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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T대장정 이야기(21) : 춤추는 호수, 빛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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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emarie meadow.jpg

 

 

1.

새벽녘 꿈에 어머니를 봤다. 돌아가신지 반년이 됐는데 꿈에 나타나신 것은 처음이었다. 혼자가 아니라 대여섯 분이 함께 오셨다. 주변이 환한 빛 속이었다. 그 중에서 가장 으뜸 되시는 듯한 분이 ‘니네 엄마가 너 얘기를 하도 많이 해서 보러왔다.’고 했다. 어머니는 조금 쑥스러운 듯, 옆에 비켜 서계셨다. 누구시냐고 어머니에게 여쭤봤더니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들이시란다. JMT에 나선 아들이 걱정돼서 꿈에 나타나셨는지는 몰라도 기분이 좋았다. 다 잘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로 연결되는 이승의 인연이 저승에서도 연결되나 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8월13일, 열이틀 날의 인환이의 JMT 등정일지는 아주 짧다. 등정일지가 짧다는 것은 아무 탈 없이 운행했다는 이야기인 셈이다. 단지, 리조트에서 trail head까지 사륜구동형 찦차로 데려다 주는 삯이 1인당 $10인데 탈 것이냐, 아니면 걸을 것이냐를 놓고 고민을 하다가 다섯 명 몫의 거금 $50을 주고 찦차를 탔는데 결과적으로 그것이 탁월한 선택이었었다. 찦차는 30여분이나 먼지를 휘날리며 비포장도로를 달려 우리를 트레일 코스 진입하는 곳까지 데려다 주었다. 만약 걸어서 나왔다면 땡볕 아래 아마 다들 다시 녹초가 되고 말았을 것이다. Bear Creek을 끼고 올라가서 걷다가 5시경에 물 흐르는 곳에 캠프 사이트를 찾았다. 이 날 걸은 거리는 10.6km밖에 되지 않았고, 고도도 2,339m에서 2,638m로 완만했다.

 

 

2.

8월14일 JMT대장정 열사흘 째 되는 날, 8시 10분에 출발했다. Bear Creek을 끼고 계속해서 전진하다가 9시40분경에 우리 나이 또래의 한국인 부부를 만났다. 한국인은 한국인을 알아보는 특별한 후각을 가지고 태어났는지 이 깊은 산중에서도 서로를 본능적으로 알아봤다. 이름은 John Hwang이며 L.A.에서 부동산 사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열흘 남짓한 일정으로 자기네 부부는 남쪽에서 시작해서 북쪽을 향해 올라가고 있는데, 친구 부부는 반대로 북쪽에서 시작해 남쪽 방향으로 내려오고 있다고 했다. 중간지점에서 만나 상대방 친구와 자동차 열쇠를 주고받을 뿐 아니라 아파트 열쇠도 주고 받아서 도착하면 친구네 집에서 묵을 생각이라고 했다. 좋은 아이디어 같기는 한데, 글쎄, 나 같으면 친구네 부부와 함께 처음부터 같은 코스를 걸었을 텐데... 그렇지만 암말 안했다. 그 부부는 언제가 기회가 되면 한국에서 백두대간을 종주해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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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T에서 다섯 번째 고갯마루인 Seldon Pass를 향해 기어 올라가며 Marie Lake호수를 지날 즈음해서 레인저(ranger)를 만났다. 우리나라에는 이 제도가 없지만 국립공원 산악경찰이라고 할 수 있다. 국립공원 내 등산객 안전, 긴급구조와 의료서비스, 산불대처 등의 임무를 맡고 있는 레인저(ranger)에게는 사법권이 부여되어 있다. 어찌나 키가 큰지, 아니 키가 긴지, 점프하지 않고도 농구 골대를 잡을 수 있을 듯 했다. JMT permit을 체크한다고 해서 다들 꺼내서 보여주었다. 바로 옆에서는 세 명의 인부가 무거운 바위를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호수와 너무 가까이 있는 캠프 사이트를 쓰지 못하게 만들고 있었다. JMT를 보호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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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다섯 번째 고갯마루인 3,316m 높이의 Seldon Pass를 2시반경에 넘었다. 고갯마루에서 한참을 양쪽의 경치를 내려다보았다. 어찌 표현하면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양방향에서 스테레오가 되어 한순간에 터져 나오는 것 같다고 하면 될라나.

 

5시경 인환이와 균석이가 캠프사이트를 찾으러 Sally Keyes Lake 근처를 헤맬 때, 나 혼자 호숫가에서 배낭 베고 비스름히 누어 있다가 어느 순간 빛의 향연을 목격했다. 바람결에 따라 호수의 잔물결이 이리저리 움직이는데, 수십만 개 아니 수억 개의 잔물결들 하나하나가 태양을 머금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태양을 담은 잔물결들이 바람결에 춤을 추고 있었다. 호수가 춤을 추고 있었다. 때론 황금빛, 때론 붉은 빛을 발하면서 춤을 추고 있었다. 석양과 호수가 빚어낸 빛의 향연이었다. 다른 친구들에게도 보여주려고 불렀는데, 그 사이에 향연이 끝났는지 다시 무심한 호수로 변해 있었다. 그렇지만, 그 때 그 순간에 봤던 빛의 향연은 내 가슴에 평생 잊지 못할 희열로 남아있다.

 

 

빛의 향연1.jpg

 

빛의 향연2.jpg

 

 

 

* 운행거리 : 16.6km

* 고 도 : 2,638m-3,316m-3,130

* Campsite: Sally Keyes L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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