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카드' (20회) 강진경

by 사무처 posted Feb 2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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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연휴에 일본여행을 하고자 예약한 여행사에서 연락이 왔다.

오늘까지 잔금을 입금해야 한다고 그러나 여권이 미대사관에

있으니 어찌 입금을 할 수 있겠는가. 할 수없이 예약금, 위약금을

물고는 포기 했다.

 

가족초청이민으로 1월초 미대사관에가 영사와 인터뷰를 하고 미비한

서류와 여권을 택배로 보내라고 불루레터를 유리칸막이 아래로 주며

야릇한 미소를 보낸다. 부산에 내려와 미비한 서류와 여권을 보낸지

3주가 다 되어가도 연락이 없다.

 

관련 싸이트를 매일 들어가 보아도 행정처리 중만 뜬다. 여행을 포기

하고 3일째 되는 날 드디어 승인 떨어졌고 2019년 6월27일 이전에

마국에 들어와 영주권을 받으라는 이민비자가 있는 여권과 두툼한

서류 봉투를 받았다.

 

대학에 들어가는 날 아버지의 사업이 망하여 빚쟁이 들이 갖은 욕을

하며 소란을 떨고 결국은 집안 곳곳에 빨간딱지가 붙고 한 밤중에

대충 짐을 싸 이문동으로 이사를 갔다. 먹는 것조차 힘드니 당연

커피 값조차 있을 수 있겠는가. 자연 고등학교 친구들과도 소원하여

지난번 동창에 갔더니 완전 왕따를 당하여 동창회 참석을 포기했다.

 

어렵게 의대6년을 보내고 국가의사고시와 미국의사고시까지 패스하여

군대를 갔다 와 미국으로 가고자 했던 내 꿈을 포기하고 더욱 어려워진

가정형편으로 고대병원내과에 남게 되었다. 인턴으로 근무한지 몇일

지나서 엄마가 근심어린 모습으로 오셨다. 월급 2달치 가불해주신

원무과장님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그 이후로 수련을 마칠 때까지

가불인생이였다.

 

2017년 가을 NVC(미국인민국)에서 편지 한통이 날라왔다. 귀하께서

올 연말까지 연락이 없으면 이민이 영구히 없다는 내용이였다.

이 나이에 미국에 가 살 이유는 없지만 시국이 영 불안하고 젊었을

때 꿈도 있고해서 이민 수속을 하겠다는 답장을 보냈고 비자대행업체를

통해 절차를 밟아 이민비자를 받게 되었다.

 

5월말 미국에 들어가 영주권을 받을 것이다. 45년 만이다.

비록 그곳에서 살지는 않겠지만 이루지 못한 작은 꿈을 이루워 감사할 뿐이다.

 

20강진경.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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