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철(36회) 그리운 사람이 되고 싶다

by 사무처 posted Oct 19,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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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낙서>
 
 
나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을까
 
전화벨이 울려 받아보니 스팸이다. 차단한다. 내내 고요했던 오후를 깨는 소리가 반가웠는지 실망이 든다. 창밖을 본다. 창밖의 세상은 여전히 잘 돌아간다. 방해라고 생각했던 소음이 반갑게 느껴진 것은 왜일까. 무덤덤하게 고립된 나의 세상을 깨운 전화 벨소리가 고마웠다.  
 
사람이 생각났다. 그리움이 몰려들었다. 전화해서 목소리라도 듣고 싶었다. 전화기를 뒤척뒤척. 뒤척이다가 알게 되었다. 그렇다. “사람이 그리운 것은 내가 그리운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그것을 알게 되고 오후 내내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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