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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직공장의 물레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리던 그곳,
문래동에 꽃이 피고 있다.
굉음과 함께 터지는 용접불꽃,
쇳소리를 내며 자른 파이프의 단면,
예술가들이 만들어 낸 벽화가
꽃이 되어 우리를 부른다.



구부려지고 구멍 난 환기구
칭칭 동여맨 전선 옆으로
창문이 있어 다행이다.
햇빛 한 사발 건네고 싶다.



파이프 꽃.
서로 다른 모양과 크기로
묵묵히 진열되어 있는 모습과
차가운 금속성에 마음이 끌렸다.
때로는 무관심이 더 익숙하다.



언제 그린 도면일까?
몇 백 장을 그려도 질리지 않을 그림.
벨이 울리지 않아도
늘 그 자리를 지키는 전화기처럼
오늘도 작업장은 열려 있다.



조형물 사이로 보이는 오래된 집과
아파트가 배경이 되어
더욱 멋진 구옥이 되었다.
오랜 세월이 묻은 그 모습에
갈래머리 소녀가 되어 발길을 멈춘다.



멈췄던 기계의 소리가 들린다.
새벽이다.
오늘도 아랑곳없이 쇳소리가 나고
굉음과 함께 불꽃이 터진다.
동아줄이 내려오고
희망의 화살표가 하루를 연다.



가지런히 걸린 연장들이 노동을 말한다.
두드리고 자르고 다듬어 가듯
삶도 그렇게 만들어 가야 하는 게 아닐까?
꽃으로 피어나기 위하여.



파란 페인트를 칠한 철판이
녹빛과 함께 꽃으로 피어나
추상작품이 되었다.
의도하지 않은 곳에서 싹을 틔우듯.



한낮의 뜨거움이 물들어 철판을 달군다.
다 타 버려도 좋다.
예전 그 시절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 트래비 : 글·사진 이순향 작가  에디터 천소현 기자 -

* 여행작가 이순향은 사진기를 들고 다니며 놀기를 좋아한다. 
   사진이 글이 되고 말이 되어 전해지기를 원하며, 생각하는 사진을 담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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