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nt Disease 誌에 게재, 우리나라 균주 북미에서 유래 가능성

​​​​​​​왼쪽부터 김지현 교수, 송주연 연구교수 [사진 출처=연세대학교]
왼쪽부터 김지현 교수, 송주연 연구교수 [사진 출처=연세대학교]

[한국강사신문 한상형 기자] 연세대학교(총장 서승환)는 농림축산검역본부(이하 검역본부) 및 단국대학교와 공동으로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과수화상병의 원인균인 어위니아 아밀로보라(Erwinia amylovora)’의 유전체 서열을 완전 해독하고 정보를 분석해 전문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고 28일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에서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이하 농기평)을 통해 지원하는 농림축산식품 미생물유전체전략연구사업단(단장 연세대학교 김지현 교수)은 검역본부 식물검역부(이성진 연구관) 및 단국대(김성환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경기도 안성시, 충남 천안시, 충북 제천시에서 2015년에 분리된 화상병 균주 5종의 유전체 전체 염기서열을 완전 해독해 공개하고 다른 화상병 균주와 유전체 정보를 상세 비교분석한 결과를 미국식물병리학회(APS)에서 출판하는 저명 식물병 연구 국제학술지인 Plant Disease에 온라인 게재했다.

연구진은 국내에서 분리된 화상병균의 유전체가 북미에서 발견되는 종류 중의 한 유전형과 매우 가까운 관계인 것을 밝혀내고,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화상병은 단 한 번 유입된 병원균이 확산되어 초래되었을 것으로 결론지었다.

이번에 해독된 화상병균의 유전체는 북미, 유럽 등에서 분리된 다른 화상병균과 마찬가지로 약 380만 염기쌍으로 이루어진 염색체와 28천 염기쌍의 플라스미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비록 이번에 분석된 균주 수가 적어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검역병원균인 화상병균의 국내 유입 시점도 첫 발생한 2015년보다 몇 년 앞서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세계 각지의 다양한 숙주에서 분리된 균주와 유전체 서열을 비교해 찾아낸 다양한 유전변이를 분석해 한국 균주는 크리스퍼(CRISPR) I 그룹에 해당되며, 핵심 유전자 세트를 이용한 유전체 계통분석을 수행해 미국, 캐나다, 멕시코, 유럽 등지에서 분리된 Widely Prevalent 클레이드(clade)의 한 유형에 속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과수의 흑사병또는 코로나라고도 불리는 화상병은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5년 경기도 안성의 배 과수원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는데 이는 동아시아(극동)에서 첫 사례이며, 뾰족한 방제 대책이 없어 발견 즉시 소각 또는 매몰해야 한다.

화상병은 1780년 뉴욕 허드슨 밸리의 사과, , 퀸스에서 처음 발병이 보고된 이후 북미에서 뉴질랜드, 유럽, 중앙아시아 등 세계의 여러 지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한편, 화상병균과 비슷한 어위니아 파이리폴리애(Erwinia pyrifoliae)’ 세균이 일으키는 유사한 병징의 가지검은마름병은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발생한다.

올해는 특히 화상병이 한반도 내륙지방에 대발생해 충주, 제천 등 충청과 경기, 강원뿐만 아니라 전북 익산까지 퍼졌고, 경북의 사과 주산지와 나주, 진주 등 배 주산지까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균주의 유전체 해독 및 분석을 주도한 연세대 송주연 연구교수는 이번에 확보된 우리나라 화상병균의 유전체 정보는 향후 유전학 및 역학 연구에 기초 자료로 제공될 수 있으며, 특히 화상병 예찰 및 신속 진단방제를 위한 기술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성과에 대해 김지현 교수는 농가의 피해와 커다란 경제적 손실을 야기해 사회적 현안으로 대두된 화상병의 진단과 방제를 위한 기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세계로 수출되는 우리나라 대표 과일인 사과배의 안전한 생산과 과수 농가의 어려움 극복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향후 계획에 대해 국내 화상병균의 유전자 변이 여부 확인 및 국외 화상병균의 유입 등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지속적인 화상병균의 유전체 정보 분석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사진 출처=연세대학교]
[사진 출처=연세대학교]

​​​​​​​미생물유전체전략연구사업단은 농식품 분야의 유용 미생물과 유전체 정보를 자원화하고 실용화·산업화로 연계해 바이오산업의 발전을 견인하고 국가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포스트게놈 다부처 유전체사업의 일환으로 2014년부터 농식품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사업단은 현재 추진 중인 2단계 사업에서 농축식품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의 초석을 닦고 있으며, 화상병 예방 및 치료기술의 조속한 개발을 위해서도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 연구는 농식품부에서 농기평을 통해 지원하는 농림축산식품 미생물유전체전략연구사업과 수출전략기술개발사업, 농생명산업기술개발사업, 그리고 검역본부의 식물검역검사 및 수출촉진 사업으로 수행됐다.

 

논문명 : Genome analysis of Erwinia amylovora strains responsible for a fire blight outbreak in Korea (Plant Disease 2020.9.15. First Look 온라인 공개; https://apsjournals.apsnet.org/doi/10.1094/PDIS-06-20-1329-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