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만두의 지속가능한 개발
구 자 문
카트만두는 500만명이 몰려 사는 대도시이다. 시민들은 가난하며, 산업이 발달되지 못해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막일이나 소매업뿐이다.
이 도시는 천년된 사원 및 왕궁들과 함께 아직도 고대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시민들은 이 고대 유적들에 인접해서 몰려 살고 있으나, 물이 부족하고, 하수도시설이 부족하고, 전기가 부족하다. 도심은 길이 좁고 비정형이라 혼잡이 심하다. 또한 급격한 인구증가에 따라 교외지역으로 계획 없이 건물들이 들어서고 있어서 자연이 파괴되고 환경오염이 심해지고 있다.
네팔에는 수많은 종족, 카스트, 그리고 종교가 존재하며, 서로 다르면 협력하지 않고 결혼도 하지 않는다. 그 나라의 수도인 카트만두도 예외가 아니며 한마디로 전근대적인 빈곤의 도시라서 어떻게 향상시켜야 할지 장담 못할 어려움을 지니고 있다.
필자와 학생들은 빈곤하고 이러한 경제사회적 딜레마가 존재하는 제3세계의 도시 카트만두의 발전, 특히 지속가능한 커뮤니티의 발전전략을 연구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방안을 연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유엔에서도 세계 각 도시와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지방의제21’을 만들고 실행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그 내용은 대부분 환경친화적인 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향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카트만두에 와서 보는 것처럼, 지속가능한 커뮤니티의 건설을 위해서는 물리적인 것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인 요소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곳의 커뮤니티는 빈곤하고 환경오염도 심하지만, 빈부격차, 카스트제도, 종교적인 차이, 그리고 유아 내지 어린 여성 유괴 등으로 인해 사회적인 문제가 많다. 또한 주거도 불량하고 의료서비스도 좋지 않다. 이러한 문제들이 함께 해결되는 사회가 명실상부한 지속가능한 사회가 아닐까?
이 말은 지속가능한 개발은 각계각층의 복합적인, 장기적인 노력 하에 이루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유아, 초중등생, 시민, 그리고 공무원들을 위한 환경보전과 지속가능한 사회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하여 주민들의 삶의 방식 변화와 함께, 다양하면서도 구체적인 프로그램의 실행을 통해서 지속가능하며 새로운 관점에서 향상된 삶의 질 향상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곳은 금요일은 관공서가 오후 3시까지 열며, 토요일은 휴일이다. 그 대신 일요일은 한국의 월요일 같이 그 주의 시작이다. 따라서 이곳의 교회를 비롯한 종교기관들도 토요일에 모임을 가진다.
주말이라서 어렵게 약속이 되어 네팔 건설부 도시건설국장을 만날 수 있었다. 이를 주선한 사람은 한동대 국제개발대학원 출신이며 네팔정부 공무원인 ‘쉬바’이다. 이 국장이란 분은 도시개발과 관계된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는데, 우리가 느끼고 있는 다양한 도시환경문제들을 부연 설명해주었다. 이분은 스웨덴에서 도시계획학 석사를 포함한 두 개의 석사를 했다고 하는데, 잠시 만남이었지만 관련 책자도 받았고, 사진도 찍었고, 앞으로도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쉬바도 주말이라 바쁘기 때문에 우리 일행과 같이 마이크로버스를 타지 못하고 오토바이를 타고 우리 앞에서 운전해 갔고, 회의 후 다시 오토바이로 자기 사무실로 되돌아갔다. 그 이유는 금요일 오후 도심의 교통혼잡이 너무 심해 자기 주요업무 회의시간을 맞추지 못할 것 같기 때문이었다.
저녁은 이곳에 거주하는 제자들과 인도네팔식 레스토랑에서 먹었는데, 카레와 삶은 염소고기였다. 향이 진하기는 했지만 맛은 좋았다. 일부 학생들은 현지인들을 따라서 오른손으로 먹기도 했는데, 제자들 말로는 그래야 음식 맛이 더욱 느껴진다고 했다.
오늘도 히말라야는 구름에 가리어 있다. 네팔은 가난하지만 지금까지 방문한 어느 나라보다도 애착이 가는 곳이다. 나와 우리 제자들이 해야 할 일이 많기도 하지만, 경이로운 자연에 순박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기 때문이다. 자연도 보전되어야 하고, 역사적인 건물들이 보전되어야 하고, 무엇보다도 가난한 주민들의 삶이 향상되어야 하기에, 우리 학생과 교수들의 현장참여 형식의 조사분석 연구가 조그만 도움이라도 되기를 기대해 본다.
2014년 10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