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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숲과 하천, 마을을 벗하며 걷는 8개 코스 157㎞ 트레일

봉산에서 앵봉산을 잇는 서울둘레길 제7코스 중 난지도 메타세쿼이아 길. 잘 자란 나무들이 길을 걷는 둘레꾼을 격려라도 하듯 늘어서 있다.
봉산에서 앵봉산을 잇는 서울둘레길 제7코스 중 난지도 메타세쿼이아 길. 
잘 자란 나무들이 길을 걷는 둘레꾼을 격려라도 하듯 늘어서 있다.

이맘때면 도지는 봄병. 어디든 떠나지 않으면 안 될 것처럼 안달이 난다. 그런데 멀리 갈 여유가 없다면? 이럴 때 서울둘레길은 유용하다. 서울의 지리적 경계를 크게 휘돌아 걷는 서울둘레길은 특별한 계획 없이도 훌쩍 떠날 수 있다. 걷다 보면 서울둘레길은 미처 모르고 지내던 서울의 빛나는 풍경을 한 뼘씩 꺼내 보여줘, 걷는 만큼 반하게 만드는 마력도 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면 서울둘레길을 걸으시라. 미처 몰랐던 서울의 속살도 만나게 되리라.  글·사진 이시목 여행작가, 사진 서울둘레길 제공

함께 돌자, 서울 한 바퀴

서울둘레길은 서울이 가진 소소하고 익숙한,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낯선 풍경과 벗하며 걷는 길이다. 좀 더 정확하게는, 서울의 바깥둘레인 외사산을 잇는 157㎞의 걷기 코스다. 외사산은 서울을 구획 짓는 네 개의 큰 산으로, 북쪽의 북한산(837m)과 남쪽의 관악산(629m), 동쪽의 아차산(287m), 서쪽의 덕양산(125m, 행주산성)을 말한다. 이 중 고양시 덕양산 대신 난지도의 하늘공원 옆으로 길을 내, 서울만의 둘레를 완성했다. 둘레란 ‘사물의 테두리나 바깥 언저리’를 말한다. 서울둘레길이 서울을 둘러싼 4개의 산을 중심으로 이어지지만 숲과 하천, 마을을 살갑게 경유하는 이유다.  

서울둘레길은 조성에 4년이 걸렸다. 2011년에 조성하기 시작해, 2코스를 끝으로 전 구간이 개통됐다. 모두 8개 코스로, 둘레길 총연장 157㎞ 중 85㎞는 숲을 지나고 40㎞는 하천을 따른다. 나머지 32㎞가량이 사람들의 일상과 마주할 수 있는 마을을 경유한다. 수치로만 봐도 화려한 도시 풍경과 자연과 사람이 잘 어우러진 트레일이다. 여기에 주요 지점마다 문화유산이 산적해 있고, 각 코스의 출발점과 도착점은 물론이고 주요 지점까지 지하철역이어서 접근성이 뛰어나다. 또 사라져가는 우체통을 재활용해 둘레길 주요 지점에 설치해 스스로 스탬프 투어를 즐길 수 있게 한 것도 특별한 재미다.

꽃빛 풀빛에 퐁당 빠질 듯

서울둘레길 8개 코스 중 가장 인기 있는 2개 코스를 걸어봤다. 안양천을 끼고 걷는 6코스와 산의 능선을 타고 걷는 2코스다. 먼저 6코스부터 걸었다. 6코스는 ‘산보’라는 매력적인 단어가 제대로 호출되는 길이다. 요만큼도 호흡이 가쁠 일이 없어 아무런 작정 없이 걸을 수 있다. 무엇보다 이 길이 돋보이는 건 봄날의 풍경 때문이다. 안양천변은 4월이면 벚꽃이 터널을 이루는 꽃길로 유명하다. 마침 때가 맞아 머리 위로 구름 같은 벚꽃이 내려앉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터. 그런 날엔 한참을 그 그늘에 주저앉아 쉬어 가도 좋겠다. 벚꽃이 눈부신 구간은 시흥대교~철산교 구간 3.5㎞ 남짓과 양평교~목동교 구간 1.5㎞ 남짓이다. 이 중 양평교~목동교 구간은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울창한 벚꽃터널이라, 바람이 불 때마다 하얀 꽃잎이 눈처럼 쏟아져 내린다. 봄날의 안양천은 습지 특유의 연둣빛도 좋은 곳이다. 14㎞ 남짓에 이르는 물가 곳곳이 찬란한 연둣빛이다. 가끔은 그 연둣빛에 쇠백로며 가마우지가 자맥질을 한다. 길도 풍경도 편안해서 사람마저 여유로워지는 길이다. 전체 거리와 소요시간은 18㎞에 4시간30분이지만, 이왕이면 하루 종일 걸을 생각으로 나설 일이다. 안양천이 한강으로 흘러드는 지점쯤, 시야가 탁 트인 그 길에서 봄볕이 기우는 걸 보는 게 좋다. 꽃빛이며 풀물을 가득 묻힌 채로 일상으로 복귀하는 느낌이랄까. 그곳에 서서 다시 연둣빛 물가를 걸을 때까지 ‘잠시 안녕’을 말해도 좋겠다.  

6코스가 마냥 주저앉아 놀 만한 길이라면, 2코스는 멀고 넓게 바라볼 수 있는 길이다. 2코스가 지나는 망우산과 아차산은 서울에서도 전망 좋기로 손에 꼽히는 곳. 특히 아차산 일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돋보인다. 고구려 유적인 아차산의 제4보루에 서면, 서울을 가로지르며 돌아가는 한강이 발밑으로 드넓게 깔린다. 사방팔방 둘러봐도 거칠 것이 없다. 이곳이 왜 삼국시대부터 한국전쟁 때까지 군사적 각축장이자 격전지였는지를 알 수 있는 자리다. 그렇다고 걱정하진 마시라. 2코스는 산을 3곳이나 경유하지만 정상을 향해 힘들게 치닫는 길이 아니라는 점에서 매력 있다. 산과 산을 잇는 능선이 잔잔해 크게 힘들이지 않고도 탁월한 전망을 즐길 수 있는 것. 시쳇말로 서울둘레길 8코스 중 ‘가성비가 가장 좋은’ 셈이다.

누군가 길은 ‘여러 삶의 기록’이라고 말했다. 다른 사람을 만나는 통로인 동시에 나를 만나는 지점이 길이다. 어느 한 지점에서는 아예 과거와 현재가 묘하게 교차되기도 한다. 2코스가 지나는 망우동 공원묘지는 이런 면에서 마음에 오래 남는다. 만해 한용운을 비롯해 이중섭, 이인성, 방정환, 조봉암 등 한국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수십 명이 잠들어 있기 때문이다. 어제와 오늘의 삶 사이에서, 새삼 ‘내 일상은 안녕한가’ 되짚어 보게도 된다. 길 하나가 보여주는 세월의 켜나 공간의 넓이가 그만큼 크다

1코스(수락-불암산)

도봉산역~화랑대역, 거리: 총 14.3km(6시간 30분) 난이도: 상

서울의 대표 명산을 통과하는 코스답게 트레킹 구간과 하이킹 구간이 섞여 있어 가벼운 산행을 즐기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월별로는 5월이 가장 매력 있다. 5월 중순쯤이면 1코스 시작점에 있는 서울창포원에서 만발한 창포와 붓꽃을 만날 수 있다.

2코스(용마-아차산)

화랑대역~광나루역, 거리: 총 12.6km(5시간 10분) 난이도: 중

서울둘레길 중 전망이 가장 뛰어나다. 개천길, 마을길, 공원길, 능선 등이 다채롭게 이어져 걷는 재미가 좋은 것도 장점. 아차산의 일출과 용마산의 일몰도 빼놓기 아깝다. 야간 산행에 익숙한 이라면 아차산과 용마산에서 서울의 야경을 만나는 것도 방법이다.

3코스(고덕-일자산) 광나루역~수서역, 거리: 총 26.1km(9시간) 난이도: 하

구간이 길어 하루 만에 걷는 것은 무리다. 2~3회로 나누어 걷는 것이 좋다. 하천길을 비롯해 야트막한 산길과 마을길이 조화를 이뤄 서울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 특징. 아마 서울에서는 유일하게 농촌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싶다. 다만 전체적으로 그늘이 적어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는 장비들을 갖추고 걷는 것이 좋다.

4코스(대모-우면산)

수서역~사당역, 거리: 총 17.9km(8시간) 난이도: 중

대모산·구룡산·우면산을 거치는 산길이지만 고도가 높지 않다. 이 코스의 매력은 울창하고 호젓한 숲길 곳곳에서 대도시의 고층 빌딩들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 도시에서 숲을 보는 것이 아니라 숲에서 도시를 보는 느낌이라 아련하다. 다만 내곡동을 지나 여의천을 지나는 구간은 경부고속도로가 인접해 있어 차량 소음이 심하다.

5코스(관악산)

사당역~석수역, 거리: 총 12.7km(5시간 50분) 난이도: 중

관악산의 둘레를 따라 걷는 코스다. 아늑한 숲길이면서도 낙성대, 천주교 삼성산성지, 호합사 등 역사문화유적이 다양해 걷는 즐거움이 크다. 전반적으로는 걷기 무난하나 오르막과 내리막이 많은 편이라 걷기 여행 초보자는 조금 힘들 수도 있다. 또한 길이 평탄하지 않고 곳곳에 바위나 돌부리가 많아 등산화나 안전장비를 갖추고 걷는 것이 좋다.

6코스(안양천)

석수역~가양역, 거리: 총 18km(4시간 30분) 난이도: 하

안양천과 한강을 따라 평탄하고 무난한 길이 쭉 이어진다. 안양천을 따라 계절별로 다양하게 변하는 하천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은 있으나, 전체적으로 변화가 적어 지루할 수 있다. 음악을 듣거나 동행자와 대화를 나누며 걷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계절별로는 벚꽃이 만발하는 4월 초순이 단연 최고다. 야간에 걸을 수 있는 것도 장점.

7코스(봉산-앵봉산)

가양역~구파발역, 거리: 총 16.6km(6시간 10분) 난이도: 중

가양역에서 시작해 구파발역으로 이어진다. 봉산과 앵봉산 등 주로 나지막한 산의 능선을 따라 조성해 호젓한 숲길을 산책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코스 내에 있는 노을공원과 하늘공원, 월드컵공원도 쉬며 놀며 걷기 좋은 곳. 특히 서울을 대표하는 억새 명소인 하늘공원 구간은 억새 이삭이 패는 9월 하순부터 11월 초순까지가 걷기 좋다.

8코스(북한산)

구파발역~도봉산역, 거리: 총 34.5km(17시간) 난이도: 중

북한산 기슭을 따라 걷는 길이다. 북한산둘레길의 노선 일부를 함께 이용해 정비가 잘되어 있고 이용하는 사람도 많다. 사찰과 문화재 등 볼거리가 다양하고, 곳곳에 조망 데크가 있어 눈이 즐거운 것도 자랑. 특히 구름정원길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좋다. 가시거리가 좋은 날 방문을 추천한다.

서울둘레길 트레킹 팁

서울둘레길은 1코스부터 8코스까지 순서대로 걸어도 되고 기상상태나 계절, 시간 등을 고려해 상황에 맞는 코스를 골라 걸어도 된다. 코스마다 매력이 다양해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다. 관련 정보는 서울두드림길 누리집(http://gil.seoul.go.kr)과 서울시청 열린민원실 등에서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스스로 스탬프를 찍어 기념할 수 있는 스탬프는 28개로, 28개의 스탬프를 모두 찍으면 ‘서울둘레길 완주인증서’가 발급된다. 스탬프북은 서울둘레길 안내센터(용산), 서울시청 1층 열린민원실, 양재시민의숲·서울창포원 관리사무소, 관악산 관리사무소, 아차산 관리사무소 등 6곳에서 무료로 배부한다. 문의: 서울시청 자연생태과 (02)2133-2165, 서울둘레길 안내센터 (02)779-79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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