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비 그친 뒤, 청계사 청계산을 오르며 - 박온화 (22회)

by 사무처 posted Jul 2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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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시름들이 뜻밖의 선물로 변화되는 감사로운 시간들이, 살면서 몇번 있었다.
오늘 청계사 방면으로 오르는 청계산 산행도 그런 날들 중에 하나로, 로또 맞은 날이었다.

새벽에 눈을 뜨니 빗줄기 겁이 난다.
7시 반 집을 나설 때엔 살짝 갈등도 일었다.
택시, 전철, 버스 내내 7월의 빗소리 굵었다.

선후배 동문들과 버스에서 내리기 무섭게 걱정과 조바심, 초조와 불안은 안개 걷히듯
환히 사라지고, 밝은 웃음소리 천지에 넘친다.
비 그친 뒤 흐린 날은 마냥 걷고 싶어진다.

임원진들은 얼마나 노심초사 했을까?
빗 속을 뚫고 모여드는 동문들의 산행 뚝심과 오지 못한 선후배들의 안쓰러움 모두가
비 내리고 그치는 날 아름다운 풍경이다.

20년도 넘게 청계산을 자주 다녔지만 청계사 방향으로 오르는 의왕 청계산은
처음인지라 호기심과 설렘 가득 품은채였다.
옛골 방향이 늘상으로 먹던 밥이라면 청계사 방향은 비빔국수처럼 신선했다.

출발 전 행운권 추첨도 동심으로 즐겁고 오랜만에 뵙는 선배님들이 그리도 반가운지.
63회, 66회 후배들은 어찌나 싱그러운지.

비 그친 후 풍겨나오는 산냄새, 흙내음, 풀내음. 골골이 쏟아지는 작은 폭포 물소리 시원하다.
물기 잔뜩 머금은 진초록 잎새, 진고동 줄기들. 산기운, 생생한 에너지 받으며 걸어올랐다.

처음 뵙는 청계사 부처님은 신비스러웠다.
절을 올리는 분들 뒤에서 가만히 뵈니 옆모습에선 눈을 살며시 감으셨는데
정면에선 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셨다.
황금빛 신비의 부처님을 한참 쳐다보았다.

오색 연등이 바람에 춤을 추는 아래에 연꽃 수련들이 소원을 빌어드리고 있었다.
가벼우면서도 상큼한 기운에 물들고 내려오니 4인 한 테이블에 백숙이 기다리고 있다.

참가 신청이 80여 명인 듯한데 우천으로 약 70명 정도 온 것 같았다.
먼저 내려온 40명 정도가 식당에 모였다.

코로나로 인한 마스크는 전원이 잘 지켰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임원진에서 세심히 살펴 천막의 실내와 야외로 충분히 떨어졌다.
막걸리와 맥주 건배로 초복과 중복 사이 무더위, 장마, 코로나 모두 물러가길 소망했다.

카메라 작가들의 대통 카메라 보이지 않아 보고싶고 서운한 마음에 폰사진을 담았다.
소소하지만 싱그럽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흐린 날의 사진은 물 머금은 듯 진하다.
빛이 약한 곳에선 흔들리기도 했다.
그래도 이게 어디냐고 마음을 달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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