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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12 00:00

포천 산정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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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척에 숨은 힐링 여행지, 포천 산정호수. 

햇빛을 받아 빛나는 녹색 숲, 그리고 그위로 우뚝 솟은 닭벼슬 모양의 산봉우리.
이들을 그대로 찍어내는 고요한 호수. 여기 건물이 한채 있다면 유럽 고성이 어울릴 법하다.
경기도 포천 산정호수의 풍경은 눈으로 들어와 단박에 마음을 꽉 채워버리는 묘한 마력을 지녔다.


포천에 펼쳐진 대교천 현무암 협곡.
몇만년 전 땅속 용암이 분출하며 빚어낸 '한국의 그랜드캐년'이다.

거인이 모내듯 한다발의 아파트들로 모두 채워진 것만 같았던 서울·수도권에
강원도 못지않은 힐링여행의 명소가 숨어있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80년대 아베크(avec)족들이 즐겨찾던 포천 산정호수는 오히려
과거 '유원지'로서의 이미지를 벗고 현대 도시인들로부터 각광받는
'힐링 여행지'로 재탄생했다.
포천 산정호수는 티티카카(페루)나 이쉬쿨(키르기즈스탄)처럼
산꼭대기에 있어서 산정호(山頂湖)가 아니라,
산속에 우물(山井)처럼 맑은 호수가 있대서 생겨난 이름이다. 캬! 이름이 곧 찬사다.

MT와 워크숍, 그리고 오래전 그녀와의 데이트.
청춘의 아련한 클래식을 호반 곳곳에 숨겨놓은 이들도 많다.
포천에서 이곳을 되찾은 기분은 그야말로 포춘(Fortune)이 아닐 수 없다.


과거 아베크족들의 명소 였던 산정호수는 여전히 명불허전.
호반을 한바퀴 도는 길이 생겨나 가족단위 여행객을 부르고 있다.

여름날의 클래식, 산정호수
사실 포천은 강원도와의 경계다. 산을 넘으면 화천이고 내를 건너면 철원이다.
그곳에 사는 주민들은 잘 못느끼는 것이지만
경계가 주는 양면성은 때로는 관광객에게 무척 도움이 된다.
심리적으로 가까운 거리감에다 수려한 자연까지 모두 가질 수 있다.


다같이 돌자 호수 한바퀴. 풍경이 좋아 심심하지 않고 즐거운 산책길이다.

산정호수에선 상상 이외로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수상레저는 물론이며 호수 위를 걸을 수 있다.
배처럼 수위에 따라 물에 뜨는 데크가 호수를 가르고 산길을 따라 한바퀴 휘감아 돈다.
곳곳에 호수를 바라보는 벤치와 가게 등 쉼터가 있으니 쉬엄쉬엄 유유자적하기에 좋다.
그저 할일없이 앉아만 있어도 사무실에서와는 다른 기분이다.
급히 나가야하는 상황에서, 시키지도 않은 윈도즈 업데이트
(이상한 것은 바쁠 때 더욱 더디게 업데이트를 한다)를
그저 지켜보고만 있어야 하는 상황과는 매우 다르다.


걷다 지치면 시원한 이동막걸리 한잔과 도토리묵 한점에 더위를 씻을 수 있다.

유명한 포천 이동막걸리와 쌉사름한 도토리묵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뜨거워진 발을 신발에서 빼놓고 시원한 막걸리 한사발을
맑은 공기와 함께 들이키니 보기완 달리 재미가 무척 좋다.
매캐한 도시에서 세탁기처럼 일만 해야 하는 기나긴 형기 중, 짧은 가석방을 받은 셈이다.


해가 지면 더욱 아름다운 호수의 달밤.
반쪽 위로 모든 것을 그대로 투영해내니 아름다움이 두배다.


산정호수에 가로등불을 밝히면,
인간과 자연이 함께 만든 총천연색 컬러의 향연이 펼쳐진다.

명성산(923m)과 멀리 금학산(947m) 등 산으로 둘러싸인 호수는
하루에도 몇번이고 다른 분위기를 연출해낸다.
낮에는 촌스러운 오리배가 돌아다니고 모터보트가 쌩하고 물보라를 일으키는데,
호반을 따라 걷는 길이 그리 불쾌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오랜만에 보는 클래식한 분위기가 낭만적으로 와 닿는다.
어차피 놀러온 사람들끼리 인상쓸 일은 없다.
해 저물 무렵 오른 길에서 펼쳐지는 달빛 차가운 산정호수의 야경 역시
눈에 주워 담아오고픈 최고의 낭만 중 하나다.


이 멋진 풍경을 보고 어찌 카메라를 들지 않을까.
산정호수에는 사진기에 풍광을 담으러 온 작가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낯익은 듯 또 낯선 자연. 그도그럴 것이 포천 북부는 연천, 철원과 함께
한반도 내에서 매우 특이한 화산 지형을 간직한 곳이다.
몇만년 전(10번이나 분출했으니 연도를 특정할 수 없다)에 철조망 너머
평강고원의 오리산(鴨山·453m)이 폭발하며 용암대지를 만들고
다시 추가령구조대의 낮은 지대로 흘러내려 '제주도 같은'지형을 만들어 냈다.

잘은 몰라도 분출 당시에는 세상이 끝나는 분위기였겠으나,
지금와서 보면 덕분에 드넓은 철원평야와 한탄강, 그리고 아름다운 주상절리와
수직단애의 협곡이 생겨났으니 후손에겐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거진 녹음 사이로 기암절벽의 협곡이 보인다.
신기한 것은 이 모든 것은 우리가 걷는 발 아래에 있다는 사실.

철원과 맞닿은 대교천의 현무암 협곡(천연기념물 제436호)은
케이크 한판에서 미리 한조각을 잘라 먹은 듯 땅이 갈라진 형태다.
평균 20~30m 수십길의 벼랑 틈 사이로 수직의 단애가 길게 펼쳐지고 맑은 물이 흐른다.
마치 미국 네마다 주 그랜드캐년의 미니어처 같이 느껴진다.

또 비둘기낭은 어떤가. 겉으로보면 멀쩡한 논밭이 있는 곳으로부터
갑자기 오목하니 패인 벼랑이 수풀에 가려져 있다.
겉으로보면 아무것도 없는 곳에 완전히 비밀의 공간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곳이 비둘기낭인데 '비둘기가 사는 낭떠러지'란 뜻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논길 옆 시냇물이 10m아래 벼랑으로 떨어져 비둘기낭 폭포를 만든다.
(물론 전날 비가 많이 와야 한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예상 밖으로 커다란 공간의 규모에 놀란다.
땅속에서 나타난 비밀의 폭포.
보물을 찾는 탐험대를 주인공으로 한 어드벤처 영화의 세트장처럼 신비하다.
서늘한 기분에 옥색 맑은 물, 그위로 쏟아져 내리는 용수염같은 폭포.
그리고 사방을 장식한 기이한 형태의 바위들.
사전 지식이 없었다면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들었다고 해도 믿길 정도다.


자연 생태계를 그대로 보존해놓은 평강식물원.
토착종이 많아 교육적인 효과도 높고, 그저 산책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요즘 평강식물원에서 만날 수 있는 식물들.

◇사람과 자연, 함께 살아가는 곳.
산정호수 인근에는 거친 세상 속 사람과 동식물이 그나마 쉴 수 있는 두 가지 휴식처가 있다.
하나는 평강식물원이며 다른 한곳은 산정호수 옆 근사한 리조트에 하릇밤을 쉬는 것이다.
고지대에 위치한 평강식물원은 비교적 경사진 산비탈을 따라 다양한 식물 종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원래부터 토착 수종 중심으로 구성된 식물원(32만5327㎡)은
지난 2006년에 개원해 8년의 세월을 거친 덕에 '정원'이 아닌 자연스러운 숲을 이루고 있다.
계절마다 갖은 야생화가 피고 지고 한켠에는 약용식물과 따로 채집한 고산식물 등이 살고 있다.
매발톱이나 남개연 등 비교적 쉬운 이름도 있지만
셈퍼비붐 아라크노이데움(Sempervivum arachnoideum) 같은 길고 이상한 이름의 풀도 있다.


여름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녹색의 세상.
식물원은 동물원처럼 익사이팅하진 않지만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고산식물들은 백두산을 비롯해, 한라산, 히말라야, 알프스등
세계적인 고원에서 가져온 것들이라 이색적이다.
이 모든 것은 서울 평강한의원의 이환용 원장이 직접 구상하고 만든 곳이다.
식물원 건립을 위해 직접 공부하고 부지를 골라 지금의 자리에 작은 생태계를 구현했다.


녹색의 푸르름 속 즐기는 청춘의 데이트는 어두컴컴한 카페에서보다
더욱 건강한 사랑을 쌓을 수 있을 듯하다. 글자 그대로 청춘이니까.

'뱀조심' 간판에는 살짝 놀랐지만, 더 위험한 '감전주의'나 '교통사고 사망자 발생지점'
입간판에도 무덤덤해진 현대 도시인들에게 아무런 문제가 되진 않을 듯 하다.
한여름에 쉬는 날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것은 결코 환영할 일이 못되지만
아침에 식물원을 산책하는 것은 권장할만한 일정이다.
사실 지루하다는 게 가장 문제지만 '매일 아침 인사를 하는' 에델바이스와
이제 막 꽃봉오리를 틔워낸 수줍은 수련을 보며 돌아다니면 저절로 산림욕까지 할 수 있어 좋다.

특히 가족이라면 어린 자녀에게 스마트폰과 닌텐도 대신 '셈퍼비붐 아라크노이데움'과
살아있는 개구리 소리를 들려줄 수 있는 것만 해도 아버지로서 할일은 다한 셈이다.

●둘러볼만한 곳=
평강식물원은 체험프로그램으로 관람객의 연령에 따라 진행하는 '녹색수업'을 운영 중이다.
전화 사전예약. 하절기 입장안내 오전 9시~오후 6시. 입장료 어른 기준 8000원. (031)531-7751
광릉수목원과 백운계곡, 스키명소 베어스타운등
포천에는 47번 국도를 따라 둘러볼 거리들이 이어졌다.


포천 샘물매운탕의 맛있는 메기매운탕.

●먹거리=
경기 북부권이 민물매운탕으로 유명하지만
포천 역시 맑은 물에서 자란 매운탕이 맛있기로 소문났다.
이중 관인면 냉정리 샘물매운탕은 오로지 메기매운탕 만 취급하는 곳이다.
말이 메기매운탕이지 모래무지등 잡어들도 들어가 맛이 풍부하다.
고추장을 넣어 칼칼한 양념 맛이 일품이고 양도 푸짐하다.
그날그날 끓일 양만큼만 팔고 끝내는 집이라 보통 저녁에는 맛보기 힘들다.(031)533-6880


포천에 와서 이동갈비를 외면할 수는 없다.
한화리조트 야외 바비큐장에서도 맛볼 수 있다.

포천은 이동갈비로 유명하다.
한화리조트 야외바비큐장에서도 직접 구운 이동갈비를 맛볼 수 있다.(031)534-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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