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용(27) 바람처럼 자유롭게

by 사무처 posted Feb 1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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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어
회색의 하늘이 사라졌다
흰 구름과 파란 하늘빛이 상쾌하다
비록 쌀쌀하기는 해도 이 맑은 하늘을 어디에  비하겠는가

우울하고
아무 생각없던 마음에 볕이 드는 기분이다

 

젊을 적엔
- 이렇게 젊을 적이라는 단어가 낯설지만-
입맛이 좋아
친정엘 가면 부엌으로 들어가 바가지에 밥· 나물·고추장 넣어 한바가지를 다 먹기도 했다
비록 임신 중이긴 했어도 엄마가 놀랄만큼 입맛은 꿀맛이었다
맨밥에 물만 말아 먹어도 맛있고
"대체 입맛 없다는게 뭐야"
이해가 안갔었다

 

그런데 오십 중반을 넘어가면서
적정량이 지나면 소화에 문제가 생기고
지금은 밥그릇이 간장 종지보다  조금 더 큰 정도가 될 만큼  식욕이 없어졌다

티비에 나와
세계 각국의 음식을 너무 맛있게 잘 먹는 백종원이 부럽고
'젊어 좋겠다' 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

아무리 맛있는 프로를 봐도
'맛있겠다'  거나
' 먹고싶다'  거나  하는 생각과는 거리가 머니
옛날 70  넘어 며느리를 본   우리 시어머니
마음이 이제사 100 % 이해가 되어간다

겪어봐야  그 마음이 이해가 된다는 평범하고도  진솔한 진리다

 

나는 지금도 옛날처럼
음식이 맛있어 죽겠고
먹고싶어 죽겠는,
그런 입맛을 갖고 싶다

체중이 더 이상 늘지않는 안도감과 함께
불편한 입맛에  슬픔을 느끼는 나이가 된 것이다

 

그래도
하늘이 보이고
구름이 보이고
풍경이 보이는 나이가 된 것에
만족하고자 한다


어쩔 수 없는 세월의  직진앞에  무력한 인생인  것을‥

바람에 몸이 날아갈 것 같다
바람처럼 마음도 자유롭게 날아다녔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