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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찾아 떠나는 ‘삼둔 오갈’ 오지 여행-아침가리계곡 트레킹(11km)



'첨벙 첨벙' 계곡물을 헤친다.
잠시 속세와의 끈을 내려놔야 할때다.
정해진 길도 따로 없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시원한 물소리를 음악 삼아 계곡을 따라 걸으면 그뿐이다.
길이 끊어지면 바위를 오르고 바윗길도 끊어지면 맑은 계곡 물속으로 풍덩 뛰어들면 된다.
내가 가는 그곳이 바로 길이고 울창한 숲은 곧 휴식이다.
'삼둔 오갈' 오지의 흔적은 진작 사라졌지만 야생의 느낌과 풍광은 여전히 성성하게 간직하고 있다.

강원도 인제군과 홍천군 경계에 자리한 방태산(1,444m)에는 '삼둔 오갈'이라 불리는 곳이 있다.
이곳은 옛부터 난리를 피해 숨어들던 오지를 일컫는다.
삼둔은 월둔ㆍ달둔ㆍ살둔 등 숨어 살기 좋은 마을을 가리킨다.
오갈(오가리)은 아침가리ㆍ적가리ㆍ연가리ㆍ명지가리ㆍ곁가리 등 방태산 일대의 깊은 계곡을 말한다.

이중 아침가리골은 오가리 가운데서도 가장 길고 깊다.
아침가리의 옛 이름은 조경동(朝耕洞)이다.
아침 일찍 밭갈이를 해야 할 정도라는 의미처럼 산이 높고 험준해서
아침에 잠시 해가 비치다 곧바로 넘어가는 첩첩산중이다.
산이 높고 골이 깊은 만큼 수량이 풍부하고 골짜기가 시원하기로 이름났다.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린날 아침가리골 트레킹에 나섰다.
구절양장으로 넘쳐 흐르는 야생의 계곡(약 6km)과 원시림 숲길(약 5km)을 걷는 길이다.
계곡을 건너고 또 건너며 몸을 담그기만해도 한여름의 무더위는 저만치 사라지고 없는 그런 곳이다.
 
트레킹은 방동약수에서 시작한다.
방동약수에서 고개를 하나 넘으면 '아침가리골'이다.
약수로 목을 축이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포장된 산길을 약 3km 오르면
꼬부랑고개로 불리는 방동고개 정상이다.(차량이 들어올수 있는 마지막 구간)
이곳에서 비포장 숲길을 따라 2km 내려가면 아침가리골이 시작되는 조경동 다리가 나온다.
이곳은 한때 200여 가구가 살았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폐교된 방동초등학교 조경분교와 텅빈 마을만이 옛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다리를 건너 간이 매점 아래로 내려서면 본격적인 계곡트레킹(약 6km)이다.
아침가리골 트레킹은 잠시 속세와의 끈을 내려놔야 한다.
휴대폰도 터지지 않고 사방팔방을 둘러봐도
하늘을 덮은 산과 울창한 숲, 철철 흘러넘치는 물줄기뿐이다.
하지만 아침가리골은 수심이 깊지 않은 데다 최근 들어
트레커들의 발길이 잦아 트레킹을 즐기에 안성맞춤이다.
 
계곡으로 내려섰다. 처음부터 망설이게 한다. 징검다리가 없어 등산화를 벗고 건너야 한다.
그러나 신발을 신고 물속으로 들어가는게 정석이다.
그 이유는 계곡 트레킹을 하면서 알게 된다.



아침가리계곡은 구절양장 이라는 말에 비유될 만큼 곳곳이
소(紹)와 바위, 자갈밭, 모래톱이 조화를 이룬 물굽이와 수정같이 많은 계곡수를 자랑한다.
 
계곡을 흐르는 맑은 물을 따라 첨벙 첨벙 걷고 끊어진 길에서 바위를 딛고
이리저리 물을 건너다보면 계곡 트레킹의 진정한 묘미를 맛볼 수 있다.
 
중간 중간 아침가리골로 물을 보태는 작은 계곡에서 급류가 흘러내리고 있다.
아침가리골은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의 기운이 물씬하다.
 
계곡은 단 한 번도 속을 시원하게 드러내지 않는다.
계곡이 휘어지면 하늘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를 품지만 착각으로 끝난다.
계곡 끝에 또 장벽처럼 까마득한 협곡이 서 있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물소리를 음악 삼아 계곡을 걷다
더 나아갈 곳 없는 깊은 소를 만나면 그 또한 되돌아갈 필요가 없다.
바위를 타고 오르고, 바윗길도 끊어지면 계곡 물속으로 풍덩 뛰어들면 된다.
 
어느 곳에서는 배낭을 벗어 놓고 물놀이를 즐겨도 된다.
물에서 자맥질 한 두번이면 찜통더위는 한 방에 사라지고 상쾌한 기분에 빠져든다.





조경동다리에서 2시간여를 내려오면 깊은 소와 마주한다.
정확한 명칭은 아니지만 트레커들 사이에 뚝발소로 불리는 곳이다.
아침가리골에서 가장 깊은 소다.
특별한 이정표는 없지만 계곡에서 보았던 곳 중에서 소가 가장 깊다면 미루어 짐작할 따름이다.
물속에서 갈겨니, 꺽지 등이 한가하게 유영을 즐기고 있다.
 
한무리의 트레커들이 모래톱에 앉아 다리쉼을 하고 있다.
아침가리골의 매력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계곡이 험해 보이지만 위협적이지 않고 길이 없는 듯하면서 분명히 길이 있는 것,
그것이 아침가리골의 매력"이라는 정운종(김포ㆍ45)씨의 답이 돌아왔다.
 
이준모(서울ㆍ44)씨는 "물놀이를 하거나 첨벙 거리면서 계곡물을 걷는 재미가
등산에서는 맛 볼 수 없는 즐거움이라며 트레킹의 최고봉"이라며 좋아했다.
 
어느 순간 계곡에서 숲으로 접어든다.
낙엽송 조림지 사이로 부드럽게 길이 있다.
그 길의 중간쯤에 계곡을 막아 만든 보가 나온다.
아침가리골과 이별을 고하는 증거다.
가족들과 나들이 나온 아이들이 물장구를 치는 모습이 정겹다.
 
아침가리골 트레킹은 진동1리 갈터쉼터(진동산채가)앞에서 끝이 난다.
이곳은 점봉산에서 발원되는 물길과 아침가리골이 합류하는 진동계곡이다.



◇여행메모
△가는길=수도권에서 가면 경춘고속도로 동홍천나들목을 나와
44번 국도를 타고 인제, 속초방면으로 간다.
인제읍에서 내린천을 따라 현리, 방동약수로 가면된다.



△트레킹=아침가리골 코스는 방동약수~꼬부랑고개 정상~아침가리골~진동1리에 이르는 11㎞다.
산길 5km, 계곡 6km 다. 두 대의 차량을 이용하면
한 대는 갈터쉼터에 두고 또 다른 차로 방동리고개 정상으로 가면된다.
계곡 트레킹만 원하면 갈터쉼터에서 아침가리골을 따라 조경동다리까지 갔다 되돌아오는 방법도 있다.(왕복 12km).
비가 오거나 물이 많이 불면 트레킹은 금물이다.
계곡을 수없이 건너다녀야 하기 때문에 여벌의 옷이나 등산화를 준비해야 한다.



△먹거리=방태산 자연휴양림 인근의 방동막국수(033-461-0419)가 유명하다.
막국수, 편육, 감자전 등을 내놓는데 그 맛이 예사롭지 않다.
진동계곡길에 있는 '진동산채가(033-463-8484)'은 산채비빔밥(사진)과 산채정식을 맛나게 한다.
설피밭 마을에도 산채정식, 파전 등을 파는 음식점이 있다.



△볼거리=방동약수 외에 미산리의 '개인약수'도 있다.
개인약수는 해발 1080m로 남한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약수다.
방태산자연휴양림을 비롯해 곰배령 생태길탐방, 설피마을, 진동계곡 드라이브, 내린천 레프팅(사진),
원대리 자작나무숲, 수산리 자작나무숲길 등 체험과 힐링명소도 여럿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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