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경하여 달라 했소? 분별을 가져달라 했소? (吾欲尊乎欲別乎) 어느 선비가 기녀(妓女)에 빠지게 되자 그의 아내가 선비를 책망했다. "아내를 박대하고 기녀에게 빠지게 된 연고는 무엇입니까 ?" "아내란 무릇 서로 공경하고 서로 분별을 가져야 하는 의리가 있기 때문이오. 아내는 존귀하여 함부로 욕정을 풀 수 없으나 기녀는 욕정에 맞추어 마음대로 할 수 있소. 음탕한 일에도 마음껏 재미를 다 할 수 있으니 자연히 허물 없고 가깝게 되는 것이 당연한 이치가 아니요 ?" 그러자 이 말에 아내는 크게 노하면서, 남편을 사정없이 때려 주었다. "내가 언제 공경해 달라 했소? 분별을 가져달라 했소 ? " 서로 마주 볼 뿐 할말을 잊다.(相顧無言) 어떤 사람이 이튿날 산소에 벌초하러 가려고 여종에게 새벽밥 지으라 분부하고 안방에서 잠을 잤다. 이튿날 일찍 여종은 새벽밥을 지어놓고 상전이 일어나기를 기다렸다. 동녘 하늘이 밝아와도 아무런 동정이 없어 조용히 창밖에서 엿들어 보았다. 그련데 상전 부부가 안방에서 교합(交合)을 하느라 한창이지 않은가. 여종은 감히 조반을 드시라는 말도 못하고 한숨만 내쉬며 기다리다 보니 어느새 해가 떠올랐다. 그러자 집안의 닭들이 뜰 아래에 내려와 암수가 교합을 시작 하였다. 이에 여종이 분기가 탱천하여 교합하는 닭들을 걷어 차면서 말했다. "너희 닭들도 산소에 벌초 가려고 이런짓을 하느냐 ?" 이말을 듣고 부부는 서로 마주 볼 뿐 할 말을 잊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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