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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게 요정돈 돼야 개미진 맛이제”



꼬릿함 뒤에 퍼지는 고소한 피순대, 제일식당

언제부턴가 제대로 된 순대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순대라 함은 돼지피가 잔뜩 들어가야 제맛인데
공장제 순대가 시장을 장악하면서 합성피복을 입은 당면말이가 순대의 대명사가 돼버렸다.
전국 분식집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당면순대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나
원조가 사라져가는 것은 분명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데 진안에는 30년이 넘도록 당면 같은 재료에 한눈팔지 않고
제대로 된 피순대를 만들어 파는 가게가 있다. 바로 제일식당이다.
이곳에서 순대국밥을 주문하면 서너조각이나마 피순대를 맛볼 수 있다.
당면순대에 길들여진 입은 선뜻 돼지피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러나 입안에서 몇 번 곱씹으면 돼지특유의 비린맛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고소한 맛만 남는다.
소피로 만든 선지보다 더 깊고 진한 맛이다. 이 순대를 맛보기 위해서
너무 먼 거리를 달려와야 한다면 택배주문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순대국밥 6000원, 순대 소 1만원.
· 전라북도 진안군 진안읍 군상리 402-17. 063-433-2246

나도 돼지국밥이다, 은하식당

돼지국밥은 부산·경남 지방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이다.
그런데 전북 진안에도 돼지국밥을 내는 집이 있다.
하지만 뽀얀 국물에 전지살 차분히 썰어 넣은 경상도 돼지국밥을 상상하고 찾아가면 안 된다.
은하식당의 돼지국밥은 고춧가루가 들어간 붉은색이다.



뿐만 아니다. 당근, 호박, 양파 등
각종 채소까지 넣고 끓인데다가 마지막에 달걀 한 알을 후려서 올렸다.
익히 알고 있는 돼지국밥의 비주얼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음식을 딱히 다른 이름으로 부르기도 뭣하다.
돼지고기를 주재료로 끓였고 밥도 함께 말아 나오니
돼지국밥이라는 이름이 아주 틀린 것도 아니다.
이름이 뭐 중요하겠는가.
경상도식의 돼지국밥과 전혀 다른 종류의 음식이라 생각하고 먹으면 맛도 나쁘지 않다.
함께 나오는 반찬 인심도 넉넉하다.
여러 명이 함께하는 식사자리라면 제육볶음과 함께 반주를 해도 괜찮겠다.


· 돼지국밥 5000원, 제육볶음 1인 7천원.
· 전라북도 진안군 진안읍 군상리 406-7 진안시장 내. 063-433-0560



까뭇까뭇한 털을 보니 흑돼지가 맞구나, 소나무회관

진안군은 더덕구이, 흑돼지 삼겹살, 산채비빔밥, 쏘가리 매운탕,
애저찜, 민물매운탕, 어죽, 송어회를 진안 8미로 꼽고 있다.
자세히 보면 대부분 쉽게 맛볼 수 있는 음식이고
진짜 진안에서 먹어봐야 하는 음식은 애저찜과 흑돼지 삼겹살 정도로 압축된다.



새끼돼지로 만드는 애저찜이나 애저탕은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편이니
누구나 어렵지 않게 맛볼 수 있는 음식은 흑돼지고기로 정해진다.
진안은 밤낮의 기온 차가 크기 때문에 돼지의 육질이 치밀하고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소나무 회관에서는 까만 털이 송송 박힌 것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삼겹살을 낸다.
돼지고기 맛이 뭐 특별할까 생각하면 오산이다.
살코기 내에 지방성분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어 그 고소한 맛은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껍질이 쫀득하게 씹히는 식감도 훌륭하다.

· 흑돼지 삼겹살 1만2000원.
· 전라북도 진안군 진안읍 군하리 73-2. 063-433-3634

대가리까지 튀겨줘야 진짜 닭집, 현민닭집

진안에 들렀는데 별안간 프라이드 치킨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조금 곤란해질 수 있다.
프랜차이즈 치킨집이 눈에 띄지 않기 때문.
그렇다면 진안 사람들은 튀긴 닭을 먹지 않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치맥 애호가들이 득시글거리는 대한민국 땅에 닭튀김집 없는 지역이 있다는 소리는 못 들어 봤다.



진안의 고즈넉한 밤에 프라이드 치킨이 땡긴다면 주저 없이 현민 닭집으로 가자.
닭집 앞에 서면 여기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생닭·산닭'이라고 가게 유리창에 적혀 있기 때문. 그래도 망설이지 말고 문을 열자.
그리고 당당하게 주문을 하면 된다.
반 양념 반 무 많이. 주문이 들어가고 30~40분이 지나야 치킨이 나온다.
현민 닭집의 프라이드 치킨은 튀김옷에 깨가 많이 들어가 있고 과하다 싶을 정도로 바삭거린다.
자꾸 손이 가는 맛이다. 결정적인 매력은 닭발과 모래집, 그리고 대가리까지 튀겨준다는 것.

· 프라이드 치킨 1만7000원, 양념 치킨 1만8000원.
· 전라북도 진안군 진안읍 군상리 406-60. 063-433-1932



이제는 잊혀가는 추억의 분식집, 왕따 분식

김밥 메뉴를 메인으로 밀고 각종 공장제 분식을 파는
프렌차이즈 가게들이 우후죽순처럼 늘면서 동네 분식집들이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주머니 가벼운 서민의 선택지에 다른 대안이 없으니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프렌차이즈 식당으로 들어가지만 그런 가게가 '천국'의 맛을 보여줄 리는 만무하다.

하지만 진안 읍내에 위치한 왕따 분식은 여전히 건재한 모습으로 손님을 받고 있다.
손님들만 봐도 가게의 인지도를 짐작할 수 있다.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 손님부터
가족단위 손님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식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뉴판에는 다양한 음식이 적혀있지만 분식집에서는 분식을 시켜야 제맛.
커다란 플라스틱 대접에 수제비가 담겨오는 모양새가 추억의 분식집을 떠올리게 한다.
특별한 재료가 들어가진 않았지만 말끔한 맛이다.
섭섭지 않게 들어간 표고버섯과 감자가 맛을 더한다.




· 수제비 4000원, 쫄면 4000원
· 전라북도 진안군 진안읍 군상리 403-10. 063-433-1333

넉넉한 인심 묻어나는 팥죽 한 그릇, 진안 순두부집

시장 안에 위치한 식당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아무 음식이나 시켜도 다 평균 이상은 한다.
점심시간이 되면 식당이 꽉 차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곳에 들러 어떤 메뉴를 골라야 하냐고 묻는다면 팥죽을 꼽겠다.
실제로 시장 밖 간판에 보면 '팥죽·팥칼국수 전문 진안 순두부집'이라고 적혀있다.



어떤 사연이 있는지 모르겠으나 한 번 정한 상호를 바꾸지 못하겠고
손님에게 추천할 대표 음식을 알려줘야겠으니 어쩔 수 없는 임시방편인 것처럼 보인다.
이 가게의 팥죽은 양이 넉넉하다.
오천 원으로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칭찬받을 일이다.
양만 많으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제대로 쑨 팥죽이다.
숟갈을 뜰 때마다 새알심이 '솔찬히'나온다.




· 새알팥죽 5000원.
· 전라북도 진안군 진안읍 군상리 406-7 진안시장 내. 063-433-0622

- 글 채동우 기자 | 사진 김해진 기자 / eastrain@outdo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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