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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좋은 촌부처럼.. 천년의 세월 묵묵히 견뎠다

통일신라 말 도선국사가 천태산에 바위를 몰고 와 하룻밤 새 천개의 석불과 석탑을 세웠으나 새벽닭이 우는 바람에 마지막 남은 와불을 일으키지 못해 태평성대를 이루지 못했다는 전설 임진왜란 때 석탑과 석불이 많이 훼손돼 지금은 석불 213기와 석탑 30기만 남았다 ‘산채비빔밥, 손두부정식…’ 유명 사찰을 찾으면 입구 앞에서 먼저 여행객을 맞는 건 음식점이다.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산사의 풍광을 즐기려 마음먹었지만, 코끝을 간질이는 전 냄새는 세속의 번뇌에 빠져들게 한다. 더구나 이런 유혹에 현혹될 가능성이 큰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이번 가을엔 부침개와 두부 맛으로 기억 남는 사찰보다는 고즈넉한 산사의 풍광이 또렷이 각인되는 곳으로 떠나보자. 제법 이름이 있는 사찰임에도 주위에 흔한 음식점 하나 없다. 오히려 너무 휑하다. 주차할 수 있는 공터에 있는 작은 구멍가게 하나가 전부다. 만연사가 있는 만연산 중턱의 오감연결길. 화순 만연사 대웅전 앞의 배롱나무. 전남 화순 지석천이란 작은 하천을 건넌 뒤 노랗게 벼가 익어가는 들판을 지나면 이르는 곳이 운주사다. 산을 오를 필요 없는, 조용한 시골마을에 자리 잡고 있는 사찰이다. 사천왕상, 대웅전 등 사찰 건물이 주를 이루는 다른 사찰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일주문을 지나 흙길을 걸으면 처음 만나는 것이 석탑과 석불이다. 보통 사찰을 찾으면 한두개 정도 있는 탑이니 설명을 유심히 보며 이름을 외어보기도 하는데, 운주사는 처음부터 그럴 생각을 포기하게 한다. 가장 먼저 여행객을 맞는 탑은 보물로 지정된 운주사 9층 석탑이다. 별도의 기단 없이 암반 위에 세운 탑이다. 9층 석탑을 시작으로 탑과 석불이 사찰 곳곳에 퍼져 있다. 탑들이 일정한 양식이 있는 것도 아니다. 석가탑처럼 익숙한 모습의 일반적인 석탑뿐 아니라 원형, 항아리 형태까지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진열돼 있어 박물관을 온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운주사에는 일반적인 석탑뿐만 아니라 원형, 항아리 형태 등 각양각색의 탑들이 진열돼 있어 박물관을 온 듯하다. 다양한 탑 중 유심히 보게 되는 탑이 있는데 석조불감이다. 불감은 불상을 모시기 위해 만든 집이나 방을 뜻한다. 운주사 골짜기 가운데에 있는 석조불감 내부는 남북으로 불상 2구가 등을 맞댄 형태로 배치돼 있다. 석조불감 옆엔 둥근 돌로 쌓은 원형 다층석탑이 놓여 있다. 일부 탑의 몸돌에는 마름모꼴이나 ‘X’, ‘V’ 등 기하학적 무늬들이 새겨져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탑뿐 아니다. 석불은 탑보다 더 많다. 규모가 있으니 눈에 잘 띄기라도 하는데, 석불은 보물찾기하듯 이곳저곳에서 발견된다. 절터 곳곳에 바위처럼 보이는 것들이 가까이 다가가면 불상이고, 바위에 기댄 널따란 판석 역시 석불이다. 전남 화순 운주사의 석불은 온화한 부처의 미소보다 우리네 이웃의 얼굴을 조각해 놓은 듯해 거리감이 들지 않는다. 1000여년을 버티며 바래진 석불에서 태평성대를 바라며 모진 고통을 이기고 꿋꿋이 삶을 영위해 온 백성들의 모습이 보인다. 운주사는 국권이 약해져 정국이 혼란스러웠던 통일신라말 도선국사가 지은 절로 알려져 있다. 풍수지리에 밝았던 도선국사는 호남에 산이 드물어 배가 기울어질 수 있음을 염려해 천불천탑으로 배의 균형을 잡아 태평성대를 이루려 했다고 한다. 천태산에서 바위를 몰고 와 하룻밤 새 석불과 석탑을 만들었으며 마지막으로 와불을 일으켜 세우려 했으나 새벽닭이 우는 바람에 와불은 미완성으로 남게 됐다고 전해진다. 1000년의 시간을 버틴 석탑과 석불은 많이 훼손됐다. 천불천탑이란 말처럼 애초 불상과 탑이 1000개나 있을 정도로 많았지만, 1940년대에는 석불 213기와 석탑 30기로 줄었다. 현재 운주사내에는 석불과 석탑을 합쳐도 100개가 채 되지 못한다. 특히 석불들의 모습은 다른 사찰의 불상처럼 고귀해보이진 않는다. 온화한 부처의 미소보다는 그저 우리네 이웃의 얼굴을 조각해놓은 듯해 거리감이 들지 않는다. 1000여년을 버티며 바래진 석불에서 태평성대를 바라며 모진 고통을 이기고 꿋꿋이 삶을 영위해 온 백성들의 모습을 본다. 운주사 불사바위에 오르면 경내 길게 뻗은 길과 석탑의 불규칙한 배열이 한눈에 들어온다. 운주사 서편 산등성이를 오르면 와불이 있다. 와불은 약 20m 길이, 폭 7m의 규모로 생김새는 역시 평범한 이웃의 모습이다. 곳곳에 퍼져 있는 운주사 탑들의 모습을 보려면 대웅전 뒤편에 있는 불사바위에 오르면 된다. 경내 길게 뻗은 길과 석탑의 불규칙한 배열이 한눈에 들어온다. 불사바위에 내려온 뒤 서쪽 산등성이를 오르면 와불이 있다. 산길을 따라 오르면 역시 석탑과 석불 등이 나온다. 도선국사가 새벽닭이 울어 세우지 못한 와불은 약 20m 길이, 폭 7m의 규모로 생김새는 역시 평범한 이웃의 모습이다. 이 와불이 일어서는 날 태평성대 온다고 한다. 요즘 같은 어수선한 정국에 어서 와불이 우뚝 서는 날이 오길 기다려본다. - 세계일보 : 글·사진 이귀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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