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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금융자산의 축적과 효율적인 운용이라는 측면에서 일본과 미국의 사례를 비교해 보면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는 걸 알 수 있다. 1987년말에서 2017년말 사이에 일본의 가계금융자산은 832조엔에서 1880조엔으로 2.3배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에 미국의 가계금융자산은 12.8조달러에서 80.4조달러까지 6.3배 정도의 규모로 늘어났다.
 
그 결과, 30년전에는 당시의 환율로 계산해서 세계 1위였던 미국의 가계금융자산 규모가 2위인 일본의 1.9배였는데 2017년말에는 4.9배 정도로 규모차이가 확대되었다.30년전과 비교하면 일본의 가계금융자산은 미국에 비해 거의 늘어나지 않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배경으로는 장기간의 경제불황, 디플레이션 국면의 지속으로 명목 GDP가 늘어나지 않았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소득이 늘지 않고 소득에서 금융자산으로의 자금유입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유는 그 뿐이 아니다. 가계금융자산 그 자체를 증식시키는 원동력인 투자상품(리스크성 자산)의 비율이 지나치게 낮다는 점 또한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이유이다. 

일본의 가계금융자산 1880조엔중 51%는 현금, 예금에 들어가 있다. 지금과 같은 제로퍼센트금리 하에서 절반 이상을 무수익 금융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상품의 보유비율을 보면, 주식이나 투신펀드 등으로 직접 보유하고 있는 비율은 미국이 50%를 넘는데 비해 일본은 18%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연금, 보험 등을 통한 간접적인 보유까지 포함하면, 미국은 70%가까이에 달하는데, 일본은 이를 포함한다해도 30%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 결과 과거 20년간의 가계금융자산 전체의 운용에 의한 증가분이 미국은 플러스 132%였던 데 비해 일본은 플러스 19%에 지나지 않았다. 두 나라의 포트폴리오 차이가 금융자산 증가의 차이를 가져온 큰 이유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일본에서도 1990년대 중반부터 '저축에서 투자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가계금융자산 중 투자상품의 비중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그로부터 20년 이상 지난 지금도 일본의 가계금융자산 구성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예를 들어, 현금·예금의 비중은 1995년의 50%에서 2017년말에는 51%로 오히려 소폭 늘어났다. 20년이상 같은 슬로건을 내걸고 노력을 해왔지만 전혀 효과가 없었다는 뜻이다. 이에 일본의 정책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들어 '저축에서 투자로'의 의미를 국민들에게 바르게 전달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반성의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고령세대 대상 투자설명회 같은 곳에서 일본과 미국의 가계금융자산 중 상품별 비율 비교표를 보이며 '저축에서 투자로'를 설명하면 많은 참가자들은 은행예금을 해약해서 주식이나 펀드를 구입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그 결과 "우리 같은 고령자들에게 더 큰 리스크를 지라는 말이냐"는 식의 반론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여 일본 금융청은 우선 '저축에서 투자로' 대신 '저축에서 자산형성으로'라고 슬로건을 바꾸었다. 투자에 대한 마음가짐도 지식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은 고령세대들에게 예금을 해약하여 주식이나 펀드를 구입하라고 할 경우 성과보다는 부작용이 더 클 거라는 깨달음에서다. 그보다는 저축은 많지 않더라도 근로수입이 있는 현역세대들에게 수입에서 소비하고 남은 자금을 저축보다는 투자로 유도하겠다는 발상이다. 이를 통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투자상품의 비율을 높여가겠다는 것이다. 투자상품 중에서도 보험이나 연금을 통한 간접투자방식에 비중을 두고 있다. 예를 들면, 투자(DC)형퇴직연금, 개인형퇴직연금, 소액투자비과세제도 등이 그것이다. 1980년대 이후 미국의 현역세대들이투자형연금을 통해 투자에 눈을 떠서 주식이나 주식형펀드시장에 진입한 것과 같은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3668조원(2017년말 현재)에 달하는 우리나라 가계금융자산의 운용현황은 어떤가? 예금금리가 20%를 넘던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절반 가까이를 현금·예금에 넣어두고 있고 고수익이 가능한 투자상품의 비율은 보험·연금을 통한 간접보유분을 합쳐도 30%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100세 시대의 노후를 책임져 줄 소중한 가계금융자산의 대부분이 무수익금융자산에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일본처럼 현역세대를 투자자로 육성하려는 노력 또한 보이지 않는다.  

퇴직연금가입자가 상용근로자의 절반을 넘고 개인형퇴직금연금(IRP)이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같은 세금우대 상품도 늘고 있지만, 유입된 자금의 90% 가까이가 1%대의 예금금리 상품과 다를바 없는 원금보장형 상품에 들어가 있다. 퇴직연금 도입 기업이나 금융업계가올바른 투자교육, 연금교육을 통한 건전투자자 육성 노력을 하기보다는 눈앞의 수익이나 책임회피에만 신경써온 결과라고해야 할 것이다. 정책당국, 기업, 금융업계 모두에게 심각한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강창희(18회).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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