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기하고 도자기 하고 뭐가 달라요? 옹기는 1200도 이하에서 구워내는데 숨구멍이 있습니다. 도자기는요? 도기(陶器)는 1200~1300도에서 구운 것을 말하고, 자기(瓷器)는 1300~1500도에서 구운 것인데 합해서 도자기라고 합니다. 도자기는 숨구멍이 없어서 장담글 때나 김치 담글 때는 쓸 수가 없지요.
고온에서 구운 도자기는 흙이 모두 녹아버려서 숨구멍이 없는데 옹기는 결정수가 빠져나간 사이에 숨구멍이 생긴다는군요. 그걸 루사이트(leucite) 현상이라고 한다나요. 숨구멍이 물보다 작고 공기보다 커서 물은 안 새고 공기만 드나든답니다.
도덕경 45장은 바로 그런 얘기가 쓰여있습니다. 대성약결(大成若缺) 기용불폐(其用不弊): 다 완성된 것이라도 빈틈이 있어야 쓰는데 불편함이 없다는 말입니다. 대영약충(大盈若沖) 기용불궁(基用不窮): 가득 채웠더라도 빈 것과 다름 없어야 끝 없이 더 채울 수가 있다는 말입니다. 컴퓨터처럼 완벽한 친구보다 어수룩한 촌놈 친구가 더 오래 가잖아요.
도덕경 45장을 읽으며 오늘의 화두를 떠올려봅니다. 줄과 줄이 그물인가? 줄과 줄 사이가 그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