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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T대장정 이야기(27) : 갈비야, 갈비야 어서 날아오너라

김인식(20회 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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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8월20일, 등정에 나선지 열아흐레 되는 날이자 제5구간의 닷새째 날.

새벽 5시30분에 기상하여 텐트 밖으로 나와 보니 살얼음이 얼어있을 정도로 추웠다. 텐트 위에 하얗게 서려있는 서리를 텐트 양끝을 붙잡고 털어냈다. 코펠에 물을 끓여 코코아 한잔씩을 타서마신 후, 서둘러서 7시가 되기 전에 출발했다. 사방 온통 바위로 둘러싸여 있는 지대를 배낭을 메고 통과하고 있는 정경이 마치 다른 별에 와있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별에 와서 미션을 완수하고 반드시 생환해야 하는 주인공같은 느낌이었다. 그런 결연한 느낌이 들었던 것은 천지에 스며든 새벽 정기 탓이었나 보다.

 

그런 느낌 때문인지 다들 제 컨디션이 아닌데도 신발 끈을 질끈 매고 배낭을 짊어진 다음에 대장을 따라 군소리 없이 전진했다. JMT 8번째 고갯마루인 Pinchot Pass(3,695m)를 넘는 것이 오늘의 미션이었다. 3시간 이상을 걸은 후, 휴식을 겸하여 이른 점심을 먹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성채 공격 직전에 배를 채운 셈이었다.

 

점심이라야 찐쌀 넣고 끓인 라면이었지만 여하튼 점심을 자~알 먹고 나서 11시 30분경에 3,695m의 Pinchot Pass고지를 향해 진군을 시작했다. 의외로 큰 어려움 없이 1시쯤에 고지에 올라섰다. 복숭아 뼈 화농수술을 받은 균석이도, 다리 근육경련으로 고생하는 리라도, 고소증으로 힘들어했던 나도 다들 아무 탈 없이 고갯마루에 올랐다. Pinchot Pass에서 잠시 쉰 다음 6.5km 더 내려와 Sawmill Pass Trail 갈림길 아래쪽에 캠프사이트를 찾아 야영했는데, 캠프사이트에는 우리 외에는 아무도 없어서 편했다. 냇가에 가서 대강 씻기도 하고 빨래도 하고 캠프화이어도 했다.

 

오늘 걸었던 트레일(trail) 좌우에 Mt.Cardinal, Mt.Striped, Mt,Pinchot, Mt.Wayne, Mt.Perkin, Mt.Cedric Wright, Mt. Ruskin, Mt.Crater 등 4,000m 넘는 산봉우리들이 도열하여 각각의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다른 별나라00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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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다른 별나라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가는 수인이)

  

 

2.

배고팠다. 사전에 예상하고 각오도 했지만 5구간 걷는 내내 배가 고팠다.

JMT대장정하는 동안 산에서 먹은 식사는 아주 단순했다. 아침식사는 초간편국인 오뚜기 미역국이나 북어국에 누룽지를 넣고 끓이거나 아니면 뜨거운 물에 미숫가루를 타서 마시는 것으로 식사를 대용했다. 그리고 점심에는 주로 라면에다 건조 쌀인 알파미를 넣고 끓여 먹었다.

저녁은 알파미로 뜨거운 밥을 하고 포장식인 육개장 국물에 말아먹거나, 리라가 우겨서 가져간 마른 나물을 데쳐서 볶음 고추장에 참기름 넣고 비벼 먹었다. 가끔은 포장식인 애호박 된장국을 끓여먹었는데, 구수한 맛으로 가장 인기가 좋았었다.

 

한국에서 가져간 크리스피 롤과 미국 현지에서 가져온 Kind와 Datrex 등의 스낵은 운행 중에 각자 알아서 먹도록 개인 지급했다. 저녁식사 후에 캠프화이어하면서 마시는 달달한 믹스 커피와 코코아 한잔은 하루의 노고를 달래주며 행복지수를 한껏 높여주었다. 한편, 열량과 영양섭취를 위해 가져간 달걀분말은 조리법을 몰라서 그랬던지 비릿한 유황냄새가 입안에 계속 남아있어 두세 번 먹은 다음에 다들 먹기를 포기했다.

 

 

 

3.

햄이라던가 꽁치통조림 등을 가져 왔으면 좋았었겠다고 인환이에게 말했더니, 짐을 더 짊어질 수 있다면 그렇게 해도 좋다고 했다. JMT 주방장이 아무리 용빼는 재주가 있더라도 재료가 없으니 별 방법이 없었다. 가끔 수인이에게 수퍼마켙에 뛰어가서 두부 한 모, 호박 한 개, 돼지고기 반 근만 빨리 사오라고 흰소리하곤 했다.

 

있으면 아무 것도 아닌데 없으니까 입방아만 찧었다. 무엇이 제일 먹고 싶냐고 물었더니 제각각이었다. 리라는 포도, 복숭아 등 과일과 싱싱한 야채를, 수인이는 부추전과 새우튀김이 먹고 싶다고 했다. 균석이는 삼결살에 소주 한잔, 인환이는 고등어구이와 오징어 데침에 아무 술이나 한잔이 생각난다고 했다. 나는 상추에 싼 갈비에다 쏘맥 한잔이 눈에 어른거렸다.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오너라. 노랑나비 흰나비 춤을 추며 오너라.’라는 동요를 개사해서 불렀다. ‘갈비야, 갈비야 이리 날아오너라. 상추쌈에 고기 한점 춤을 추며 오너라. 소주맥주 폭탄주 한잔 그득 채워서 갈비야, 갈비야 어서 날아 오너라.’  JMT 나머지 구비 길을 나홀로 갈비타령하며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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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주방장

 

 

* 운행거리 : 18.9km

* 고 도 : 3,319m - 3,046m - 3,695m - 2,985m

* Campsite : Sawmill Pass Trail J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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