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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용의 재계춘추(財界春秋)](28) 세계최초의 봉지커피, 동서식품 커피믹스
  •  권오용 한국가이드스타 상임이사(전 SK그룹 사장)
  •  

 
- 제휴에서 출발, 독자적 기술로 진보… ‘코리안 마끼아토’
- 한국 넘어 세계인의 사랑받는 제품 떠올라
동서식품의 봉지커피 맥심. 커피⋅크리머⋅설탕을 이상적으로 배합한후 1회용 고급 방습포장에 담은 커피믹스는 인스턴트 커피를 한차원 발전시킨 것으로 한국을 넘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커피제품이 됐다. (사진=동서식품)
동서식품의 봉지커피 맥심. 커피⋅크리머⋅설탕을 이상적으로 배합한후 1회용 고급 방습포장에 담은 커피믹스는 인스턴트 커피를 한차원 발전시킨 것으로 한국을 넘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커피제품이 됐다. (사진=동서식품)

한국인은 커피를 좋아한다. 커피 소비량은 세계 6위, 국내 20세 이상 인구로 따지면 연간 1인당 약 353잔의 커피를 마신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국내 커피시장 규모는 2017년 기준 약 11조7000억원으로 10년전 3조원대에 비해 3배이상 커졌다. 

‘커피’란 단어가 국내 관련 문헌에 처음 등장한 때는 19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84년부터 3년간 어의로 지낸 알렌 박사(H.N.Allen)는 본국으로 돌아가 쓴 저서 ‘한국의 풍물(Things Korea)’에서 “궁중에서 오랜 시간 대기하는 동안 궁중 시종들은 잎담배와 샴페인, 사탕과 과자를 끝까지 후하게 권했다. (중략) 후에 그들은 자기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 그 품목에 홍차와 커피를 추가했다”고 언급했다. 고종황제 시기 이미 커피는 ‘체면’을 세워주는 고급 음료로 일찌감치 유입됐다. 

1900년대 초반 서민들도 커피를 접할 수 있었다. 당시 조선에 발을 들인 프랑스 상인들은 일을 돌봐주던 나무꾼들에게 커피를 제공했다. 거무스레한 색깔에 씁쓸한 맛이 마치 약초 달인 탕국과 흡사하다고 생각했던 나무꾼들은 이를 ‘양탕국’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1945년 해방이후 미군이 주둔하며 커피시장은 자연스럽게 확대됐고, 이후 다방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탔다. 1950년대 후반 서울에서만 연간 4000만여잔의 커피가 소비됐다. 

이 시기 국내시장에서 팔리는 커피는 태반이 밀수품이거나 미군으로부터 부정유출된 제품들이었고 정상적인 커피 공급은 5%에 불과해 국가경제적 문제로 대두됐다. 1961년 정부는 이를 엄히 단속했으나 효과를 거두지 못했고 결국 커피를 양성화하기로 결정했다. 1969년에서야 수입금지 품목이던 커피가 제한승인 품목으로 완화조치됐다. 80여년간의 고된 역사를 딛고서야 커피는 우리의 생활 속에 자리잡았다. 

이광복 동서식품 사장(오른쪽)이 지난 2018년 5월 회사를 방문한 후안 파블로 로드리게스 주한대사와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콜롬비아는 동서식품의 커피 원두 주요 수입선의 하나다. (사진=동서식품)  
  

커피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동서식품이다. 동서식품은 1970년대초 미국 제너럴푸드사와 기술제휴를 통해 맥스웰하우스 솔루블(soluble)커피를 국내에서 최초로 생산했다. ‘커피 둘, 설탕 둘, 프림(크리머)둘…’ 입맛따라 탄 까무잡잡한 음료는 곧 서민들의 일상이었다.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커피믹스를 처음 개발한 곳도 동서식품이다. 1976년 동서식품은 커피⋅크리머⋅설탕을 이상적으로 배합한후 1회용 고급 방습포장에 이를 담았다. 커피 생산의 노하우를 응용해 인스턴트 커피를 한차원 발전시킨 최초의 파생제품이었다. 

이 같은 ‘한국형’커피는 우리나라만의 문화와 역사 속에서 성장했다. 우선 휴대가 간편하고 보관도 용이해 언제 어디서든지 더운 물만 있으면 손쉽게 마실 수 있는 커피믹스는 우리나라 특유의 ‘빨리빨리’문화가 만들어낸 기술적 진보였다.

커피믹스가 솔루블 커피의 인기를 잠식한 계기는 1997년 외환위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위계 문화가 공고했던 IMF이전까지만해도 커피는 부하 직원이 타주는 음료였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고 조직 문화가 변화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각자 원하는 만큼 커피를 타 마시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최적의 배합비가 맞춰져있어 항상 같은 맛을 낼 수 있는 간편한 커피믹스가 점차 주목받기 시작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 

커피는 원두를 빼고 이야기할 수 없다. 커피 본연의 맛을 살리고 특유의 향기를 잡을 수 있는 기술이야말로 커피믹스의 진보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동서식품은 브랜드에 따라 최소 80%에서 최대 100%까지 콜롬비아⋅과테말라⋅온두라스 등의 고급 아라비카 원두를 100% 사용한다. 또한 우유를 함유해도 커피의 맛과 향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고, 배합 재료에 따라 가장 잘 어울리는 원두를 컴퓨터 시스템에 따라 최적화된 조건으로 로스팅할 수 있는 기술도 완성했다. 뿐만 아니라 물과 원두의 접촉시간을 최소화해 신속하게 커피를 뽑아내는 ‘추출’과 최단시간에 여러 종류의 향을 뽑아내는 ‘향회수’공법 역시 지금의 동서식품 커피믹스를 만들어낸 노하우다. 

동서식품의 커피믹스는 이제 ‘코리안 마끼아또’라 불리며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대한민국 커피 역사 40년이 응축된 코리안 마끼아또는 오늘도 최상의 맛과 향기를 내뿜고 있다.

권오용은
고려대를 졸업했으며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제실장•기획홍보본부장, 금호그룹 상무, KTB네트워크 전무를 거쳐 SK그룹 사장(브랜드관리부문), 효성그룹 상임고문을 지낸 실물경제와 코뮤니케이션 전문가다. 현재 공익법인 한국가이드스타 상임이사로 기부문화 확산과 더불어 사는 사회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 있다. 저서로는 대한혁신민국(2015), 권오용의 행복한 경영이야기(2012),가나다라ABC(2012년), 한국병(2001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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