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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명절을 보내며 건강한 사회를 꿈꾸며

 

                                                                                                                                                                   구 자 문

추석명절을 맞아 비행기로 포항공항을 출발하여 40여분 만에 김포공항에 내리니 늦은 오후이기도 하지만, 날도 흐리고 빗방울이 떨어져 어둑어둑했다. 지난 20여년간 추석 즈음에 이렇게 비가 내린 적이 없는 것 같은데, 택시기사분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가을에 무슨 장마인지 모르겠다.’ 푸념을 한다. 부모님 계신 항동까지는 김포공항에서 차만 막히지 않으면 30분이면 도착한다.

 

중소도시인 포항과 다르게 서울은, 지금 지나는 곳이 약간 변두리 시가지이기는 하지만 골목골목 높고 낮은 건물들이 가득하고 갖가지 상업 및 서비스시설, 오피스, 주거기능 등이 들어차 있다. 약간 사투리가 섞인 듯한 택시기사분께 ‘추석인데 고향 않내려가세요?’ 물었더니 ‘고향에 누구라도 남아있어야지요.’ ‘다 돌아가시고 형제들은 서울과 근교에 사니까요.’ ‘고향에 어릴적 친구들도 있고 사촌·육촌들은 있으나 어쩌다 가도 모두들 바쁜 것 같고 반가워하지도 않는 것 같아요.’ 대답한다. 우리 고향의 인심이 이렇게 변하기도 한 것이다. 아마 어릴 때 떠나고 생활이 어려우니 그렇게 대하는 것은 아닌지 좀 서글픈 생각이 들기도 했다. 서울에 자기와 20살 차이 나는 80세 다된 형님도 계시는데, 집이 협소해 모일만한 장소가 마땅찮아 명절에 모이자고도 못하시는 것 같다고 했다. 애들도 있지만 제대로 가르치지도 못했고 벌이도 시원찮다고 했다. ‘걔들이 언제나 집이나 장만하고 친척들을 부르겠어요?’

 

우리 경제가 지난 수십년간 크게 발전하고 모두가 잘사는 듯 보여도, 이렇듯 살아가기 힘든 가난한 이들도 많은 것이다. 물론 이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도 마찮가지이다. 근근히 먹고 사는 낮은 임금의 블루칼라 샐러리맨들도 많지만 제대로된 직업이 없거나 홈리스들도 많이 눈에 뜨인다. 각 정부에서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지만 ‘글로벌 경쟁우위적인 경제산업’과 ‘지속가능한 개발정책’을 유지해가면서 국민들, 특히 늘어가는 이민자들을 포함한 저소득층의 의료·교육·주거 등 복지정책을 유지하기가 재정상 쉽지 않다는 것이다. 세상은 과거와 다르게 테크놀로지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글로벌화하에서 각 국가들이 경제산업면에서 무한경쟁하에 노출되어 있다. 환경오염과 빈곤문제가 각 나라들을 압박하고 있고, 많은 학자들은 ‘이데올로기’의 종말을 선언하고 있지만, 아직도 이념·종교·인종·관습 등에 의한 다툼과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부모님댁에 도착할 때쯤은 비가 아주 주룩주룩 내린다. 이곳 항동의 역사 오랜 한 빌라에 90대 중반의 어머님을 모시고 70세 된 형님 내외가 아들들과 함께 거주하고 계신다. 방 한구석에 자리 잡은 후 가져온 조그만 선물들도 펴놓으며 이야기도 나누고 저녁을 먹었다. 추석 아침에는 차례도 지내고 저녁에는 온 식구들, 7형제 자매들과 자손들이 다 모이게 된다. 부친께서 90여세로 작고하신지 만 7년이 되지만 아직도 어머님과 식구들은 아버지를 잊지 못하고 있다. 필자도 이곳을 ‘부모님 계신 곳’이라고 계속 지칭하는 것도 그 이유이다. 형제자매 중 한사람이 15년전 40대 중반에 작고했는데, 어머니는 아직도 항상 그를 추억하시고 슬퍼하신다. ‘이렇게 또 봄이 오고 가을이 오지만, 걔는 돌아오지 못하잖니...’ 명절이 되면 식구들이 모여 함께 모두 다 생존할 때를 이야기하고, 애들 커가는 것도 보면서, 다 같은 자손들임을 다짐도 하는 것이다.

 

추석날 낮에는 해가 나서 젖었던 대지를 맑게 비추고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오전 10시 넘어 인근의 ‘푸른수목원’으로 산책을 나갔다. 원래 이곳은 저수지가 있어 좋은 낚시터였고, 폐쇄된 철길이 지나고 있고, 주변은 개발되지 않은 논밭과 수림 우거진 낮은 산맥이 이어져 있어, 이 ‘항동저수지’와 ‘항동철길’은 곧잘 ‘시’나 ‘수필’의 주제로도 등장할 만큼 알려진 곳이었다. 시골 고향에 거주하시던 부모님들 노년에 장남인 큰형님이 모시게 되면서 서울 도심 아파트에서 약간 교외이면서 정원 있는 이곳 빌라단지로 20년 전 이사오게 되면서 필자도 이곳을 알게 되고 이 저수지와 철길도 자주 방문하게 된 것이다. 그 당시 이곳은 봄이면 꿩들이 들에서 먹이를 찾고, 산기슭 약수터를 찾다 보면 가을에는 주인없는 밤나무 주변에 작은 밤들이 떨어져 있는 시골 아닌 시골마을이었다.

 

이제 이곳이 7-8년 전부터 구로구청 소관의 수목원으로 개발되어 무료이면서도 아주 깨끗하고 아름답게 관리되고 있다. 낚시를 할 수 없으니 수초 우거진 연못에는 30cm는 될듯한 잉어들이 수없이 헤엄치고 잿빛 왜가리가 먹이활동을 하는데, 사람들이 옆에 가도 자기 일에 열중할 뿐이다. 수목원 인근 일부 지역에 최근 고층의 분양 및 임대아파트들이 많이 지어진 탓인지, 이 곳에는 항상 운동 삼아 걷는 남녀노소 많은 이들이 눈에 뜨이며, 명절에는 방문객들이 그룹으로 찾아 사진도 찍고, 입구 관리동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커피·차를 주문해 마시며 행복해함이 눈에 보인다. 물론 필자도 그 중 한사람이다.

 

지금 세상에는 풀어가기 힘든 정치·경제·환경·핵무기 등에 걸친 글로벌이슈들이 존재하고, 국내적으로도 정치·경제·사회적인 다양한 이슈들이 존재하며, 각 가정들도 경제·건강·교육 등에 걸친 다사다난함에 휩싸여 있다. 특히 강대국에 둘러싸여 많은 침략을 받았고, 일제강점기, 6.25전쟁,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은 분단과 이데올로기 다툼 하의 어려움들이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추석을 맞으며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서, 우리만이 아닌 우리 민족 모두가 경제적으로도 윤택하고, 도덕적·윤리적으로도 건강한 사회를 이루며, 함께 행복한 명절을 보낼 수 있는 날들이 어서 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2019년 9월 15일

  • Tony(12) 2019.09.23 23:44

    인도나 중국도 기후변동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장기적으로 실시를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어떤지요? 이곳 카나다도 그렇고 요지음은 중, 고교, 대학생들이 앞장서서 여기에대한 문제를 상기 시키는 운동들을 많이들 하는데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어떤가요? 지금 이 문제에 대해서 뒷걸음질치고 있는 나라는 미국뿐이 아닌가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 덕분이지요. 산림보호법, 깨끗한 물, 깨끗한 공기에 대한 보호법들도 다 깨 버리고 자동차에 대한 CAFE도 완화 해버리고 알라스카의 원시림, 동식물 보호구역으로 선정되어 있던 임야도 다 깎아 내릴 판입니다. EPA라는게 유명무실한 존재가 되어 버리고 과학자들도 많이 하던일들을 잃어 버렸습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후진국으로 뒷걸음 치는것 같은 기분입니다.

    우리나라는 나랏일을 본다는 이들이 패싸움으로 온 나라가 들먹이고 누가 나라실림은 보살피고 있는지. 옛말에 10년이면 강산도 변하고 시대가 변천을 하려면 3세대, ~100년이 걸린다는데 해방후 70수년이 된 지금의 돌아가는 꼴들을 보면 100년이 돼도 변할것이 없을듯 합니다. 사람들은 길막고 데모하는게 애국하는 길인줄 아나 보지요? 데모만 하는 사람들 뭘 먹고 살지요? 데모라는게 직종이 되었나요? fake news에 무턱대고 부화뇌동들 잘하는 국민들도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힘을 길러야 되겠습니다. 인터넷을 드려다 보면 왜 그렇게도 많은 사이비 전문가들이 입방아들을 찌어대 국민들을 현혹, 혼동 시키는지. 그렇게 쏟아낸 말이 혹 틀리게 되면 다시 주서모아 먹어버릴려는지?  국내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세상 모든일이 아니지요. 우리에게 직접, 간접으로 영향을 줄 온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도 관심들좀 써 보았으면 우물안 올챙이 같은 사고 방식들 던져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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