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무상생(有無相生)
↑ 꽃과 천사 - 언제라도 돌아 가고 싶은...
코끼리 하나도 말로 설명할 수 없는데 어떻게 진리를 말로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많은 성현들이 은유(metaphor)로 진리를 설명합니다. 은유란 신이 세상을 창조할 때 쓰고는 깜빡 잊고 가져가지 않는 도구라고들 합니다.
성경에 내가 어렸을 때에는 말하는 것이 어린아이와 같고 깨닫는 것이 어린아이와 같고 생각하는 것이 어린아이와 같다가 장성한 사람이 되어서는 어린아이의 일을 버렸노라고 했습니다.(고린도전서 13:11)
그런데 성경에 상반되는 또 다른 은유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아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사람이 천국에서 큰 자니라.(마태복음 18:4) 고린도전서는 어린아이의 일을 버리라고 하고, 마태복음은 어린아이과 같아야 한다고 하니 어느 장단에 춤을 출까요?
공자의 가르침을 따르면 고린도전서로 갑니다. 공자는 학이시습(學而時習)하여 위학일익(爲學日益)하라고 했습니다. 때때로 배우고 익히면 날이 갈수록 배움이 커진다는 말이니 열심히 배워서 어린아이의 유치함을 버려야 한다는 말입니다.
노자의 가르침을 따르면 마태복음 쪽으로 갑니다. 도를 이루려면 버리고 또 버려서 위도일손(爲道日損)하여(도덕경 48장) 갓난아이와 같이 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도덕경 55장에 함덕지후 비어적자(含德之厚 比於赤子)라고 했으니 이 말은 덕이 많은 사람은 마치 갓난아이와 같다는 말입니다.
질그릇을 만드는 것은 질그릇 안의 빈 공간을 만들어 쓰기 위함입니다. 유(有)를 크게 만들면 동시에 무(無)도 크게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도(道)를 다른 말로 유무상생(有無相生)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어른의 풍성한 배움은 질그릇이요, 아이의 천진함은 질그릇 속의 공간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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