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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8 18:37

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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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꽃       청초  이용분(7회)


찌는 듯 무덥던 한 여름이
슬며시 꼬리를 내리는가 하더니
뜨락 한 모퉁이에
진분홍색 분꽃들이
방긋이 피어났다

어린 시절
머리에 흰 수건 쓰신
어머니가
저녁밥을 지으려
여름 지나 벌레가 난
쌀을 키질을 하면

싸래기와
쌀 벌레 주워 먹으려
우루루 모여들던
알록달록
​토종 어미닭에
노랑 병아리떼들...
 
무릇 화려한 꽃들이
제가끔 멋스럼과 화려함을
뽐낼 때
노랑 저고리 분홍치마
때때옷처럼
제 홀로 전통을 지켜 온
소박한 자태


그 시절
저녁나절
부엌문 옆에
곱게 피어나던
진분홍색 분꽃이
오늘따라
생각이 난다.

2019년 8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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