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크라테스 놀이
 ↑ 노란 철쭉 - 내가 노란 철쭉이라면 귀한 대접? 왕따? (국립현충원)
공자는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하고, 노자는 절학무우(絶學無憂)라고 했습니다.(도덕경 20장) 공자는 배우면 기쁘다고 하고, 노자는 배우기를 그만두면(絶學) 근심이 없어진다(無憂)고 했습니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는 거죠?
제가 어렸을 적에 아버지가 부르시면 '예'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엄마가 부르면 언제나 '응'하고 대답했던 기억이 납니다. 노자가 살았던 춘추전국시대의 중국 아이들도 그랬던 모양이지요? 유지여아(唯之與阿) 상거기하(相去幾何)라고 했거든요.(도덕경 20장) 유(唯)는 '예'라는 존댓말 대답이고, 아(阿)는 '응'하는 반말 대답입니다. '예'나 '응'이나 말만 다를 뿐 그 마음은 같다는 말이니 공자의 말과 노자의 말이 결코 둘이 아니겠지요?
어제 '사봉의 인문학' 강의는 국립현충원에서 했습니다. 공자처럼 공부도 즐기고, 노자처럼 놀이도 즐기는 강의인데 제목은 '소크라테스 놀이'라고 붙였습니다.
1. 편안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현충원을 걷는다. 2. 주위를 살피면서 나와 제일 닮은 것을 찾아본다. 3. 그것이 나와 닮은 점을 자세히 말한다. 4.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어떤 점이 닮았는지 얘기해준다. 5. 사물을 통해 내가 본 나의 모습과 남이 본 나의 모습을 이해하게 된다.
어떤 사람은 '소나무'가 자신을 닮았다고 했습니다. 이리 저리 굽은 소나무 거울 속에서 평안하고 자유롭게 살아온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돌 계단'이 자신을 닮았다고 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다 밟고 지나가는 돌 계단 거울 속에서 가족 뒷바라지로 한 세상을 보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소크라테스 놀이' 한 번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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