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괭이풀 생각
 ↑ 괭이풀 - 괭이풀에게는 돌담이 우주입니다.
동네 한 바퀴 돌다가 돌담에 피어 있는 괭이풀꽃을 보았습니다. 어떻게 흙 한 줌 없는 돌담에서 꽃을 피우고 살아가는 것일까? 궁금증을 이기지 못해 도덕경 21장을 펴들고 노자 선생님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노자 선생님! 또 뭔가 궁금한 모양이구나. 도지위물(道之爲物)이 무슨 뜻입니까? 도가 만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뜻이지. 그렇다면 삼라만상에 모두 도가 있다는 말씀이네요? 물론이지. 도가 바로 만물을 만드는 원료이고 에너지라는 말이지. 그렇다면 괭이풀에게도 도가 있습니까? 도지위물(道之爲物)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그러면 괭이풀도 생각을 한다는 말씀인가요? 그야 물론이지. 그럼 괭이풀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답답하구나. 네 생각만 생각이라고 생각하느냐? 아하! 괭이풀에게는 괭이풀의 생각이 있다는 말씀이군요. 네가 부처의 생각을 하면 무한한 부처의 우주에 살게 되는 것이고 돼지의 생각을 하면 돼지 우리같은 우주에서 살게 되는 것을 모르느냐? 제가 괭이풀의 생각을 하면 돌담만한 우주에서 살게 되는 것이네요. 이제야 알아 듣는구나!
제가 아직 괭이풀만한 생각도 못하고 사니 어쩌지요? 빗속에서 촉촉한 생각에 잠겨 있을 괭이풀과 얘기 나누러 가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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