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png

조회 수 125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스토리가 있는 감성 여행 경북 고령, 대가야길

경북 고령에는 신비스러운 무덤들이 700여 개나 줄지어 서 있다.
1500년 전의 대가야 유적으로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잠정 목록에도 들어가 있는 의미 있는 곳.
아직 세상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철기 문명과 함께 이색적인 체험이 넘치는 고령,
아이와 함께 한적하게 떠나는 역사 기행으로 이보다 좋을 수 없다.



고령 지산동고분군(사적 제 79호).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다.

경북 고령 한복판에는 입이 떡 벌어질 만한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져 있다.
고령 시내 인근 주산 일대에 있는 '지산동고분군'에 대한 얘기다.
지산동고분군에는 대가야 시대의 왕과 귀족들의 고분이
주산의 능선을 따라 아기자기하면서도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그 풍경이 압권이다.

이 고분들은 대가야가 시작된 서기 400년경부터 나라가 멸망한 562년까지의
대가야 왕들의 무덤이라고 추정되고 있다.
신라와 같은 시대에 존재했던 고대 국가의 무덤이지만
경주의 무덤들과는 좀 다른 양상이다.

경주 시내 곳곳에 띄엄띄엄 작은 언덕처럼 놓여 있는 무덤들이
대부분 평지에 위치한 것에 반해 고령의 무덤군은
산 능선과 산 중턱을 따라 오밀조밀 이어져 있다.
지산동고분군에 올록볼록 엠보씽처럼 줄이어 자리한 무덤의 개수만도 704개다.
모두 대가야 시대의 고분이다.

여태 숨겨둔 보물 같은 장소

대가야는 사실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고대 국가로 남아 있다.
하지만 400년을 전후해 우리나라 최초로
찬란한 철기 문화를 꽃피웠던 의미 있는 나라다.

대가야는 융성한 철기 문화를 탄생시켰고
삼국 시대에 백제나 신라와 힘겨루기를 했던 막강한 나라였음에도
그 역사적 실증이 부족해 삼국 역사의 뒤편에 서 잊힌 존재였다.

그렇게 잊힌 도시처럼 보였던 대가야와 고령이 최근 새롭게 부각된 것은
지산동고분군을 비롯한 대가야의 문화유산들 때문이다.
지산동고분군을 중심으로 고령에 있는 대가야의 문화유산에 대한 의미가 재조명되면서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잠정 목록에 그 이름을 올린 것이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잠정 목록이란 아직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지는 않았지만,
그 가치가 충분한 유산을 발굴해 향후 등재하도록 하려는 예비 목록을 말한다.

잠정 목록이 되면 다각도의 연구와 자료 축적을 통해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될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
고령은 그야말로 여태 숨겨졌던 보물 같은 장소가 아닐 수 없다.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다양한 박물관과 체험 거리가 많아
아이들과 함께 여행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대가야 역사 기행의 중심, 지산동고분군 산책

지산동고분군은 먼 발치에서 눈으로 보기만 하는 유적이 아니다.
직접 고분 사이를 걸어 다니며 몸으로 체험하는 역사의 현장이다.
지산동고분군과 붙어 있는 대가야박물관 옆에 고분군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 있다.

고분에 덮인 잔디처럼 길에는 곱게 잔디가 깔려 있어 산책 삼아 걷기 좋다.
대가야의 무덤들을 옆에 끼고 고령 시내를 내려다보며 하는 산책이다.
조금씩 크기가 다른 무덤들 사이사이로 걷는 맛이 꽤 이색적이다.

고분군을 따라 걷는 코스는 마치 산책코스로
동네 뒷산을 걷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짧게는 10~20분만 걸어볼 수도 있고,
길게는 능선을 따라 고분군을 크게 한 바퀴 돌아보면서 1시간가량의 걷기도 가능하다.

대가야 박물관에서 체험

대가야박물관은 대가야왕릉전시관과 대가야역사관으로 나뉜다.
무덤처럼 동그랗게 돔 모양을 하고 있는 대가야왕릉전시관으로 들어갈 땐
마치 무덤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느낌마저 든다.

이곳에는 국내 최초로 확인된 대규모 순장 무덤인
지산리 44호 고분의 내부를 실물크기로 복원해 전시해놓았다.
대가야역사관은 대가야와 고령의 역사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구석기부터 근대에 이르는 역사와 문화에 대한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어린이 체험 학습실도 갖추고 있어 민속품 체험과
대가야 토기 퍼즐 맞추기 등 여러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맞은편으로는 대가야역사 테마 관광지가 들어서 있다.
이곳은 대가야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형 전시관을 비롯해 분수와 물놀이장,
놀이터 야외 무대 같은 시설을 갖춰 미니 테마파크 역할도 겸한다.

안으로 난 산책로 쪽에 자리한 통나무 펜션과 산등성에 조성된 야영장도 이용할 수 있다.
지산동고분군을 배경 삼아 들어선 시설들은 모두 한적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다.



고분군 산책 후에는 바로 밑에 있는 대가야박물관에서
대가야의 다양한 유물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물을 다짜고짜 머릿속에 주입하는 관람이 아니라 먼저 능선을 따라
줄지어 선 신비로운 고분군을 산책하듯 걸으면서 한껏 흥미와 호기심이
생긴 후에 돌아보는 박물관은 여느 때와는 다른 느낌이다.

고령 오일장, 철기 문화 간직한 옛날 대장간을 만나다

고령 오일장의 명물은 바로 이 대장간이다.
고대 국가 대가야에서 쇠를 두드려 철기를 만들었듯
현대에도 1000도가 넘는 뜨거운 불구덩이에 무쇠를 넣었다 빼서
두드리고 담금질하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해 철기를 만들어내는
옛날식 대장간이 있다.

평소에도 문을 열지만 특히 고령 오일장이 서는
4일과 9일이 되면 대장간은 문전성시다. 철
로 된 물건 중 대장간에서 못 만드는 것은 별로 없다.
그것이 무엇이든지 손님이 원하는 것을 맞춤 제작해주는
대장간의 대장장이는 뚝심 빼면 산송장이나 다름없다.

돈도 안 되고 힘만 드는 대장간 일을 할아버지부터 아버지,
그리고 아들까지 3대에 걸쳐 70년간 이어오고 있다.
공장에서 손쉽게 물건을 찍어내는 이 시대 자본의 논리로 보자면
대장간을 유지하는 일은 전통문화의 맥을 잇겠다는
투철한 장인 정신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몇십 년 동안 대장장이 일을 해오면서도
쇠의 강도에 따라 속도와 깊이를 달리해야 하는
섬세한 담금질 기술을 다 배우려면 아직도 멀었단다.
대장장이가 만드는 현대의 철기는 대부분 농기구와 생활용품.
마음씨 좋은 고령장의 대장장이는 바쁘지만 않다면
누구에게나 대장장이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특별한 재주가 없어도 그의 말만 잘 따르면
달궈진 쇠를 두드려 간단한 철기를 만들어볼 수 있다.
체험은 초등학생부터 가능하고 비용은 만들어진 철기의 값만 지불하면 된다.

5000원~1만원으로 10분이면 간단한 무쇠 소품 하나쯤 직접 만들어 가져갈 수 있다.
흔히 해볼 수 없는 정말 색다른 경험이다.
지산동에 있는 고분군과 박물관을 둘러보고 나서 이 대장간 체험을 하면
철기 시대의 의미가 더 생생하게 다가올 것이다.



1평소에도 문을 열지만 특히 고령 오일장이 서는
4일과 9일 되면 문을 여는 이 대장간은 문전성시다.
철로 된 물건 중 대장간에서 못 만드는 것은 별로 없다.
2고령 오일장은 먹을 것도 살 것도 구경할 것도 많은 만물상 같은 시장이다.
옛날 도너츠, 옥수수, 뻥튀기를 비롯해 소구레국밥과 석쇠구이 등
넘쳐나는 고령장의 주전부리와 먹을거리만 놓고 봐도
고령에 와서 오일장을 놓치고 가는 건 꽤나 서운한 일이 다.

가얏고마을에서 가야금 체험

고령 가얏고마을에 가면 시시때때로 은은하고 청아한 가야금 소리가 흘러나온다.
때로는 아마추어의 '아리랑' 가락이 울리고 때로는
고수의 민요 산조 한 자락이 구슬프게 들려오기도 한다.
그래서 가얏고의 옛 지명도 정정골이다.
음악 소리가 정정하게 난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가야금 역시 대가야 시대의 산물이다.
대가야 말기의 왕인 가실왕이 우리나라 3대 악성 중 한 분인 우륵으로 하여금
여러 지역에서 사용되는 악기를 가야금의 형태로 통일시키고
각 지역의 음악적 특성을 담은 12곡의 노래 '가야금 12곡'을 짓게 했다고 전해진다.

가야금이 희귀한 악기는 아니지만 평범한 사람들이 흔히 접할 수 있는 악기도 아니다.
그래서 가야금 연주는 더 재미있는 체험으로 다가온다.
가얏고마을에서는 유치원생 이상이면 누구나 가야금 연주 체험을 해볼 수 있다.
30분만 배워도 '아리랑' 한 곡조는 탈 수 있다.

연주하기 어려운 악기라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가야금을 처음 접하는 아이들과 학생들은 물론 악기에 문외한인 어른들마저
아주 쉬운 방법으로 연주할 수 있도록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가야금에 흥미가 생겼다면 바로 옆에 위치한 우륵박물관에 가자.
가야금의 역사와 가야금을 만든 악성 우륵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보고 들을 수 있다.
다양한 종류의 가야금 변천사는 물론 악성 우륵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
가야금 제작 과정을 보고 가야금 제작 체험도 직접 해볼 수 있다.



1, 2
팔만 대장경을 해인사로 옮긴 역사로 인해, 개경포라 부르게 된 지명.
최근 개포 주막을 개장하여 관광객들이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3
가얏고마을에서는 가족 단위나 단체로 숙박도 할 수 있다.

TIP

우륵박물관
경북 고령군 고령읍 가야금길 98/054-950-6789

대가야박물관
경북 고령군 고령읍 대가야로 1203/054-950-6065 www.daegaya.net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경북 고령군 고령읍 대가야로 1216/054-950-6704~5 www.daegayapark.net

가얏고마을
경북 고령군 고령읍 정정골길 55/054-956-1799 gayatgo.net

개실마을
경북 고령군 쌍림면 합가1리 243번지 054-956-4022 gaesil.net

2015 대가야 체험
축제 대가야박물관, 테마 관광지를 포함해 고령 일대에서 열리는
역사와 함께하는 체험 행사.
지산동고분군을 걷는 '대 가야길 산책',
역사 속 대가야를 만나는 흥미로운 전시 주제,
아이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행사 기간 : 2015년 4월 9일~12일

떡메 치고 고구마 캐는 푸근한 개실마을

꽃이 피는 아름다운 골짜기라는 뜻의 개실마을 뒤로는 화개산이,
봄이면 진달래꽃이 만발하는 접무봉이 둘러싸고 있는 데다
마을 앞으로는 작은 하천이 흘러 명당으로 꼽힌다.
그래서인지 개실마을에 들어앉아 있으면 절로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다.

조선 중엽 영남사림학파의 종조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후손이 모여 사는 평화로운 마을이기도 하다.
개실마을은 마을의 80%가 한옥을 유지하고 있어
농촌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전통 마을이다.

한옥에서 하루 묵으며 옛 가옥을 몸으로 느껴보는 것도 썩 운치 있다.
가을 달빛 한껏 받은 한옥 마당을 거닐거나 툇마루에 걸터앉아
차 한잔 마시는 여유를 즐기다 보면 마음도 한결 편안해진다.

전통 마을답게 체험 거리도 많아 아이들과 함께 머물러도 지루할 틈이 없다.
대나무총 만들기와 짚공예 등의 만들기 체험부터
딸기와 고구마 등을 수확하는 수확 체험,
엿과 유과 등을 만들어보는 전통 음식 체험,
디딜방아와 제기차기 등을 해보는 민속 놀이 체험,
뗏목이나 얼음썰매를 타거나 미꾸라지를 잡는 등의 자연 체험,
다도와 예절을 배우는 예절 체험까지 목록을 데도 숨이 찰 정도로
체험 거리가 다양해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1, 2
개실마을은 마을의 80%가 한옥을 유지하고 있어
농촌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전통 마을이다.
한옥에서 하루 묵으며 떡메 치기 등 전통 체험을 해보는 것도 썩 운치 있다.



팔 걷고 먹어볼까, 대가야진찬

고령만의 특색 있는 먹을거리가 있다.
이름하여 대가야진찬.
대가야의 고장 고령답게 한정식에 대가야라는 이름을 붙여
다소 특색 있는 한정식을 차려 상을 낸다.
메인 요리인 오리와 보쌈을 중심으로
고령에서 나는 농산물을 이용한 '신토불이'의 밥상이다.

무엇보다 대가야진찬은 아무 식당에서 하는 정식 코스가 아니다.
대가야진찬은 고령군이 기획하고 지원하는 군 사업의 일종이다.
4년 전 고령군에서 엄격한 심사를 통해 식당을 선별했고
요리 전문가들과 함께 식단을 연구하고 주방장의 교육까지 진행했다.

그래서 대가야진찬은 언제나 일정한 수준의 질과 맛을 유지한다.
가격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1만원부터 1만5000원, 2만5000원의 세 가지 코스가 있는데
가격에 따라 메인 요리와 반찬이 조금씩 달라진다.
가격이 올라갈수록 반찬의 가짓수나 양이 많아지고 다양한 해산물도 등장한다.

반찬도 고정되어 있지 않고 그날그날의 재료나
계절에 따라 달라져 언제 먹어도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고령에는 전문적으로 대가야진찬을 내는 식당이 두 군데 있다.

밥향기 (054-954-0804)와 황금터숯불촌( 054-956-1666)인데
당일 아침에라도 꼭 예약을 하고 가야 먹을 수 있다.
한정식이 다소 부담스럽다면 가볍게 먹을 수 있으면서도 몸까지 든든해지는
인삼도토리수제비(대원식당 054-955-1500)를 선택해도 좋다.
인삼 향 짙게 나는 국물에 쫄깃한 도토리수제비가 일품으로
고령에서만 먹을 수 있는 별미다.

여성중앙 2014 11월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6 단양 선암골 생태유람길에 트래커들이 몰리는 이유 이기승(19) 2015.04.25 828
235 봄꽃소식 풍문으로만 듣지 말고 직접 만나러가요! 이기승(19) 2015.04.22 785
234 자꾸만 걷고 싶은 추천 길 한국관광공사 이기승(19) 2015.04.18 1020
233 5월 3일 느티나무 산행에 관한 건입니다. 이기승(19) 2015.04.14 632
232 느티나무 산악회 제137차 산행 안내(천 년의 숲길) 이기승(19) 2015.04.11 1019
231 이천 원적산 / 이천 평야에 우뚝 솟은 헬기장에서의 드라마틱한 하루 이기승(19) 2015.04.10 1490
230 느티나무 산악회 제136차 산행(수락산 둘레길) 조진호(6) 2015.04.05 604
229 걷고 또 걷자 이기승(19) 2015.04.01 514
228 3박4일 제주 여행하기 이기승(19) 2015.03.27 987
227 노인성 냄새 이기승(19) 2015.03.17 700
226 느티나무 산악회 제136차 산행안내(2014,4,5) 이기승(19) 2015.03.13 705
225 어디에나 있지만 서울에만 있는 산, 남산 이기승(19) 2015.03.12 467
224 나의 죽음을 세상에 알리지 말라 이기승(19) 2015.03.07 572
223 늙어가면서 아내에게 조심해야 할 12 가지 이기승(19) 2015.03.05 699
222 느티나무 낙산 둘레길 조진호(6) 2015.03.01 503
221 상위 1%가 된 기분, 재벌들의 단골 맛집 5 이기승(19) 2015.02.28 592
220 도심에서 부담 없이 즐기는 한적한 캠핑 이기승(19) 2015.02.23 863
219 같은 이름의 산, 궁금하지 않나요? 이기승(19) 2015.02.18 1358
218 느티나무 산악회 135차 산행안내(2015.3.1) 이기승(19) 2015.02.13 889
217 10분마다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서울 도심 이기승(19) 2015.02.09 714
Board Pagination Prev 1 ...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 76 Next
/ 76

서울사대부고 동창회

ADDR. 우)04600 서울시 중구 다산로 43(신당동 366-340)

TEL. 02-588-7871

FAX. 02-588-7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