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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pandemic) 시대의 해양안보

출처: 국방일보 2020. 05. 21  

KIMS Periscope 194호(한국 해양전략연구소 발행)
 

   
 
이제 확실하게 ‘세계적 대유행’(pandemic)이 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19)가 세상의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 국제정치의 한 기둥인 해양안보 분야도 이 코로나바이러스가 휘두르는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다.

지난 3월 말 베트남 방문 후 일어난 10만 톤급 미국 핵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호 일부 승조원의 감염으로 인한 이 배의 항해 및 작전중단 사태는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세계적 대유행 감염증이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은 물론 세계의 해양안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루즈벨트호 사태는 미국 해군 지휘체계와 관련하여 함장의 면직은 물론 상관인 해군장관 서리의 사임을 불러왔을 뿐 아니라 미국 해군력의 상징인 거대한 핵 항공모함을 단번에 멈춰 세워버린 것이다. 한 마디로 불과 80~100㎚(1㎝=1000만㎚)도 안 되는 초미물(超微物) 바이러스가 항공모함이라는 거대한 물리적 군사력을 단숨에 굴복시킨 것이다.

해군력의 요체인 군함이 이번 팬데믹의 상징 코로나바이러스에 당한 사례는 루즈벨트호뿐 만이 아니다. 아시아·태평양 해역에 배치된 미국의 다른 항공모함들(칼 빈슨호 등 3척)도 작전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프랑스의 유일한 핵 항공모함 샤를 드골(Charles de Gaulle)호도 4월 중순 1,700여 탑승대원 중 700여 명이 코로나 양성반응을 받아 툴롱항으로 즉각 귀환했으며 최근 러시아의 핵 잠수함도 항해 중 승조원의 감염으로 인해 항해를 중단한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항공모함은 몸집이 커 다소 예외적일 수 있으나 대체적으로 해군 함정은 육상 병영과 달리 승조원들에 대한 공간 확보가 쉽지 않아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전파성 감염증에 취약한 것이 사실이다. 즉, 함정에서의 공간 확보는 태생적으로 어렵고 밀폐된 공간에서 승조원들의 집단생활이 불가피하여 감염증을 예방하기 위한 이른바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는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이러한 이유로 코로나바이러스는 한번 발병하면 선내에서 옮겨지기 쉬우며 감염증 유행 시 해군 함정 운용의 최우선 순위는 바이러스 발생 자체를 막는 것이라 할 수 있다(민간부문의 경우, 제한된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타는 크루즈선은 일단 발병하면 이미 ‘바이러스 배양기’로 알려져 있다). 불행히도 감염병이 발생하면 군함은 항해와 작전을 중단하고 멈춰 설 수밖에 없으며 관련 당사국의 해양안보는 공백을 맞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상황이 지난 4월 미국에서 일어났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태평양에 배치한 항모 4척에서 모두 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했으며, 미국의 항모들이 발이 묶인 상황에서 중국의 항모 전단은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해상 기동훈련을 실시하는 등 태평양을 휘젓고 다녔다. 더욱이 최근 중국의 일부 강경 민족주의론자들은 코로나바이러스가 미국의 태평양해역 함정배치에 영향을 주고 있는 틈을 이용하여 대만침공까지 주장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세계적 대유행’ 감염증은 해군함정의 운용에만 영향 미치는 것이 아니다. 해양안보와 관련된 무기도입과 국방예산 등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이미 코로나 피해를 입은 국민들에 대한 긴급재난지원금 확보를 위해 2·3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시 F-35A 스텔스 전투기 도입과 해상작전 헬기·이지스함 관련 예산 약 2조 원 이상(2차 1조 4,700여 억 원, 3차 약 7,000억 원)을 삭감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국방예산 삭감은 해양안보와 관련한 해군의 다양한 기능수행에 영향을 미칠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예산문제 고려와 함께 팬데믹 감염을 우려한 자국의 봉쇄 또는 격리정책을 시행한다면 군함이 참여하는 해양질서 유지를 위한 다국적 또는 양자 훈련이 영향받을 수 있으며 인접국과의 협력도 감소될 수 있는 등 해군과 관련한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은 매우 광범위하게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일부 해군력 증강예산이 삭감되고 있는 것에 비해 북한은 신형 SLBM 탑재를 위한 새로운 잠수함 건조를 추진하고 있어 한반도 해양안보의 우려사항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의 석학 헨리 키신저는 코로나바이러스 이후 국제질서는 근본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한 뉴욕타임즈의 유명 칼럼니스트 토마스 프리드만도 최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세계는 ‘코로나바이러스 이후’(AC: After Corona)와 ‘코로나바이러스 이전’(BC: Before Corona)으로 확연히 구별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두 사람의 발언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는 물론 우리나라의 해양안보 분야에 미칠 영향은 엄중하다. 팬데믹 시대를 맞아 바이러스 미물(微物)과 같은 비전통적 안보위협에 대한 철저한 대비 및 근본적인 사고의 전환과 함께 북한의 움직임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할 때이다.  
 

이서항
한국외교협회 부 회 장

약력
이서항 부회장(shlee51@kcfr.or.kr)은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후 미국 Kent주립대에서 정치학박사를 취득하고 외교안보연구원(현 국립외교원) 교수 연구실장과 주뭄바이 총영사를 지냈으며 2015-2019 기간 동안 한국해양전략연구소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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