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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커피숍과 커피문화

                                                                                                                                                                       구 자 문

한국에는 커피숍이 많은 편이다. 이는 서울도 그러하고 지방도시인 포항도 그러하다. 30-40년전만 해도 한국에 커피 파는 곳은 커피숍이라는 이름보다는 다방이라고 불렸었다. 필자도 대학시절에는 학교 인근의 다방에 많이 갔었다. 커피를 시키면 작은 잔에 진한 커피가 반절 정도 채워져 나오고 함께 가져오던 설탕을 3-4 스푼씩 넣어 마시던 기억이 난다. 지금 대도시에는 드물다고 보지만 중소도시 변두리나 읍면 시가지에는 다방이라는 팻말을 붙인 가게들이 적지 않게 존재하며 아메리카노를 물커피라는 이름으로 팔며 배달도 한다.

 

미국인들이 포항에서, 정확히는 부도심인 학교 인근 신도시에 와서 놀라는 것은 수없이 많은 커피숍이고 이들의 큰 규모와 화려함 때문이다. 미국에 자주 가는 필자가 봐도 미국의 커피숍들은 한 구역에 다수가 몰려있는 경우도 드물고, 대개 브랜드 상점들인데, 규모는 그런대로 큰 편이지만 화려하지는 않다. 그곳에서 공부하거나 컴퓨터를 보는 학생을 포함한 다양한 고객들이 있지만, 커피를 자동차전용라인으로 ‘테이크 아웃’ 해가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이곳 신도시에만 해도 커피숍 내지 카페로 불리는 곳들이 집에서 조금만 걸어나가면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스윗스텝, 니나블러썸, 배털덴와플 등이 포진해 있고 도심까지 나간다면 역사 오랜 아라비카를 비롯해서 앤젤리나스, 홀리스 등 수없이 많다. 어떤 곳은 주로 학생들이 몇 시간씩 공부하러 가는 곳, 어떤 곳은 사업상 어른 손님들을 잠시 만나는 곳, 어떤 곳은 심심할 때 아는 동네사람들과 잡담이나 하러 들르는 곳 등 다양한 종류들이 존재한다.

 

다수의 내외국인 친구들이 ‘한국은 커피숍 많은 게 특징’이라고들 하는데 필자도 동의 하는 편이다. 하지만 커피숍이 없다면 한국인들은 어디서 친구며 손님들을 만날 것인가? 집으로 초대도 힘들고, 음식점도 때로는 번거롭고, 도심이나 동네에 만남의 장소가 될 만한 광장이며 공원이 드물다. 그러므로 누구를 만나려 해도, 같이 모여 음식점 등으로 가려 해도, 심심해서 갈 곳이 별로 없다 해도 먼저 커피숍을 찾는다. 공공도서관이 별로 없는 한국에서 학생들이 시험공부를 하거나 함께 과제를 하려 해도 커피숍을 찾는다.

 

조선시대 등 옛날에는 한국남성들이 도시에서건 시골에서건 잘 이용하던 곳이 주막이라고 보는데, 여기서 요기도 하고, 막걸리도 한잔하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들을 나누었었다. 일제강점기를 비롯해 그후 1950-60년대만 해도 성인남성들이나 신식여성들이 찾던 곳은 다방이고 여기서 커피도 마시고, 사람도 만나고, 음악도 듣고, 구두도 닦았다고 생각된다. 아침이면 달걀반숙도 나오고, 커피만이 아니라 달걀 띄운 쌍화차도 있고, 미군부대에서 나온 진한 밀크가 여성용으로 나오고, 때로는 위스키도 한잔 정도 마실 수 있는 곳이 다방이었다. 물론 항구도시 부둣가 등에는 ‘티켓다방’이 흔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그러한 모습의 다방들은 거의 없어졌고, 지금과 같이 다양한 실내장식과 분위기를 가진 커피전문점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다른 종류의 음료도 팔지만 주종은 원두커피로 되어있다. 한국은 인구도 그리 많은 편이 아니지만 이제 주요 커피콩 수입국이 되어있다. 커피는 남아메리카가 원산인데, 이것이 유럽으로 유입되면서 비싼 가격에 귀족들만 마시던 차 대신에, 그리고 물이 나빠 맥주나 와인을 음료처럼 마시며 낮부터 취할 수밖에 없었던 유럽인들에게 커피는 ‘이성적인 음료’로 알려지면 모든 계층이 마시는 음료가 되었다고 한다. 그 당시 프랑스 등지에서는 커피를 수동식 커피기계를 통해 천천히 내려 진하게 한두잔씩을 마셨는데, 미국에서는 좀 옅게 물을 타서 좀 더 자주 마시는 습관들이 있어 이것이 ‘아메리카노’로 불리며 지금 한국인들의 애호품이 되어있다고 보아진다. 아침에는 졸리거나 업무 전 정신을 차리기 위해 한잔 마시고, 점심때는 친구들과 식후에 한잔 마시고, 퇴근시에는 동네 커피숍에서 피로를 풀면서 한잔 마신다.

 

이 다양한 커피숍들이 한국의 거리에 자리 잡음으로 해서, 인테리어 멋진 다양한 만남과 대화의 장소가 생긴 것이기도 하지만 이들 커피숍의 화려하고 색다른 외관디자인으로 인해 거리 자체가 아름다워진 것도 사실인 것 같다. 3-4층 건물 자체를 커피숍을 주된 용도로 보고 디자인한 건물들이 흔하며, 세워진 건물 빈 공간에 커피숍이 들어선다 해도 인테리어에 많은 돈을 들인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퇴직연령이 낮은데다, 퇴직 내지 퇴사 후 경제적인 어려움 극복을 위해 할 일을 찾다가 그래도 만만해 보이는 작은 커피숍을 여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본다.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망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고 보지만 특별한 대안이 없으니 문제라고 본다. 그렇다고 손쉽게 치킨집이나 피자집을 시작하겠는가?

 

결론적으로, 한국의 커피문화는 소득이 늘고 생활수준의 향상에 따라 형성된 것이기는 하지만, 커피마심 자체를 목적으로 한다면 커피기계에 돈을 넣고 싼 가격에 마실 수 있고, 봉지커피를 손수 물에 타 마실 수 있고, 이러한 한국의 봉지커피가 국내외에 잘 알려져 있고 수출도 하고 있다. 한국의 커피숍 내지 카페들은 한국인들의 생활양식 변모에 따라 과거의 주막들을 대신해서 만남 내지 사교, 혹은 휴식의 장소가 되어있다고 생각된다.

 

2019년 9월 22일

  • Tony(12) 2019.09.23 22:24

    외화 낭비하는 한가지. 골프들 치는것도 같은 종류의 일종의 유행이 아닌가 합니다. 커피에 설탕 쳐서 먹는 버릇, 인스탄트 커피 잘 마시고.
    우리의 경우는 항상 씨아틀 커피 #3 Keurig 으로 아침에 한잔씩 내려 마시는게 다인데 코코넛 오일을 설탕 대신 넣어 마십니다. 그 다음에는 늘
    마시는게 녹차 종류입니다. 커피 찌꺼기는 모아서 꽃밭에 비료로 쓰곤 합니다. 한가지 Star buck 커피는 절대 안 마십니다. 우리 아직 하나 남은

    가게와 나란이 같이 붙어 있는게 Star buck 인데 그 주인도 어쩐 연유인지 자기가 파는 커피는 안마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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