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답한 가난
↑ 흑인촌 - 빈민촌이 아니라 그냥 흑인촌이다.(사우스아프리카, 더반)
아프리카 초원과 거기 사는 동물들은 참으로 기름지고 풍요로웠습니다. 아프리카의 바닷가 역시 뉴욕보다 더 깨끗하고 풍요로웠습니다. 아침마다 바닷가를 따라 조깅하는 사람들이 북적거렸고, 해뜨기 전부터 파도 타기하는 사람들의 함성이 행복을 불렀습니다. 물론 그곳은 부자들과 외국 관광객들의 천국이었습니다.
1893년, 변호사 간디는 일자리를 찾아 사우스아프리카로 갑니다. 당시 아프리카에는 7만여 명의 인도인이 살고 있었다니까요. 간디는 그곳에서 어렵지 않게 인종차별을 체험하게 됩니다. 백인이 아닌 그는 호텔에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법정에서는 판사가 인도식 터번을 벗어야 한다고 명령을 했습니다.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다고 백인 마부에게 맞기도 합니다. 1등석 표를 가지고 기차를 탔는데도 3등석으로 쫓겨납니다. 인도인들은 9시가 넘으면 밤에 외출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고통받는 인도인들을 위해 17년 동안 투쟁을 하게 됩니다.
그 옛날 사탕수수밭에서 일하던 인도인의 후예들은 흑인들 보다는 낫지만 여전히 먹고 살기에 바쁜 모양이었습니다. 초라한 간디 기념관이었지만 인도인조차 발길이 뜸했습니다.
간디 기념관을 나와 길을 건너니 바로 앞이 흑인 마을이었습니다. 서너평짜리 집이 야산 하나 가득 빼꼭하게 들어서 있었습니다. 사방이 회색 시멘트 벽으로 둘러싸인 집에는 창문 대신 조그만 숨구멍만 보였고, 드나드는 출입구에 문 하나 달린 것이 전부였습니다. 전기줄이 연결되어 있는 것을 보니 불은 켜고 사는 모양이었습니다.
인도인의 후예나 흑인들은 왜 백인처럼 잘 살 수 없는 것일까요? 정말 그들은 잘 사는 방법을 모르는 것일까요? 우리도 아프리카에 태어났더라면 마찬가지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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