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깎을수록 커지는 것
↑ 마음 - 깎을수록 커지는 건 구멍이래요.
가끔 어렸을 적에 보던 수수께끼 책이 생각납니다. '닦을수록 더러워지는 것은 무엇입니까?' 닦으면 당연히 깨끗해져야 하는데... '깎을수록 커지는 것은 무엇입니까?' 깎으면 당연히 작아져야 하는데... 닦을수록 더러워지는 것은 걸레이고, 깎을수록 커지는 것은 구멍입니다.
위학일익(爲學日益) 위도일손(爲道日損)이라고 했습니다.(도덕경 48장) 배움을 익히면 날마나 늘어나고, 도를 닦으면 날마나 줄어든다는 말입니다.
학이시습(學而時習)은 공자의 말입니다. 학습으로 예(禮)를 배워 인(仁)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위도일손(爲道日損)은 노자의 말입니다. 도를 닦아 욕심을 덜어내고 무위에 이르러야 한다는 말입니다.
도덕경은 이렇게 부연 설명을 합니다. 손지우손(損之又損): 덜어내고 또 덜어내면 지어무위(至於無爲): 무위의 경지에 이르게 되어 무위이 무불위(無爲而 無不爲): 무위로 못할 것이 없게 된다.
노자는 인위(人爲)로 이루는 공자의 학이시습을 우습게 보았습니다. 그래서 학문과 지식을 걸레처럼 닦을수록 더러워지는 것으로 보았고, 도와 무위는 깎을수록 커지는 거칠 것 없는 구멍처럼 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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