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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용의 행복한 경영 이야기] 한진칼 주총, 경영권 다툼이 아닌 위기극복의 계기가 돼야

승인 2020-03-17 10: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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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용 한국가이드스타 상임이사
한진 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27일 주주총회를 가진다. 주주총회는 지분율의 경쟁이다. 더 많은 주주들의 지지를 받은 제안이 채택되고 이를 실행할 이사회를 구성하는 곳이 주주총회다. 대부분의 언론은 그래서 지분율이 비슷하다고 박빙의 승부를 예상한다.

그러나 오랫동안 기업에 몸담았던 입장에서 보면 주주들은 단순하지가 않다. 그들은 자신이 주주로 있는 회사가 오랫동안 좋은 실적을 유지하기를 바란다. 그러면서 그 회사가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기여해 자신들의 자부심도 높아지기를 바란다. 따라서 회사가 나라사랑의 경영철학을 정립하고 위기를 극복할 기업문화를 실행해 가는 것은 중요한 주총전략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적어도 나의 경험에서는 그랬다.

2005년 SK그룹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주주총회가 열렸다. 소버린 펀드의 적대적 M&A 시도에 맞서 최태원 회장이 경영권을 지켜낼 수 있느냐 하는 순간이었다. 토론이 끝날 무렵 한 주주가 손을 들었다. 얼핏 보기에 50대의 여성이었다.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돌발적 행동이었다. 나는 침이 말랐다. 어떤 발언을 할까 긴장하면서 숨을 참았다. 그런데 그 주주가 소버린 펀드를 향해 일갈했다. “돈 많이 벌었지요, 이젠 시끄럽게 하지 말고 돌아가세요. 우리가 알아서 할게요”

순간 나는 눈물이 왈칵 났다. 이젠 이겼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다. 투표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소버린 펀드는 최대 주주였지만 국민의 지지를 받는데 실패하면서 주총대결에서 실패의 쓴 맛을 봐야만 했다. 그리고 소액주주의 요구대로 지분을 전량 처분하고 얼마 후 한국을 떠났다.

한진(韓進) 그룹의 사명은 한(韓) 민족의 전진(進)을 뜻한다. 창업주 조중훈 회장이 1945년 직접 작명했다. 그가 대한항공을 인수하던 시절의 비화에는 이런 정신이 묻어있다. 1969년 3월 인수한 대한항공은 아시아의 11개 항공사 가운데 11위에 불과했다. 인수 조건은 만성적자 27억 원을 그대로 안고 납입자본금 15억 원을 5년 거치 10년 상환으로 하는 것이었다. 모두가 반대했다. 그러나 국적기가 하늘의 영토 1번지라고 하는데 마음이 흔들렸다.

한국의 영토를 늘리는 것이 한국의 전진이 아니겠는가.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재임기간 중 해외나들이에 국적기를 타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까지 더해지자 돈 만을 계산해 거절키 어려웠다. 어쨌든 부도가 난 회사를 인수한 조회장은 극성스럽게 경영했다. 내실을 다지면서 항로도 개척해 영업기반을 넓혔다.

인수조건이 무리했다지만 조회장은 5년 거치기간이 끝나고 15억 원의 납입자본금을 일시에 상환했다. 조중훈의 땀의 결과였다. 인수할 당시 나라사랑의 심정을 경영에 흠뻑 쏟아 부은 쾌거였다. 국민들은 한 푼의 부담도 없이 한국의 하늘 영토를 넓혀간 대한항공을 사랑으로 성원해 줬다.

한민족의 전진을 바라는 한진의 경영이념은 기업문화로 계승됐다. 서울 올림픽 유치의 주역이었던 조중훈 회장의 뜻을 좇아 조양호 회장은 유치위원장으로 평창 동계 올림픽의 유치에 성공했다. 그 후에는 조직위원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평창 동계 올림픽이 세계인의 축제로 자리 잡고 한국의 위상을 전 세계에 한 번 더 떨치게 된 데는 이런 나라사랑의 기업문화가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그의 두 딸이 저지른 상식이하의 언행은 한진의 기업문화에 큰 상처를 줬다. 그리고 그 후유증이 제대로 수습되기도 전에 조양호 회장은 지난 해 타계했다. 그의 타계와 함께 한진은 두 가지의 도전에 직면했다. 확실한 지배주주가 없는 탓에 경영권 분쟁이 생긴 것이고 이 와중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상 초유의 초대형 위기를 불러왔다.

위기 극복에는 업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절대적이다. 경험에서 축적된 현장중심의 기업문화가 절대 필요하다. 1970년대 두 차례의 오일쇼크가 닥쳤다. 그 때 대한항공이 도입한 A380 점보기는 “비키니 차림”이라고 불리었다. 도색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색할 경우 6드럼이 소요되는 칠 무게가 비행기를 무겁게 해 연간 5천 갤런 이상의 연료가 더 소모되기 때문이다. 이런 위기 극복의 DNA가 현장에 녹아나 있는 것이 한진의 기업문화다.

그들은 하나가 되어 위기를 이겨 낸 저력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기업문화다. 대한항공의 노조가 총수인 조원태 회장의 손을 들어 준 것은 이례적이기는 해도 기업문화의 힘이다. 노조가 직접 소액주주 규합에 나선 것도 기업문화의 승계야 말로 위기 극복의 원동력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이득(Capital Gain)을 염두에 둔 펀드 자본이 나라사랑의 기업 문화를 계승할 이유가 없다. 업의 본질에 대한 현장에서의 경험이 전무한 경영자가 위기 극복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는 없다. 배워서 하기에는 시간적 여유도 없고 당면한 위기 또한 너무나 크다. 더욱이 오늘의 위기를 초래한 장본인인 조현아 전 부사장이 경영에 참여한다면 그 자체로 위기극복의 동력은 현저히 떨어져 버릴 것이다. 국민들의 지지와 성원이 끊기면서 위기는 반복될 것이다.

이달 27일 열리는 한진칼의 주주총회는 외견상 경영권을 둘러싼 다툼으로 비춰질 수 있다. 그러나 본질은 한민족의 전진을 소망하며 성장해 온 한진그룹이 기업문화의 승계자로 누가 더 적합하냐를 선택하는 자리다. 부디 시장의 현명한 선택으로 이번 주주총회가 한진 그룹에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능케 할 기업문화가 다시 충전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글로벌경제신문 경영자문위원/한국가이드스타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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