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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형의 퍼스펙티브] 전자투표 확산, 정치 대변혁 부른다

미국 대선 혼란과 전자민주주의 미래

이광형 KAIST 바이오뇌공학과 겸 전략대학원 초빙석좌교수

이광형 KAIST 바이오뇌공학과 겸 전략대학원 초빙석 좌교수

미국 대통령 선거를 보면서 고대 그리스 민주주의를 생각하게 됐다. 민주주의라는 제도를 최초로 정착시켰던 그리스 사람들은 민주주의의 취약점을 알고 있었던 듯하다. 그리스 도시국가 중 가장 번영했던 아테네에서는 민주주의에 위해가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추방했다. 시민들이 투표로 6000표 이상 찬성하면 해당자는 외국으로 쫓겨나 10년간 돌아올 수 없었다. 그들은 민주주의가 유리 항아리처럼 깨지기 쉬운 제도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사실 민주주의가 깨지고 국가가 독재자의 손에 들어간 사례가 많다. 아테네도 독재국가인 스파르타에 의해 굴복되고 말았다. 그리스의 민주주의를 이어받은 로마의 공화정은 시저의 폭주 앞에 무너지고 황제가 지배하는 국가로 넘어갔다. 프랑스혁명의 결과로 태어난 제2 공화국은 나폴레옹 3세의 궁정 쿠데타로 무너졌다. 20세기 들어 가장 이상적인 민주주의 헌법을 가졌다고 일컬어지는 독일 바이마르공화국도 히틀러의 손에 넘어가 버렸다. 그 외에도 군사 쿠데타에 의한 민주주의 전복 사례는 수도 없이 많이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났지만, 우편투표의 유효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트럼프 때문에 미국 민주주의가 상처를 입고 있다. 현대 민주주의 모범 국가로 존경받던 미국이 투표 방법 때문에 논란에 휩싸인 것을 보면서 민주주의와 투표 제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전자투표의 안전성 문제없어
 
미국 대선을 하루 앞 둔 지난 2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유권자들이 태블릿PC 터치 스크린에 투표하는 방식으로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대선을 하루 앞 둔 지난 2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유권자들이 태블릿PC 터치 스크린에 투표하는 방식으로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서 모든 성인 남자는 아고라 광장에 모여 중요 사항을 논의해 결정했다. 이를 민회라 불렀다. 여기에는 성인 남자만 참여할 수 있었다. 민회는 법안을 다수결로 결정하고 고위직 공무원을 선출하는 역할을 했다. 평의회는 민회에 모인 사람 중 제비뽑기로 500명을 선발해 구성했다. 이들이 법안을 제안하고 행정직을 관리했다. 결국 지구 위 최초의 민주주의는 제비뽑기와 다수결·대의정치로 시작된 셈이다. 현재 아테네 아고라 박물관에는 그 당시에 제비뽑기에 사용했던 비석이 남아 있다.
 
이러한 제비뽑기는 중세 시대에 부활했다. 베네치아·피렌체에서도 방식은 조금 다르지만, 주요 공직자를 뽑는 방법으로 제비뽑기를 이용했다. 특히 베네치아에서는 귀족 가문들의 치열한 경쟁을 막는 방법으로 나무 공을 뽑아 지도자를 선출했다고 한다.
 
현대의 투표는 필기도구를 이용해 후보자 이름에 표기해 투표함에 넣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고대 로마의 동전에는 이 같은 투표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 남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후보자 이름 옆에 붓두껍으로 동그라미를 찍어서 표시한다.
 
1960년대에 레버 투표기(Lever Machines), 펀치카드(Punch cards) 방식이 나와서 개표 및 집계 시간을 단축해 주었다. 최근에는 전자투표기로 바뀌고 있다. 전자투표를 하면 개표와 합산에 용이하기 때문에 미래 투표 방식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이 방식이 정착되지 못하는 이유는 투표와 개표의 안정성과 보안성, 그리고 대리 투표의 위험성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 기술은 후보자들이 기술적으로 검증하고 안전하게 관리하면 크게 우려할 일이 아니라 생각한다. 현재 우리는 은행 전산시스템을 이용해 수천만 원을 송금하고도 아무런 걱정하지 않으며 살고 있다. 전자 개표기는 오래전에 도입돼 개표 효율성을 높여주고 있다.
 
또 투표 방식이 변하면 투표자 행태가 변할 수 있고 투표율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보듯 트럼프 측은 우편투표는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필자는 수년 전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전자투표자문위원으로 참여한 적이 있다. 대부분의 참석자는 신속하고 정확한 전자투표 도입을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특정 정당을 대표하는 사람은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분의 반대 의견은 예상했던 보안성이 아니었다. 뜻밖에도 전자투표를 하면 젊은 사람의 투표율이 올라가 자신의 당에 불리해질 것을 우려하는 것이었다.
 
전자민주주의란 정보 통신 매체를 이용해 자신의 의사를 정치에 반영하는 형태의 민주주의를 말한다. 대의민주주의는 고대 그리스 이후에 대규모 민주국가의 기본 이념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국민의 대표들이 주권자인 국민 이익을 대변하지 못한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일반 국민이 인터넷을 통해 직접 정치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 직접민주주의의 실현 가능성을 높일 대안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자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전자투표 방식이 우선 구현돼야 한다. 전자투표는 투표소에 설치된 전자투표기 또는 PC·휴대폰 등을 이용한 투표 방식을 말한다. 한국에서는 현재 정당의 대통령 후보나 국회의원 후보 경선, 학교 내 선거, 회사의 주주총회, 구청의 주민투표 등 여러 형태의 전자투표가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에서는 이용되지 않고 있다.
  
국민의 정치 참여 요구 커져
 
지난 8월 26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을 위해 휴대폰으로 모바일 투표하는 더불어민주당 대의원들. [연합뉴스]

지난 8월 26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을 위해 휴대폰으로 모바일 투표하는 더불어민주당 대의원들. [연합뉴스]

전자투표의 최고 정점은 휴대폰에서 각자 투표하는 것이다. 블록체인과 암호 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해 사람들의 우려도 줄어들 것이다. 결국 우리나라도 전자투표 제도를 도입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렇게 되는 날에는 모든 사람이 손쉽게 집안이나 직장에서 휴대폰으로 투표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투표란 거창한 행사가 아니라, 간단히 손가락만 움직이는 일이 된다. 간편한 투표는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변화를 일으켜 정치 대변혁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대의민주주의란 모든 사람이 정치에 참여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작된 제도다. 그런데 전자투표로 모든 사람이 손쉽게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면 스위스식 민주주의가 대두할 가능성도 있다. 스위스 국민은 연간 5회가량 중요 안건을 결정하는 국민투표에 참여하고 다양한 행정 담당자를 뽑는 선거에 참여하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제대로 국민의 뜻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커질수록 전자투표를 이용한 혼합(직접+대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은 커질 것이다. 일부에서는 어느 세월에 기득권의 반대를 극복하고 전자민주주의가 정착되겠느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그러나 시민들의 요구가 강해지면 그것은 필연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출처: 중앙일보] [이광형의 퍼스펙티브] 전자투표 확산, 정치 대변혁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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