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뭐랬어!
 ↑ 축복 - 어제 오후, 불암산 위로 커다란 무지개가 떠올라 서울을 축복했습니다.
양재동에 사는 딸네 집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반포대교를 건너는 길이고, 또 하나는 성수대교를 건너는 길입니다. 얼마 전 반포대교 길로 접어들었는데 여간 막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내의 심기가 영 심상치 않았습니다. 내가 뭐랬어요? 이 길이 밀릴 거 같다고 했잖아요. 이 시간에 안 밀리는 데가 어디 있어? 성수대교 쪽으로 갔으면 고생 안 하잖아요. 거기도 마찬가지야. 막혀. 어쩌면 당신은 내 말을 그렇게 안 들어요. ......
엊그제 딸네 집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아내가 원하는대로 성수대교 쪽 길을 택하였습니다. 저는 맘속으로 길이 꽉꽉꽉 막히길 바랬습니다. 소원대로 교차로마다 차가 엉키어 세 번씩은 신호를 받아야 했습니다. 쾌재를 부르며 '내가 뭐랬어! 이 길도 막히잖아!'하고 앙갚음하고 싶었지만 꿀꺽 삼키고 입으로는 점잖게 우아를 떨었습니다. 웬 차가 이렇게 많아. 토요일이라 그렇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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