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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농문화포럼 posted Nov 1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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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상] “날 진심으로 대했다”…‘고졸 임원’이 말한 영원무역 문화

 

 

한경BUSINESS / 입력 2022.11.05. 06:00 

 

임원 5명 중 1명이 고졸·전문대졸…‘성과 있다면 임원 되는 게 당연한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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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강성은 영원무역 수출영업관리본부 상무, 박미라 영원아웃도어 영업·물류팀 전무, 오혜준 영원무역홀딩스

인적자원팀 이사, 이흥남 영원무역 수출영업관리본부 부사장의 모습. (사진=서범세 기자)

 

1981년부터 1993년까지 한국 고등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은 30%대에 머물렀다. 4년제 대학

진학률은 20%대였다. 80%는 고등학교와 전문대를 졸업하고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1980

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 고등학교와 전문대를 졸업한 후 취업해 기업의 임원이 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그것도 여성이라면 더욱더 가능성은 희박하다.

영원무역은 이 희박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든 기업이다. 노스페이스와 룰루레몬 등 글로벌

스포츠 웨어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1위 기업’으로도 유명한 이 회사와 관계사에는

현재 12명의 고졸·전문대졸 임원이 있다. 비율은 22.64%다. 이 중 10명은 여성이다. 참고로

300대 기업(2021년 12월 매출 기준) 가운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임원 학력을 공

시한 기업 202곳의 평균 고졸·전문대졸 임원 비율은 1.63%에 불과하다.

이흥남 영원무역 수출영업관리본부 부사장, 박미라 영원아웃도어 영업·물류팀 전무, 강성은

영원무역 수출영업관리본부 상무, 오혜준 영원무역홀딩스 인적자원팀 이사 등이 희박한 가

능성을 현실로 만든 주인공이다. 이들은 한국 사회에 뿌리 깊었던 남성 중심의 문화에서 오

직 ‘실력’과 ‘직업 정신’으로 살아남아 임원이 됐다. 영원무역은 능력·성과·발전 가능성 등을

보며 이들을 품었다.

 

성래은 영원무역홀딩스 사장은 어려서 공장에 가면 이들을 언니라고 불렀다. 친밀감은 눈에

보이지 않는 큰 자산이다. 성 사장은 4인의 여성 임원에 대해 “그분들은 직업에 대한 소명 의

식을 갖고 불철주야로 열심히 일해 눈에 띄는 성과를 성취했다”며 “자연스럽게 회사에서 인

정받고 임원에까지 올랐다”고 설명했다. 수십년간 그들에게 많이 배웠다고도 했다. 성 사장

은 “20년간 가까이에서 보면서 같이 일했고 나 스스로도 이분들을 통해 많은 가르침을 얻었

다”고 강조했다.


성 사장에게 삶과 일로서 직업 의식과 의지를 가르쳐 준 4인에게 30년간의 여정과 영원무역의

기업 문화를 들어봤다. 이들의 말속에는 리더십, 경영학 교과서에서는 찾기 힘든 진실한 힘이

배어 있었다.

-영원무역, 어떻게 선택하게 됐나.

박미라 전무(이하 박미라) : “처음부터 영원무역을 다닐 생각을 한 것은 아니다. 그 시절에는 기업

인사팀에서 학교에 와 생활기록부를 보고 성적순으로 학생을 데리고 갔다. 당시 전교 2등이라 은

행에 먼저 인턴으로 채용됐다. 그런데 막상 다녀 보니 너무 힘들었다. 여직원들은 커피 심부름만

했고 이름조차 불러주지 않았다. 영원무역도 같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면접날 생각이 달라졌다. ‘미스 박’이라는 게 없었다. 나를 항상 ‘박미라 씨’라고 불렀고 다들

각자 커피를 타서 마시고 있었다. 선입견이 완전히 사라졌다. 처음 공장에 들어왔는데 직원들이 있

는 공간도 깔끔하고 투자를 많이 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영원무역은 다르겠다고 생각하고

다니기 시작했다.”

강성은 상무(이하 강성은) : “회사에 대한 첫인상이 좋았다. 공평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짧고 불편한

치마’의 유니폼을 입지 않는 것이 신선했다. 보이시하게 입는 편이고 치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 당시 한국의 대부분 기업에서는 여직원들에게 조끼·블라우스·치마와 같은 유니폼을 강요했는데

영원무역은 그런 것을 하지 않았다. 좋은 회사라고 생각이 들었고 입사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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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시계 방향으로 이흥남 영원무역 수출영업관리본부 부사장, 박미라 영원아웃도어 영업·물류팀

전무, 오혜준 영원무역홀딩스 인적자원팀 이사 , 강성은 영원무역 수출영업관리본부 상무. (사진=서범세 기자)

 

-회사에서 차별을 느낀 적은 없나.

이흥남 부사장(이하 이흥남) : “성기학 회장님이 항상 강조하는 게 있다. ‘학교에서 배운

것보다 필드에서 배운 게 더 중요하다.’ 영원무역에서는 학력·성별이 중요하지 않다. 그

사람의 능력과 열정이 가장 중요하고 다른 것들은 신경 쓰지 않는다. 학력 타파 임원 기

용을 자연스럽게 하고 앞서가는 게 영원무역의 장점이고 굉장히 자부심 있다.

 

그런 부분에서는 일류 대기업보다 일찍 선진적인 문화가 자리 잡은 것 같다. 회사의 경영

방향이나 시스템이 1980년대부터 달랐다. 다른 회사는 같은 ‘대졸’이라고 해도 그 시절에

중요한 업무는 다 남직원이 했고 여직원들은 보조 역할을 했다. 그런데 영원무역에서는

공평하게 업무를 배분했다. 여직원들도 핵심 업무를 담당하는 등 10년을 앞서갔다.”


박미라 : “차별은 한순간도 없었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고졸이라는 편견이 생길 수 있다

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나조차 그런 것들을 생각하지 않고 다닐 정도였다.

성래은 사장(성기학 회장의 차녀)은 오래 일한 테크니션분들을 ‘언니’라고 부르는 등 인간

적인 관계를 맺고 항상 고마움을 표시하려고 노력한다. 지금도 사장님은 ‘우리 전무님’, ‘우

리 상무님’이라고 부른다. 친근하고 수평적 분위기를 느끼게 해준다. 회장님 역시 성과를

내는 직원이 눈에 띄면 학력에 상관없이 지원해 준다. 영원무역에서 학력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 남들이 다 안 된다고 할 때도 ‘회장님이 날 믿어 주는데 뭐가 더 필요한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보상도 공정하다. 고졸이라고 승진 시험에서 제외하지 않는다. 고졸 직원들도 근무 연한이

차면 똑같이 승진 시험을 본다. 급여 평가를 할 때도 고졸이라 덜 주지 않는다. 업무 성과를

보고 하기 때문에 모두가 공정하게 같이 보상받는 시스템이 자리 잡혀 있다.”

강성은 : “전혀 없다. 입사부터 차별 없이 우리에게도 중요한 바이어를 맡기게 하는 등 오히

려 회사에서 전폭적으로 믿어 주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학력에 따른 차별은 경험

하지 못했다. 우리가 산증인이다. 고졸 직원을 무시하고 대졸만 우대했다면 나를 포함해 이

미 많은 분들이 나갔을 것이다. 차별이 없었기에 임원까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회사와 개인 간 신뢰가 좋은 문화를 만든 것 같다.

오혜준 이사(이하 오혜준) : “중요하다. 과장 승진 때 1년 누락된 적이 있는데 성기학 회장님이

직접 불러 ‘앞으로 기회가 있고 충분히 기대하고 있다’고 위로의 말을 해줬다. 평사원까지 챙기

는 것에 굉장히 놀랐던 기억이 있다.

성래은 사장님도 직원을 그렇게 대한다. 영우회(사우회) 회장에 당선돼 직원 전체 메일을 보낸

적이 있는데 그 메일을 보고 사장님이 메일을 잘 쓴다는 칭찬을 직접 해주고 함께 봉사 활동을

열심히 해보자고 하며 친근하게 대해 줬다. 회사가 나를 생각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믿음

이 더욱 견고해졌다.”

강성은 : “누군가 믿어 준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생길 때가 있다. 그런 부분에서 영원무역이라는

회사의 가치관과 내 가치관이 잘 맞는 것 같다. 회사를 다니면 나를 믿어 주는 상사가 있는 것

자체로 동기 부여가 된다. 성래은 사장님이 나를 전적으로 믿어 주기에 나 역시 후배들에게 같

은 경험을 주려고 하고 그들을 신뢰한다. 그런 것들이 선순환돼 지금의 회사를 만들고 있는 것 같다.”

이흥남 :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 회장님이 사람 중심, 실력 중심으로 경영했기에 고졸 학력에도

부사장이 됐다. 회사에서 학력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주목받기 이전부터 ESG 경영을 한 셈이다.

오혜준 : “맞다. ESG 분위기를 고려해 채용하겠다고 기획하고 접근하지 않았다. 고졸·전문대졸 채용에

제한을 두지 않은 것은 오래된 일이다. 의식해 ESG 경영을 해야겠다거나 사회적 요구에 맞추려고 노

력하지 않았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꾸준히 해 온 것이 이런 결과를 만들어 냈다.

영원무역은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기존에는 의식해서 특정 분야 채용을 하거나 그러지 않았지만 시대

가 바뀌었으니 아예 이런 채용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더 나은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 매거진 한경 11/5(字)관련기사 바로가기: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211021773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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