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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07 09:45

2023년을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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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을 맞으며

 

구 자 문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는 것은 매년 되풀이되는 일이라서 별다를 바 없이 그저 지나갈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연말이 되면 모두 들 한해 보냄을 기념하고 새해를 맞는 나름대로의 의식을 갖는다고 생각된다. 올해는 이러저러했으니 내년에는 이러 저렇게 살겠다는 다짐을 할 수도 있고, 이렇게 저렇게 살게 되고 이것저것 이루도록 해주세요 기도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이를 상업적으로 활용하여 백화점이며 여행사 등에서 많은 상품을 내어놓고 많은 이들이 이에 휩쓸리기도 하지만, 그리 뚜렷한 계획이 없는 필자로서도 그렇게 하는 게 무엇이 나쁘겠는가 대범히 생각하고 있다.

 

  새로 맞는 2023년은 계묘년이고 검은 토끼의 해이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12띠는 자, , , , , , , , , , , 해를 말하는데, 이는 쥐, , 호랑이, 토끼, , , , , 원숭이, , , 돼지이다. 이를 누가 만들었는지는 알수 없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이를 생활 속에 지니고 있었다고 보면 될 것이다. 당연히 띠는 모두들 잘 알고 있고, 많은 이들 이를 바탕으로 운수를 보기도 하고 궁합도 보는데, 이는 오랜 전통이기도 하므로 무시하기보다는 재미로라도 한번 보아두면 좋을 것 같기도 하다. 지인들 중에는 좀 더 나아가 취미로 나마 동양사상을 공부하는 사람이 있기도 하지만, 필자는 토정비결을 어쩌다 재미로 보거나 도시계획가로서 풍수지리에 관해 약간의 관심을 가질 정도뿐이다. 물론 우리의 중요한 역사적 유산 내지 전통으로서의 중요성은 잘 알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새해 아침에는 해맞이가 예로부터 유행인데, 많은 이들이 동해안 바닷가인 강원도의 경포대나 정동진으로 간다. 멀리 수평선을 뚫고 바다 아래서 솟아나는 붉은 태양은 마음을 새롭게 해주고 새로운 1년을 살아갈 다짐의 시간을 마련해준다. 우리들이 경포대 일출이라고 부르는 것은 대부분 경포대해수욕장에서 바라보는 일출이며, 수백년전부터 많은 이들이 찾고 그 광경을 글과 그림으로 남겼었다. 정동진은 적막하던 어촌마을이었는데, ‘모래시계라는 드라마가 알려진 이후 동해바다 일출 기차여행명소로 다시 태어났다. 1231일이면 이곳 정동진 해안의 백사장은 사람들로 가득 찬다. 평소에도 대단한 일출을 볼수 있는 곳들이지만 새해 추운 날씨 기다림 속에 솟아오는 태양이 보는 이들에게 더욱 경이로움을 주는 것이다.

 

  100년전만 해도 포항은 작은 어촌마을이었고 해맞이장소로 알려진 곳도 없었다고 보나, 도시가 크게 발전되고 도로망이 발달 되어 포항의 호미곶이 많은 이들이 모이는 유명한 해맞이 장소가 되었다. 포항시는 20년 전부터 호미곶에서 한민족해맞이축전을 벌여왔다. 전야제, 불꽃놀이, 큰 솥에 떡국을 끓여 먹는 행사 등도 있었고 아주 많은 인파가 몰렸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행사가 취소되었다. 그 대신 사람들은 삼삼오오 포항과 경주 그리고 영덕의 해안 이곳저곳에서 해맞이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요즈음 포항에는 도심해변인 영일대해수욕장 옆 환호해맞이 공원 정상에 스페이스워크가 세워져 많은 이들을 밤낮으로 유인하는데, 이번 정월에는 이곳에서 보는 해맞이 행사가 아주 근사할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어릴 때만해도 정월에는 윷을 놀고, 널을 뛰고, 연을 날렸다. 어릴 때부터 나무를 구해 윷을 만드느라 톱질 후 나무를 반으로 자를 때 부엌칼과 망치를 이용했기에 칼 이가 빠진다고 어머님께 꾸중도 자주 들었다. 남자라며 어릴 때도 널을 뛰진 않았지만 동네 누나들이 뛰는 널 근처를 얼쩡거리기는 했었다. 하지만 정월의 백미는 연날리기이다. 동네 형들이 만드는 연은 크기도 하지만 매우 멀리 날아가고 연줄도 초를 먹여서 튼튼했는데, 초등학교 입학할 정도 어린 필자의 연은 멀리 날지 못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초등학교 3~4학년 무렵에는 제법 연을 잘 만들었다. 한지를 구하든지 없으면 갱지를 이용했고, 대나무를 잘라 연 중심에 십자로 포개놓고 풀로 붙이는데, 가로 방향 대는 활처럼 꾸부려 붙였다. 그리고 양측에 짧은 꼬리를 달고 아래로 긴꼬리를 달고, 그 다음에는 연실을 중간에 연결하는데 이때 각도를 잘 맞추어야 했다. 그 후 연실을 길게 연결하고, 실 감는 기구를 나무로 직접 만들었는데, 쉽지가 않았다. 아무튼 연을 만들어 바람에 날리면 잘 뜨기도 하지만 뱅뱅 돌다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다시 꼬리를 길고 짧게 조정해 밸런스를 맞추고 연을 띄웠다. 지금 포항에서도 평소에도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연날리기를 하는 사람들을 가끔 보고 있다. 연날리기대회도 열린다.

 

 

  한동안 고국을 떠나 외국에서 생활했던 필자로서는 이와 같은 추억을 아름답게 간직하고만 살았었다. 지금은 귀국한지 오래되고 포항에 꽤 오래 살아오면서도 그 당시와 같은 고국에 대한 그리고 고국의 다양한 역사문화에 대한 향수와 뭉클함을 지니고 있다. 누구나 그러할 것이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이 모든 것 하나하나가 소중하게 느껴진다. 더구나 이번 연말연시는 고국 아닌 미국에서 보내면서 더욱 내 사는 고국의 그리고 내 사는 동네의 정초 풍경을 그리고 있다. 자주 가는 영일대해변, 여남-죽천해변, 용한해변, 칠포리, 월포리 등 이 모든 곳에 많은 이들이 모일 것이다. 내 직장동료들과 학생들, 동네 커피숍, 부동산중개소, 지역신문사, 미용실, 양품점, 복어탕집, 청국장집 주인과 손님들 모두에게 새해 인사를 하고 싶다. Happy New Year!!

 

20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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