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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국은 어디에 있는걸까?                             청초 이용분(7회)

  •  
  • 전철 안에서 문학회후배와 86세나 자셨다는 남자 어르신과 우연히 옆자리에 앉게 되었다.
    그 연세에 어쩌면 그리 웃는 인상에 자애로운 표정을 담은 남자 어르신을 본적이 드물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팬션사업을 하는 자기 딸을 위해 어떤 공공기관에 내려는
    서류라면서 육필로 쓴 공문서를 큰 봉투에서 꺼내 보여준다. 한문을 섞어 쓴 가지런한
    글씨체가 너무나 간결하다. 최근 들어 컴퓨터로 작성한 문건 말고는 손으로 쓴 그런 서체를
    본적이 드물어 나는 다시 한 번 더 보여 달라고 청을 하였다.그의 글씨에는 자상하고 따뜻한
    성품의 일모가 보이는듯 하다.

    그는 요즘은 천국이 따로 없다고 말을 한다. 아주 무덥기만 한 여름날 에어콘을 켠 지하철을
    타면 얼마나 시원한가. 집에서 냉장고에 차게 식힌 수박 한 덩이를 먹어도 그게 천국,
    배 고풀일 없이 하얀 쌀밥을 원 없이 먹으니 이게 바로 천국이 아니겠느냐. 우리가
    살던 시대에 맞는 소박하고 욕심이 없는 지상천국론을 줄줄이 펴다가 아쉬운 듯 작별을
    고하고 자기가 내릴 역에 내렸다. 하기사 돈만 있으면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제일 살기
    좋은 나라라고 한편에서 주장 하기도 한다.

    그 어르신만 해도 나보다 십년은 위이니 사느라 더 고생이 많았을 텐데 이제 그 높은
    연세에도 딸을 위해 마지막까지 안까님을 쓰나보다. 생각해보니 부모라는 자리가 무언지
    마음을 숙연하게 한다.

    누구나 죽었다 다시 살아 나온 사람을 본적이 없으니 어느 누구도 천국에 가 본 사람은
    보지 못한 것 같다. 죽었다가 며칠 만에 살아 나온 사람이 마지막 자기가 본 저승 풍경을
    얘기하는 것을 언듯 바람결에 들어 보기는 했지만 그도 저도 믿거나 말거나 한 이야기다.
    그래서 사람이 숨을 거두어도 삼일장이나 오일장이니 하는 풍습이 생긴 걸로 전해진다.

    잠자리 유충은 고여 있는 흙탕물 웅덩이 속에서 작은 물고기나 올챙이 장구벌레등 저보다
    약한 벌레들을 잡아먹으며 성장한다. 다 크면 풀줄기에 매달려 껍질을 벗고 잠자리
    성충이 되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모를 한다. 네 날개가 돋고 물속에서는 상상도 못하던
    또 다른 넓은 세상에 날개를 펴고 푸른 창공을 나르게 되는데 바로 이곳이 천국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고 한다.
    그 잠자리는 다시 흙탕물 속 유충으로 되돌아 갈수는 없어서 물 밖의 찬란한 광경을 알릴
    수가 없으니 이게 바로 이승과 저승을 가르는 게 아니겠느냐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곤충에 비유한 이야기고 무어니 무어니 해도 지상에서의 천국은 화목한
    나의 가정이다. 아무리 반갑고 친한 친구사이라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각자의 집으로 제가끔 돌아가야 한다.

    오랜 만에 만난 자식들인데도 기껏 하게 되는 소리가 밥은 제 때에 먹었는지, 잠은 잘
    잤는지, 몸은 건강한지...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말이 오가지만 그 속에 어느 누구도
    혜아릴 수 없는 깊은 사랑과 관심이 서려 있는 진정한 사랑과 염려의 언어다. 살고 있는
    현재에 따뜻한 가족관계를 갖는 것이야 말로 불투명한 미래의 환상보다 더 확실한 최상의
    천국에 살고 있는 셈이다.

  • 이제 얼마후면 성탄절과 년말 년시가 다가 온다, 거리에는 구세군의 사랑의 자선냄비의
    종소리가 울려퍼지고 화려한 네온사인과 예쁜 장식과 총천연색 명멸등이 휘황찬란하게
    번쩍이는 크리스마스츄리가 설것이다. 모두를 신명나고 들뜨게 하는 크리스마스케롤과
    팻드 분의 감미러운 노랫소리가 울려 퍼질것이다.
  •   
    갑자기 하늘에서 모두에게 행복한 세상을 내려주기나 한것처럼 보여지는 신나는 거리의
    풍경들도 되돌아 갈 아늑한 가정이 없다면 어찌 생각되어질까, 아무런 의미가 없는 허망한
    환상일 뿐일것이다. 지상 천국이란 달리 있는 게 아니고 누구에게나 마음과 몸을 편히
    기대어 쉴수 있고 사랑하고 따뜻한 가족의 품이 기다리고 있는 바로 우리들 가정 안에
    있는 게 아닐가 하는 생각이 든다.

    •                                                     2011.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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