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처럼 부드럽게
 ↑ 물의 힘 -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
노자가 병석에 누운 스승 상종을 찾아가 가르침을 청했습니다. 내 입 안에 이가 보이느냐? 스승님, 치아가 모두 빠져서 하나도 안 보입니다. 그럼 내 혀는 보이느냐? 네, 보입니다. 왜 이는 모두 빠졌는데 혀는 남아 있는지 알겠느냐? 이는 강하기 때문에 빠졌고, 혀는 부드럽기 때문에 남아있습니다. ('설원'에서 - 중국 한나라 때 유향 지음)
노자가 크게 깨닫고 도덕경 23장에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고 이렇게 썼습니다. 천하지지유(天下之至柔) 치빙천하지견(馳騁天下之堅) 천하지유란 혀처럼 부드러운 것을 말하고, 천하지견이란 이처럼 단단한 것을 말합니다. 바닷가에 서서 기암괴석의 절경을 바라볼 때마다 물과 바람의 부드러움이 얼마나 강한 힘을 가졌는지 깨닫습니다. 몽돌해수욕장의 동글동글한 몽돌들을 볼 때마다 조약돌을 쓰다듬어 몽돌을 만든 바닷물의 힘을 느낍니다.
사람들이 너도 나도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아버린 느낌입니다. 닫혀버린 마음의 문에는 정말 작은 틈 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겨낼 것이라는 희망을 걸어봅니다. 보이지 않는 것만이 보이는 것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슬픔을 위로할 수 있는 것은 아버지의 강인함이 아니라 어깨를 보듬고, 등 쓰다듬어 줄 어머니의 부드러움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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