고, 음식을 끓이고 구워먹고, 난방을 하고 이 모두가 불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자칫하면 이 불로 목숨을 잃게 되고, 천년만년 보전하며 우리의 역사가 되고 경이로움의 근원이 되어야할 역사유물들이 파괴 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과거 숭례문 소실 때 만큼이나 노트르담성당의 화재로 마음이 심난하다.

 

2019년 4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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