陽物重打

by 이기승 posted May 0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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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물을 매우 쳐라 (陽物重打) 옛날 어떤 점잖은 한 선비가 상(喪)을 당하여 건(巾)을 쓰고 길을 떠났다가 그만 도중에 비를 만나 주막에서 묵게 되었다. 마침 그날 사당패가 이 주막에 들었는데 여사당 하나가 방에 들어가 보니 이미 손님이 들어 있었다. 아래쪽에는 상제(喪制)가 벽을 향해 누워 있고 윗쪽에는 보부상(褓負商)이 자고 있었다. 피로가 몰려오던 여사당은 개의치 않고 그 윗목에서 태연스럽게 잠을 청했다. 그런데 한밤중에 누가 와서 몸을 건드리는 것이 아닌가. 여사당이 어둠속에서 손으로 더듬어 보니 건을 쓴 사람이었다. 몸을 허락하고 난 후 다음날 새벽이 되니 상제는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서둘러 나가려고 했다. "이보세요! 재미를 보았으면 값을 치러야 할 게 아니오?" "값을 치르다니?" 상제가 아무리 자기는 모르는 일이라고 부정하면 할수록 여사당은 더욱 기세를 올려 옷자락을 움켜쥐고 큰소리를 내는 바람에 할 수 없이 그녀가 요구하는 대로 몸값 서른 냥을 내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선비는 창피를 당한 것이 분하고 억울하여 절치부심하는 바람에 몸이 수척해졌다. 이를 살핀 아들이 어느 날 그 연유(緣由)를 묻자 선비는 봉변당한 일을 들려주며 침통하게 한숨을 쉬었다. "부모님 상중이라 몸을 삼가고 있었는데 이런 망신을 당했으니 어찌 낯을 들고 살 수 있겠느냐?" 아들도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어 아버지의 결백을 증명할 요량(料量)으로 수소문하여 그날 한 방에서 묵었던 보부상을 찾아 관가에 고발하였다. 그러나 여사당이 자기를 범한 사람은 분명 건을 쓴 상제였다고 주장하기에 사또는 참으로 난처하기 짝이 없었다. 사또는 며칠 동안 깊이 생각하다가 마침내 좋은 묘안(妙案)이 떠올랐는지 모두를 동헌(東軒)으로 불러내었다. 이윽고 동헌에서는 기상천외(奇想天外)한 재판이 벌어졌다. 사또는 근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나쁜 짓을 한 사람의 양물만 보면 바로 가려낼 수 있는 눈을 갖고 있다. 이제 본관(本官)이 그 물건을 조사할 터이니 옆에 쳐놓은 홑이불 뒤로 가서 뚫린 구멍으로 양물을 내밀렸다" 마침내 두 사람은 한쪽에 쳐놓은 홑이불 뒤로 돌아가서 뚫려있는 구멍으로 자신들의 양물을 내놓았다. 그러나 홑이불에 가려 있으므로 어느 것이 누구의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사또는 잠시 살펴보는 듯하더니 갑자기 불호령을 내렸다. "어험! 이놈이렸다! 이쪽 양물을 매우 쳐라!" 순간, 둘 중의 놀란 한 물건이 구멍 밖으로 쑥 빠져나갔다. 그것은 다름 아닌 보부상의 물건이었다. 보부상이 지레 겁을 먹고 순간적으로 물건을 뺀 것이었다. 사또가 보부상을 뜰아래 꿇어앉히고 따져 묻자, 보부상은 여자가 말을 안들을 것 같아서 상제의 건을 슬며시 벗겨 쓰고 그짓을 했노라고 자복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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