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몽골의 경제사회

by 캘빈쿠 posted Aug 13, 2019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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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몽골의 경제사회

                                                                                                                                                                       구 자 문

자주 울란바타르에 왔었다고는 하지만 한여름에 온 것은 몇 년만인지 모르겠다. 머무는 며칠 내내 비오고 천둥도 쳤는데, 비 잠시 갠 하늘에 무지개도 떴었다. 원래 연간 강우량이 적기도 하고 온 국토에 사막화가 진행된다는데, 요즈음 여름에는 비가 자주 온다고 한다. 하지만 빗물은 우수구 없는 도로를 홍수나게 하고 마을도로들을 진흙탕으로 만들고, ‘툴강’을 통해 다른 나라로 흘러가 버린다. 대부분의 지하수는 110m 아래에서 뽑아지는데, 대부분 북부 산악지대에 겨울철 내리는 눈이 녹아 이루어진 것이다. 하지만 물이 절대량 부족하고 지하수 오염도 이미 심각한 편이라고 한다.

 

2015~6년경 몽골경제가 크게 어려움을 겪었는데, 그 이유는 광물가격하락, 정책운용 잘못 등으로 인한 해외직접투자 하락 등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2017년에 IMF체제를 통해 자본이 융통되면서 건설경기를 포함한 경제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징기스칸공항에서 울란바타르 도심에 이르는 구간만 해도 도로가 넓어지고, 가로수가 심어지고, 야간조명이 설치되어 있다. 길가 빈 초원에 대규모 고층아파트단지가 지어지고, 도심 곳곳에 아름다운 상업용건물과 주상복합건물들이 들어차고 있다.

 

매번 들르는 ‘자이승전망대’에 올랐다. 이곳 정점에 위치한 자이승기념탑은 몽골의 독립기념탑이자 전승기념탑이다. 이 나라는 과거 800~900년전의 강대함을 뒤로하고 19~20세기 초에 이르며 국력이 크게 쇠약해져서 중국의 지배를 받고 인구도 70만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소비에트연방의 지원으로 독립하게 되고 이 나라 다음인 두 번째로 공산국가를 세우게 된 것이며, 이 탑이 이를 기념하는 것이다. 아래부터 긴 계단이 있고 정상에서 온 울란바타르 시내가 내다 보인다. 이곳은 녹지공원지대로 전망이 좋고 구릉들이 녹색초원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앞에는 꽤 넓은 ‘툴강’이 흐르고 강변에는 수목이 무성하게 자라며 이 도시에서는 보기 드문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지난 수년 사이에 이 지역에 대규모 고층건물들이 세워져서 자이승전망대의 전망을 가로막고 있다. 중턱 정도 올라가야 시야가 트일 정도이다. 뒤편의 녹지대도 이제는 고급빌라 내지 중층아파트들로 채워지고 있다. 아름다운 툴강도 상류에 위치한 피혁공장의 폐수 때문에 오염이 심하다고 하는데, 보기에도 검은 흙탕물이다. ‘도시기본계획’도 존재하고 ‘조닝제도’도 있을 것이지만 제대로 수립되어 있는지 모르겠고, 건설허가과정이며 환경보전노력도 제대로 수행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몽골은 2000년경부터 ‘동북아의 카타르’를 꿈꿀 정도로 경제성장이 높았다. 2011년의 경제성장률은 17%에 이를 정도였는데, 2016년 1%로 떨어졌다. 그 이유는 다양한데, 우선 국제적으로 광물가격이 크게 하락했고, 그 당시 일본을 중심으로한 주요 석탄광산 투자자들이 몽골정부와의 불편한 거래관계 때문에 투자금을 회수한 것도 그 원인이기도 했다. 그래서 정부재정이 악화되고 화폐가치가 크게 하락하고 2017년 IMF체제를 맞게 된다. 그 이후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는데 IMF체제가 끝나는 2020년까지 경제는 양호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해외학자 및 전문가들은 몽골경제의 풀어가야할 문제점들을 다음과 같이 꼽고 있다. 첫째, ‘정부의 투명성’, 둘째 ‘해외직접투자 유치 및 보호’, 셋째, ‘경제자유도’이다. 필자도 이곳에서 정책미팅이나 심포지엄 등에서 이러한 문제들을 지적하기는 하나 크게 나무라기보다는 완곡한 표현으로 점진적 변화를 강조하는 편인데, 이유를 굳이 대자면, 문제들이 워낙 커서 단기적 해결이 쉽지 않고, 이곳 정부사람들이 자존심 높고 완고하여 직접적인 지적을 좀 불편해하기 때문이다. 이곳 정부가 요즈음 다양한 분야의 해외자본유치를 크게 강조하고 있지만 법·제도면에서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면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부패가 심하고 행정의 비효율성이 높은 것은 이 나라만의 사정이 아닌 대부분 개발도상국의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그 이외에도 이 나라는 극심한 빈부격차, 부족한 도로, 철도, 주거, 의료서비스 등을 포함한 인프라 및 사회서비스 부족, 대기 및 수질오염, 내륙국가로 항만부재 등 문제가 많다.

 

이 나라는 사회주의국가로서 자본주의를 받아들인지 30년 가까이 되지만 아직 시장경제에 서툰 면들이 많다. 이 나라는 소비에트연방이 세워진지 4년 만인 1921년에 공산주의국가가 된 나라였다. 우리 한국인과 비슷한 모습들을 가지고 있지만, 막상 몽골을 돌아보면 법과 제도는 어느 정도 바뀌었을지 몰라도 시민들의 생활문화는 아직 사회주의적이며 러시아적인 것들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이 나라는 한반도의 7배, 남한의 14.5배에 이를 정도로 국토가 넓고 금, 구리, 철, 석탄, 희토류 등 지하자원이 풍부하다. 현재 대부분의 국가수입은 광물수출이다. 대개 미국, 카나다, 일본 등 외국자본에 의해 투자·개발되었다. 그 다음은 축산업인데, 아직 전근대적이라서 국내소비에 그칠 뿐이라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관광산업도 큰 기대를 걸고 있지만 호텔 등 숙박시설, 테마시설, 그리고 ICT화된 관광정보시스템 부재 등 인프라 부족으로 아직 초기 단계라고 보면 된다.

 

2019년 8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