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문턱
젊은 시절 사고와 실패를 거듭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자기 인생에 매우 낙담한 나머지 어디론가 도망쳐 숨어버리고 싶었습니다.
그러자면 출가해서 번잡한 인간 세상을 떠나는 방법밖엔 없었습니다.
남자는 선사를 찾아가 머리를 깎고 중이 되게 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선사는 남자의 마음을 꿰뚫어 보기라도 한 듯 가타부타 말이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손으로 문을 가리켰습니다.
젊은이는 선사가 자기더러 문턱에 서 있으라는 말인 줄 알았습니다.
제대로 파악했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문턱을 밟고 섰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선사는 젊은이에게 내려오라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젊은이는 다리가 후들 후들 떨렸습니다.
마침내 젊은이가 말했습니다.
"스님, 언제까지 여기 서 있어야 하나요?"
선사가 짐짓 놀란 체 하며 말했습니다.
"아니, 내가 언제 자네더러 거기 서 있으라고 했는가, 문턱을 넘어서 나가게나.“
젊은이가 좁다란 문턱에서 내려와 문턱 너머 바깥으로 크게 한걸음 내딛었습니다.
발이 땅에 닿은 순간 너무 편해서 숨을 크게 내쉬었습니다.
선사가 문턱을 가리키며 의미심장하게 말했습니다.
"문턱은 넘어가면 문인데 넘어 가지 못하고 있으면 문턱이라네."
그 말이 맞습니다.
살다가 만나는 어려운 문제는 우리를 가로막는 문턱에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넘어가느냐 못 넘어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는 일찍이 좌절하고, 길을 잃고, 심지어는
인생의 과제를 피하기 위해 가장 어려운 방식을 택하기도 합니다.
고난을 이기는 과정이 감당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런 과정이 다 나의 경험으로 축적되면서
스스로를 치유하는 법을 깨닫고 용기를 가지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장애가 나를 일으키는 힘이 되어 상황이 바뀌고
인생의 패자에서 승자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황퉁, <문턱 넘어가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