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의 법
↑ 치자꽃 - 꽃송이, 송이마다 자연의 법, 우주의 법이 들어 있다.
안회가 공자님 심부름으로 시장에 나갔던 때였습니다. 한 포목점 앞에서 주인과 손님이 다투는 것을 보았습니다. 손님이 포목점 주인에게 목청을 높이며 따지고 있었습니다. 한 필에 8전이라고 했지 않소? 그렇습죠. 그러니까 3필이면 23전이라야 하는데 어찌 24전을 내라고 하는 거요? 손님, 8에 3을 곱하면 24가 아닙니까? 이런 사람 봤나. 8x3은 23이지 어찌 24라고 나를 속이는 거요?
안회가 나서서 손님이 틀렸으니 얼른 24전을 내고 가라고 충고를 했습니다. 손님은 기어이 안회를 못 믿겠으니 공자님께 물어보러 가자고 떼를 썼습니다. 손님은 만일 자기가 틀렸으면 목을 내놓겠다고 큰소리쳤습니다. 별 수 없이 안회도 지면 머리에 쓴 관을 내놓기로 했습니다. 자초지종 얘기를 모두 들어보고 공자님은 잠시 깊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안회에게 8x3은 23이니 손님에게 관을 내주라고 했습니다.
노자는 천망회회 소이불실(天網恢恢 疏而不失)이라고 했습니다.(도덕경 73장) 하늘의 법망이 널직해서 성글게 보이지만 빠뜨리는 일이 없다는 말입니다.
공자님의 판단이 수학적으로 틀린 것이 확실하지요? 그러나 그것이 바로 하늘의 법이라는 말입니다. 공자님이 수학적으로 정답을 말했으면 손님의 목을 베야 하니까요. 관을 빼앗긴 안회도 그걸 이해하는데는 시간이 좀 걸린 모양입니다. 도의 세계가 점점 어렵지 않게 느껴지는 것 같지 않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