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미생

by sabong posted Jan 01,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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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미생(未生)


↑ 행복한 까치밥 - 복(福)자 와당(瓦當 )이 이채롭다.

조진형씨! 오후에 김포공항에 가서 바이어 픽업해서 상담하세요.
2주일 동안 신입사원 교육을 받고 회사에 출근한지 이틀째였습니다.
40년전, 홍과장님은 아무렇지도 않게 제게 이렇게 임무를 주었습니다.
물어물어 승용차를 배차받고 피켓을 써 들고 김포공항에 바이어 픽업하러 나갔습니다.

Mr. Hershman은 미국에서 온 의류수입상이었습니다.
쇼룸에서 상담이 시작되었지만 아무도 와주지 않았습니다.

Four inch, two pieces pointed collar, top center front with six buttons...
뭔 말인지 도통 알 수 없는 말로 셔츠 샘플을 주문했습니다.
One chest round pocket with flap...
명색이 통역장교 출신인데 첫날부터 영어에서 꽉 막혀 하늘이 노랬습니다.
그 때 저는 요즘 인기 드라마 '미생'의 장그래씨였습니다.
일년 후, 저는 혼자서 연간 1천8백5십만 달러를 수출해서 수출실적 1위를 했습니다.
'미생'의 회사가 있는 건물이 제가 40년 전에 입사했던 서울역 앞 바로 그 빌딩입니다.

'미생'을 보며 제 얘기 같아 드라마에서 눈을 뗄 수가 없네요.
세월이 참으로 오래 지났는데 제 삶은 여전히 미생입니다.
바둑판에서는 집 두 개 내면 완생(完生)인데
인간의 삶에선 집 두 개 내는게 쉬운 일이 아님을 깨닫습니다.
완생한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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