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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너진 흙더미 사이로 파란 새싹이...  청초 이용분

 

 
  • 오늘은 겨울 속의 봄이런가 코끝에 닿는 바람이 상큼하기까지 하다.
    산길에 수북히 떨어져 놓여진 낙엽이 그대로 제 모양이 유지된걸 보면
    추운 겨울 날씨 관계로 산을 오른 사람이 드물었나 보다.

    예전 같으면 땔감으로 갈키질 하여 몽땅 긁어 갔을 낙엽들이 그대로
    쌓여있어 보는 이의 마음이 풍요럽다. 그러나 조그만 불씨라도 떨어지면
    자칫 온산에 큰 불로 번지겠다는 생각에 미치니 조심스럽기 그지없다.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너무나 어려웠던 시절에는 산에 낙엽은 물론
    땔감으로 생 솔가지도 모두 쳐내어 가서 산이 벌거숭이인 시절이 있었다.

    최근에는 나무를 간벌(間伐)을 해서 베어 내어도 이를 땔감으로 쓰지
    않으니 사철 산에 마냥 쌓여 있어서 산불이 나면 것 잡을수 없는 큰 불로
    번지고 장마철에 한꺼번에 물에 쓸켜 내리면 물길이 막혀 큰 물 사태를
    일으키기도 하여 커다란 문제로 야기 되기도 한다.

    오솔 길 가까이에 맨 윗머리가 꺽여져 나간 상수리나무 맨 위쪽 썩은
    나무둥치에 참새만이나 할까 한 딱따구리새가 숨어있는 벌래를 잡으려는 듯
    딱딱 쪼느라고 우리가 가까이 가도 모르고 나무 찌꺼기를 흝어 내리면서
    구멍을 열심히 쪼아 내고 있다.

    그전에 드문 드문 보이던 다람쥐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고 그 보다 덩치 큰
    청솔모가 새알이나 이들을 다 잡아 먹었나 보다고 원망을 듣던 이놈들도
    어이된 영문인지 요즈음은 눈에 띄지를 않는다.
    그 덕에 요 자그마한 새들도 겨우 살아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것 같고
    어쩐지 요즈음은 각양 각색 새들의 소리가 부쩍 많아 진것 같다.

    산에 산새 소리가 안 들리면 적막강산,물에 물고기가 없으면 그 물은 죽은
    물로 간주되니 "자연이 살아야 인간도 산다"는 보통 귀에 건성 들어 넘기던
    표어가 마음에 확 닿는 느낌으로 깨닫게 된다.

    소나무 숲 밑을 지나니 상큼한 송진 냄새가 코끝을 스치고, 휘이익 스르르
    소리내어 혹씨 청솔모나 다람쥐인가 하고 들러보니 떡갈나무 잎이 겨우내
    낙엽이 안 지고 매어 달린 채 바람에 흩 날리며 내는 소리다.

    간밤에 내린 비에 적당히 물기를 머금은 흙은 넉넉한 어머니의 마음같이
    무엇이든 받아주고 덮어주겠다는 듯 포근하기만 하다.

    아스팔트와 세멘트 바닥을 또박또박 소리를 내며 걷느라 피곤해진 우리네
    마음과 발들이 모처럼 대지의 품에 돌아간듯 맨발로라도 걷고 푼 기분이다.

    웅달진 곳엔 물이끼가 서서히 파란빛을 띄우고 무너져 내린 흙더미 사이로
    새파랗게 머리를 내민 풀들이 이미 봄이 와 있다는 걸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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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ny(12) 2019.03.09 05:00
    거긴 봄이 온것겉은데 그간 안녕하셨는지요? 이곳은 전례에 없던 월평균기온 영하 18도의 2월을 보내고 경칩을 지난 이제서야
    낮 기온이 영상이 되었습니다. 연말, 연시때는 Canada Post가 파업을 해 금년엔 신년인사 치례도 못했네요. 온실에서는 군자란
    이 벌써 피었고 레몬도 몇개 거의 따먹게 노란색으로 되어 갑니다. 보기힘든 알로베라 꽃도 곧 활짝 피려고 낼, 모레, 낼, 모레
    하고 있고요. 꽃피는걸 보기 힘든데 금년엔 피는군요. 그동안 딸이 준비하던 클리닉도 거의 공사가 끝나 곧 open house를 한답니다.
    저희 부부도 무탈하고요. 월터도 잘있는데 이제 8살이 되어오니까 사람으로 치면 장년이지요. 왼잔소리, 떼가 늘었는지 그래도 몹쓸짓은
    안해대니 다행으로 여깁니다.

    다음달 말에는 손주녀석 생일이라 빅토리아에 나가서 생일 채려주고 꽃 구경이나 좀하고 돌아 오려고 벌써 항공권, 호텔예약도 다 해놓았습니다.
    제 생일이라고 이것, 저것 원하는것도 다 모아 챙겨 놓았습니다. 얼마전에 스카이프로 내가 네 할아버지라고 했더니 저를 자주 안본 탓인지
    메누리를 보며 "He is your grandpa, right?" 아마 80이 다된 제가 아주 늙어 보였나보지요. 모두들 웃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뭣 갖고 싶은것
    있으면 부탁은 저한테 하는데요. 금방 주문해서 그리 직접 보내 주곤합니다.

    환절기에 각별 조심히시고 다음에 또...
  • 이용분 2019.03.10 10:48

    황 후배님 오랜만입니다.
    이곳은 어제 보니 산수유가 이제 막 피어나려 꽃송이를 부풀리고 있고
    T.V. 서는 남옄에는 매화꽃이 만발 하였다고 사진과 꽃 소식을 전하더군요.
    이제 봄이 온걸 실감합니다.

    그래도 다행하게도 지난 겨울 이곳은  그렇게 혹독하게 춥지는 않았어요.


    잘 정착하셔서 그곳에서 한국이나 다름없이 행복하게 잘 지내고 계신
    후배님 이야기를 읽다보면 참으로 유능하시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귀여운 손주님은 이제 많이 컸겠지요?
    아이들이 크는 속도를 보면 어른은 그런대로 천천히 늙어 가는 편이에요.

    옛말에 정들면 고향이라는 말이 실감이 납니다.
    저도 분당이 아이들이 사는 곳과는 그런대롤 좀 멀어서 가까운데 이사를 가면 아이들을 좀더 자주 보겠지만
    불편해도 그냥 이곳에 사는 것은  살던 집과 주변에 정이 들어서입니다.

    지난 일년 동안은 건강이 아주 안좋아서 큰 수술도 받고 고난을 겪고 지냈어요.
    이제 조금 회복되어서 지낼만 하지만 아직도 혼자 먼곳 외출은 삼가고 있습니다.

    건강을 잃으니 만사 휴의 .건강이 부엇보다 최우선입니다.
    부디 내외분 건강 잘 지키시기 바랍니다.
    그럼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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