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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옆을 스치는 갖가지 '소리'           청초 이용분 (7회))

    생각해 보면 세상에 듣기 좋은 소리가 많다.
    엄마가 내 아기를 품안에 안고 젖을 먹일 때 땀을 뻘뻘 흘리며 엄마와 눈을 맞추며 '꿀꺽꿀꺽' 젖을 넘기는 소리. 어린아이의 꺄르륵 웃는 소리. 전화 속에서 들려오던 저음의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 봄날 이른 새벽 열어 놓은 창가에 들려오는 개천가 숲속의 새 소리. 무더운 여름 날 들리는 계곡의 좔좔 물 흐르는 소리. 적막한 산사의 추녀 끝에서 나는 풍경소리는 인생의 무상함을 일깨운다.

    내 아이가 처음 피아노를 배워서 치던 아일렌드 민요 '들장미'. 한가한 봄날 골목길을 지나가며 가위소리를 내던 엿 장사의 가위소리도 우리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식후 한 잔의 따끈한 커피를 마시며 듣는 성능 좋은 음향 기기에서 흘러나오는 베토벤의 6번 전원교향곡등...

    듣기 싫은 소리도 많다. 공연한 잔소리. 지붕 위를 스치듯 지나가는 비행기 굉음, 자동차가 급정거하며 내는 '삐익'하는 급정거 음, 조용한 밤중에 느닷없이 들리는 큰 금속음을 내며 달리는 오토바이 질주음, 땅 바닥을 뒹굴며 엄마에게 부리는 어린아이의 떼를 쓰며 우는 소리. 선거철 성능 나쁜 확성기에서 흘러나오던 불분명한 선전 음.

    마음이 싱크러운은 날 무심히 켜 놓은 T.V.에서 흘러나오는 여러 사람들의 웃음소리, 작년 여름 폭풍우를 동반한 '태풍 곤파스' 가 유리창을 깰듯이 뒤 흔들어 대던 공포스런 바람소리, 무더운 여름날 수많은 매미들이 밤낮없이 울어 대는 매미 소리는 더운 여름을 더 덥게 한다.

    오늘 따라 지하철 전동차 안 사람들이 꽉 들어찬 속에 끼어서 가게 됐다.바로 옆사람에게 피해가 되는지 어떤지 개의치도 않고 휴대폰으로 여유롭게 웃어가며 바로 옆에서 대화하듯 긴 통화를 하는 젊은이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공중도덕 부재의 한심함을 자탄하게 된다.

    한가한 길목을 지나다가 몇 여학생들의 요란한 움직임과 되지도 않은 괴성 소리에 깜짝 놀란 나는 멈칫 섰다. 그중 한 여학생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왜 그렇게 요란하게 괴성을 지르니? 그냥 궁금해서 묻는 거야^^”
    “이팔  청춘이잖아요.ㅎㅎㅎ” 전혀 엉뚱한 답변이다.
    허기사 이팔 십육. 춘향이가 이 도령을 만난 때가 그 나이 때라니 맞기는 맞는 말이다.

    우리 집 뒷쪽에 돌마초등학교가 있다. 노는 시간 그곳을 지나다 들을라치면 그 애들은 더 소리를 지른다. 요즈음 아이들은 집에서부터 기를 불어 넣어 키워서 그런가. 아니면 살기 좋아져서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여 힘이 넘쳐서 그런가.

    언제인가 T.V. 프로에서 전통 한국가옥에 대한 프로가 방영되었다. 그중에 아이를 넷을 키우는 어떤 한 젊은 가정 집 부부이야기가 나왔다. 그중 어머니가 이 한옥에 살게 된 이유를 아이들이 마음대로 소리 지르고 막 뛰어 다녀서 좋다는 얘기를 털어 놓는다. 뭐 그리 넓지도 않은 도심의 조붓한 한옥 집이다. 보는 앞에서 막내아이가 실제 건넌방에서 좁은 마루를 막 뛰어 가서 안방에 있는 아버지한테 물건을 던지며 막 뛰구른다.

    처음에 들을 때에는 맞다. 아이들이 아파트에 살게 되면서 아랫집 생각을 해서 뛰지 말아라. 이웃집 생각을 해서 큰 소리 지르지 말아라. 주의에 주의를 시키면서 살아야 한다. 그래서 학교 운동장에서나마 애들이 그리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게 되었나. 너무 기를 주워 키우니 장소의 여부 분별없이 막무가내 소리를 지르는 어른으로 자라날까 걱정이 앞선다.

    부드러운 소리는 분노를 갈아 앉히고 거칠고 큰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불안하게 자극한다. 우리 민족의 비극인 6.25를 겪으면서 한참 전쟁에 휘말려 사회가 혼란스러울 때는 여기저기 큰 소리로 싸우는 소리가 어디서나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사회가 안정되면서는 사람들 소리도 조용하게 순화가 되는 걸 보아 왔다. 창을 부르는 한국 민요가수 되기 전에는 목에 힘줄을 세우며 그렇게 애들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게 해야 될까.

    다만 커가는 아이들에게 바라건대 소리를 지르고 포효하면서 크더라도 때와 장소를 가려 교양을 갖춘 아이들로 자라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소리를 크게 내야 이기는 경우는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라고 한다. 요즈음은 휴대폰을 고치러 가서도 큰소리를 쳐야 무상으로 고쳐 준대나... 그러나 사람이 살아 갈 동안 올바른 이치와 이성과 실력만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관건이 된다.

    해외여행을 갔을때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난히 소리 지르고 시끄럽게 떠들어 댄다.
    이웃 일본인들은 얄미울 정도로 겸양하고 질서 정연한걸 보게 된다. 이번엔 큰 지진에 해일마저 일어났다. 후꾸시마 원전 사태등 온 나라가 공황상태에 이르렀을 때에도 너무나 침착한 그들의 대처에 온 세계 사람들을 놀라게 한 그들의 평소 모습을 보았다. 그네들은 어렸을 때부터 조용하고 이웃에게 폐를 안 끼치도록 교육을 받은 결과가 이렇게 나타난다.

    요즘은 오가는 길이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소리 지르고 설쳐 대는 요즘 어린이와 여자중학생들을 보면서 지나친 자유와 방임이 부른 결과가 아닌가 한다. 묵과 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든다. 선도자인 부모와 학교의 모든 어른들의 자성이 요구된다.

                                                          201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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