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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포천은 자연과 문화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알콩달콩 사랑이 익어가는 100일 된 커플, 세상 구경이 마냥 신기한 꼬맹이,
아이들 등살에 밀려 얼떨결에 나온 중년 부부가 모두 만족할 만큼 둘러볼 곳이 많다.
하루에 즐기는 포천은 취향과 일정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당일치기 포천 여행의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폐채석장에서 예술공원으로 부활, 포천아트밸리

"청와대, 국회의사당, 세종문화예술회관 등 의미 있는 건물에는
대부분 포천석이 사용됐어요." 해설사의 설명이다.
포천석은 포천에서 채석한 화강암을 일컫는 말인데,
이곳은 1970년대 초반부터 화강암을 채석하던 곳이었다.
이후 마치 환경 파괴의 주범처럼 방치되던 곳이
2003년부터 포천시에 의해 복합 문화 공간으로 거듭났다.
해설사의 설명만 듣고는 도저히 폐채석장이었다고 상상할 수 없었다.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포천아트밸리는 분명 색다른 공원임에 분명하다.

본격적인 탐방에 앞서 돌 문화 홍보 전시관을 찾았다.
포천석이 어떻게 사용됐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 채석되는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곳이다.
매표소 입구에서 모노레일을 이용하면 쉽게 올라갈 수 있다.
반대로 과감히 다리품을 팔겠다고 선택했다면 10여 분쯤 언덕을 올라야 한다.
언덕길 위 넓은 땅에서 포천아트밸리가 시작된다.
직진하면 주말마다 다양한 문화 예술 공연이 열리는 대공연장이다.
오른쪽 천주호 이정표를 따라 계단을 올라가면 아트밸리의 하이라이트가 펼쳐진다.


1 천주호에서 하늘공원으로 오르는 계단.
2 산정호수 조각공원은 가족 공원으로 손색없다.
3 "소리 질러!" 바이킹을 타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아이들.

오묘한 물빛과 기상천외하게 절단된 암석의 모양에 혀를 내두르고 만다.
산중에 이런 에메랄드빛 호수가 있다니!
상상할 수 없는 놀라움과 표현하기 어려운 아름다움에 순간적으로 멍해진다.
옆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하늘정원으로 올라가면 천주호를 다른 각도에서 감상할 수 있다.
전망대에서 소공연장으로 내려오는 길은 달팽이집처럼 뱅글뱅글 계단이 회전한다.
몸집이 큰 사람,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다른 길을 선택해야 후회하지 않겠다.
카페에서 차 한 잔을 나누고 조각공원을 거닐며 한껏 여유를 즐기고
예술적 감성까지 양껏 충족한 뒤 내려오면 된다.

산이 품은 우물을 거닐다

언니들! 두 손 머리 위로, 오빠! 소리 질러~."
클럽이나 콘서트홀에서 나올 법한 소리다.
그런데 이 소리의 진원지는 산세 좋은 명성산과 물 좋은 산정호수 들머리에 있는 산정랜드다.
산정호수를 찾는 이유는 제각각이다.
아이들은 하늘을 뚫고 올라갈 것 같은 바이킹과 춤추는 탬버린의 재미에 빠져서,
사랑에 빠진 연인들은 호젓한 산책길과 단둘이 밀어를 나눌 수 있는 오리배의 유혹에 이끌려,
중장년층은 오랜만에 마음 맞는 사람들과 수다 떠는 재미에 이곳을 찾는다.
신나는 놀이공원을 지나면 조각공원이 눈에 들어온다.
입을 동그랗게 벌리고 화들짝 놀란 얼굴 조각상과
억새로 잘 알려진 명성산에 착안한 캐릭터 '억순이 억척이'가 활짝 웃으며 반긴다.

산정호수의 '산정'은 산에 있는 우물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주변 풍광이 수려하고 물 또한 맑다.
1925년 농수용 저수지로 만들어졌는데
1977년 주변 경관과 어우러진 빼어난 경치 덕분에 국민 관광지로 지정됐고,
이후 호수를 따라 '산정호수 궁예 산책로'가 조성됐다.
궁예와 명성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고려 건국 당시 왕건에게 쫓겨난 궁예가 명성산으로 숨어들었다가 피살됐다는 설이 있다.
물론 사실 확인을 할 수 없지만 그 후로 명성산에서는
궁예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는 얘기도 전해온다.
그래서 명성산을 울음산이라고도 부른다.
산책로는 왕복 40분 정도 소요된다.
구두를 신고 걸어도 무리가 없을 만큼 길이 평탄하다.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은 물선풍기 바람처럼 선선하다.
길목마다 벤치가 놓여 있어 알콩달콩 연인들의 쉼터로 제격이다.


1 사원 정원에 미로처럼 이어진 술독.
2 경주 포석정을 연상시키는 유상곡수.

술이 문화가 되는 곳, 산사원 전통술 갤러리

예부터 술맛은 물맛이라고 했다.
그만큼 물이 중요하다는 뜻. 포천은 물 좋기로 유명하다.
덕분에 전국적으로 잘 알려진 술이 포천에 모여 있다.
그중에서 민속주를 고급화시킨 산사원이 포천 화현면에 있다.
이곳은 전통주를 테마 이색적으로 꾸며놓아 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발길이 머물게 된다.
전통술을 주조하는 과정을 알아볼 수 있는 박물관, 미니 양조장, 시음마당 등으로 이뤄져 있다.
애주가라면 가급적 실내부터 돌아보는 게 좋다.
시음마당에서 제공하는 술 때문인데 그 종류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간단한 안주까지 준비돼 있으니 완전 운수 대통한 날이다.
단, 지나친 음주는 다음 일정에 무리를 줄 수 있으니 주의할 것.

10,000㎡가 넘는 야외 산사정원에는 '세월랑'이라 불리는 공간이 있다.
큼직한 술독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전통술을 숙성하는 공간이다 보니 술 익는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미로처럼 이어진 술독을 빠져나오면 경주의 포석정과 같이
흐르는 물에 잔을 띄워 술을 마실 수 있는 '유상곡수'가 있다.
담양 소쇄원의 광풍각을 닮은 취선각도 멋스럽다.


1 프리카 족장 부부를 담아낸 조각상.
2 아프리카예술박물관 조각공원 전경.
3 비단구렁이를 목에 감는 순간 오싹! 4 조각품들의 섬세함이 놀랍다.

희귀한 볼거리가 있는 아프리카예술박물관

'두두둥, 두두둥, 아리에 아리에….'
투박한 타악 리듬과 알 수 없는 고음의 남자 목소리.
묘한 음악이 진입로 초입부터 들려온다.
무슨 음악인지 도무지 알 수 없으나 느낌상 아프리카 음악임을 직감한다.
흥겹기도 하고 애잔하기도 한 묘한 음악에 발맞춰 조각상을 꼼꼼히 살펴본다.
대부분의 조각상이 검은색 돌이나 짙은 갈색 나무로 만들어졌다.
아프리카 현지에서 직접 조각한, 물 건너 온 작품이다. 조각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특히 매끈한 돌에 조각된 날렵한 표범은 금방이라도 관람객을 덮칠 것처럼 사실적이다.
박물관 전시실에서는 아프리카의 문화와 예술, 삶을 생활 도구와 각종 장식품으로 소개한다.
가면 전시실과 공예품 전시실은 아프리카 문화를 집약한 공간처럼 보인다.
시중에서 쉽게 보기 힘든 조각상과 가구들이 지갑을 열게끔 충동질한다.

박물관에서 빼놓지 말고 챙겨봐야 할 것은 파충류 체험.
작은 것은 손가락 굵기만 한 녀석부터 어른 팔뚝보다 굵은 녀석까지 다양하다.
성격이 온순한 것은 직접 만져보고 목에 걸어도 볼 수 있는데
그 느낌은 직접 체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알 수 없다.
특히 팔뚝보다 굵은 비단구렁이과인 '알비노 버미즈 파이톤'을 목에 두르면
40℃에 가까운 여름 날씨에도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오싹하다.
성질이 포악한 악어는 제 앞에 사람만 나타나도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공격하듯 유리벽을 들이박는다.
뱀이라고 무서운 녀석만 있는 게 아니다.
매끈한 가죽옷을 자랑하며 '폼생폼사'의 삶을 지향하는 멋쟁이 뱀도 있다.
파충류에 대한 설명까지 함께 들을 수 있으니 자녀들과 함께라면 꼭 도전해보자.


1 물의 도시 베네치아를 연상시키는 허브아일랜드.
2 곳곳에 시선을 잡아끄는 인형이나 소품이 자리하고 있다.
3 화려한 야간 조명이 켜지면 별천지가 따로 없다.

동화 같은 허브 섬, 포천허브아일랜드

동화책에서 툭 튀어나온 듯 지붕이 뾰족뾰족 하늘을 찌른다.
아기자기한 허브 꽃밭은 이곳이 허브 나라임을 상기시킨다.
하지만 단순히 허브 식물원쯤으로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420,000㎡의 부지 위에 펼쳐진 허브 테마 공원에서
허브의 모든 것을 느끼고 맛보고 즐길 수 있다.
향을 먹는 마을, 향을 파는 마을, 향을 즐기는 마을로 나뉜
3가지 공간에서 허브아일랜드를 감상하면 된다.

허브박물관에서는 BC 5,000년 전부터 시작된 지중해인들의 허브 사용 역사를 한눈에 보여준다.
박물관 앞의 수로는 물의 도시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따왔다.
건너편 허브 카페 옆 추억의 거리도 놓치지 말자.
7080세대가 즐겼던 간식을 직접 사서 화덕에서 구워 먹거나 옛날 장난감을 기념 삼아 구입해도 좋다.
배꼽시계가 울린다면 우아하게 허브스테이크를 썰 것인가,
든든한 허브국밥을 뚝딱 비울 것인가 행복한 고민을 해보자.

허브아일랜드의 진짜 모습은 어둠이 내리면서 시작된다.
태양이 물러간 자리에 낮부터 숨죽여온 조명들이 하나둘씩 켜진다.
그 순간 주변은 마법에 걸린 듯 동화 나라로 변한다.
들뜬 연인들의 발걸음에는 감탄사가 묻어나고 동화 속 허브 요정은 허브 향을 남기며 사라진다.



임운석 작가의 코스 제안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
산정호수→포천아트밸리→아프리카예술박물관

●중년 부부를 위한 여행
산정호수→포천아트밸리→산사원→포천허브아일랜드

●연인 같은 신혼부부 여행
산정호수→포천아트밸리→아프리카예술박물관→포천허브아일랜드

Tip 포천 여행 정보

포천에서 먹을 것 포천이동갈비의 본고장은 이동면 장암리에 있는 포천이동갈비거리다.
1960년대 초반 '이동갈비집'과 '느타리갈비집'이 문을 연 뒤 한두 집이 연이어 자리를 잡았다.
그러다가 1980년대 등산객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포천이동갈비거리가 본격 조성됐다.
요즘은 높은 한우 가격 탓에 수입 쇠고기를 쓰는 집들이 많다.
하지만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고 양념이 잘 스며들도록 하룻밤을 재워두는
전통 방식을 지키며 이동갈비만의 색을 잃지 않고 있다.
직화구이는 불 맛도 중요한데 참나무 숯불에 구워야 더 맛있다.

포천에서 머물 곳

물 좋고 공기 좋은 포천에서 하룻밤 묵으며 자연에 동화되고 싶다면
운악산자연휴양림( 031-534-6330)을 찾아보자.
산정호수에 위치한 한화리조트(031-534-5500)와 한탄강을 따라 조성된 오토캠핑장을 이용해도 좋다.
비둘기낭캠핑장(031-540-6501)과 캠핑락(031-535-1121) 등이 시설이 좋다.

문의 ; 포천시 문화관광과 031-538-2067~9, tour.pcs21.net
포천아트밸리 포천시 신북면 아트밸리로 234, 031-538-3484, www.artvalley.or.kr
산정호수 포천시 영북면 산정호수로 411번길 5, 031-532-6135, www.pcss.kr
아프리카박물관 포천시 소흘읍 광릉수목원로 967, 031-543-3600, www.amoa.or.kr
산사원 포천시 화현면 화동로 432번길 25, 031-531-9300, www.sansawon.co.kr
포천허브아일랜드 포천시 신북면 청신로 947번길 35, 031-535-6493~4, www.herbisland.co.kr



Profile 임운석은…

평생 여행만 하며 살자고 한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니던 외국계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전업 여행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
20대 때는 연극배우로 활동하면서 신인상 후보에 올랐으며,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문화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여행작가협회 회원으로 문화재청 헤리티지채널 사진작가,
국내 아웃도어 전문 업체의 로드플래너와 사진작가로 활동 중이다.
블로그 '빛과 바람 그리고 떠나고 싶을 때 떠나라
(http://roomno1.blog.me/)'를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으며
「최고다! 섬 여행」, 「대한민국 사계절 물놀이사전」, 「여행의 로망 캠핑카 스토리」를 썼다.

- 사진 / 임운석(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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