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렇지도 않게
 ↑ 길[道] - 기찻길은 어떤 기차에게도 생색을 내는 일이 없다.
어렸을 적, 월급봉투를 통째로 내놓는 아버지가 신기했습니다. '한 달 내내 고생해서 번 돈인데 정말로 아깝지 않을까?' 아버지가 검사하는 일도, 보는 일도 없는 가계부지만 어머니는 매일 저녁 일기 쓰듯 가계부를 적었습니다.
옛날에도 귀했고, 지금도 귀하고, 앞으로도 귀한 것은 돈입니다. 아버지의 누런 월급봉투와 단칸방 구석에 굴러다니던 가계부가 우리 형제들을 길러냈다고 생각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제가 아내에게 월급봉투를 통째 내놓을 때가 되어서야 우리 형제들을 길러낸 것은 돈이 아니었음을 알았습니다.
공성이불명유(功成而不名有)라고 했습니다.(도덕경 34장) 성인(聖人)은 공을 이루되(功成) 자랑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세상의 모든 부모가 성인인 셈입니다. 노자의 무위(無爲)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마치 태양이 세상을 비치듯 생색내지 않고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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